부도덕한 취재 방식으로 파문을 일으킨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뉴스오브더월드>가 결국 문을 닫았다.

<뉴스오브더월드>를 발행하는 뉴스 인터내셔널의 제임스 머독 회장은 7일(한국시간) '오는 10일자 신문을 마지막으로 폐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10일자 신문에는 어떠한 광고도 싣지 않고 자선재단에 광고 지면을 할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하고 그의 아들 제임스 머독이 운영하는 <뉴스오브더월드>는 영국에서 168년 전통과 최다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일요판 타블로이드 신문이다.

주로 정치인, 운동선수,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의 사생활을 폭로해 선정적인 가십거리에 관심이 많은 고정 독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를 위해 도청, 해킹 등을 일삼았고 무분별한 사생활 폭로로 수많은 명예훼손 소송에 시달려야 했다.

<뉴스오브더월드>는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망한 영국군 유가족들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해킹한 데 이어 실종되었다가 숨진 채 발견된 영국 10대 소녀의 휴대전화까지 해킹한 것으로 밝혀져 큰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10대 소녀에 대한 휴대전화 해킹은 불타오른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2002년 당시 13세였던 밀리 다울러는 실종된 뒤 6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되었다.

경찰은 <뉴스오브더월드>의 해킹 혐의를 조사하다가 다울러가 실종되었을 당시 가족과 친구들이 남긴 휴대전화 메시지를 해킹한 것을 밝혀냈다. 이 신문의 보도는 당시 경찰 수사에 지장을 주었다.

제임스 머독은 "만약 이러한 일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너무 충격적이고 유감"이라며 "그렇다면 이 신문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폐간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유명인사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무차별적으로 해킹의 손을 뻗친 <뉴스오브더월드>에 대해 비난 여론이 들끓자 기업들은 광고를 중단했고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 주가도 급락했다.

영국 정치권에서도 최근 루퍼트 머독이 추진하는 위성방송 <스카이> 인수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루퍼트 머독이 <뉴스오브더월드> 폐간에 이어 <스카이> 인수도 불투명해지면서 상당한 경제 손실은 물론이고 영국 내 정치적 영향력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