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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라도 독재가의 동상과 기념관을 건립하는 나라는 없다."

부산·경남지역 민주·통일 원로인사들이 임시수도기념관의 '이승만기념관' 명칭 변경과 붉은색 페인트를 뒤집어 쓴 이승만 동상 재설치에 반대하고 나섰다. 김동수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초대 공동대표와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를 비롯한 20여 명은 16일 오전 부산 광장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한때 부산광역시는 서구 부암동 소재 '임시수도기념관'을 '이승만기념관'으로 명칭 변경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부산시는 명칭 변경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논란은 계속 일어나고 있다.

부산 서구 소재 '임시수도 기념관'.
 부산 서구 소재 '임시수도 기념관'.
ⓒ 부산 서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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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부산 서구청은 올해 3월 임시수도기념관 인근에 이승만 동상을 세웠다. 그런데 지난 3일 동상은 붉은색 페인트를 뒤짚어 쓰고 말았다. 누군가 새벽에 동상 머리 부위에 페인트를 부었던 것으로 보인다. 부산 서구청은 제작업체에 훼손된 동상 보수를 맡겼고, 재설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 몽타주를 작성해 배포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민주·통일 원로인사들이 '이승만기념관'과 '이승만동상'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원로인사들은 "최근 일부 몰지각한 세력들에 의해 독재자 이승만의 영웅 만들기 사업이 진행된 사실을 접하고, 치솟는 분노는 물론 깊은 우려와 함께 반대를 명확히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념관 명칭변경 철회에 대해, 원로인사들은 "아직도 부산시의 진정성을 믿을 수가 없다"면서 "부산시는 지난 2007년에도 임시수도 기념관을 이승만 박물관으로 특화시키려는 계획을 추진한 적이 있으며, 또한 붉은색 페인트를 덮어 쓴 이승만 동상을 경기도의 동상 제작업체에 맡겨 보수작업을 의뢰한 것은 다시 설치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이승만은 영구집권을 꿈꾸다 독재와 불의에 항거하는 국민들에게 쫓겨난 독재자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이승만의 집권 시기, 군·경찰을 동원하여 비무장 민간인을 빨갱이로 몰아 적법 절차 없이 100만 명이 넘는 국민을 학살하고 인권을 유린한 범법자이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어떤 나라도 독재자와 국가범죄자의 동상을 세우고 기념관을 건립하는 나라는 없다"며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 있는 데서도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부산 서구청은 지난 3월 임시수도 기념관 입구에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을 세웠다. 최근 이 동상은 붉은색 페인트를 뒤집어 써 제작업체에 맡겨 보수 작업 중에 있다.
 부산 서구청은 지난 3월 임시수도 기념관 입구에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을 세웠다. 최근 이 동상은 붉은색 페인트를 뒤집어 써 제작업체에 맡겨 보수 작업 중에 있다.
ⓒ 부산 서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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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인사들은 "부산시는 이승만 동상 재설치 계획을 철회하고 동상을 해체·폐기할 것"과 "앞으로 이승만을 영웅화하는 어떠한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또 이들은 "부산시는 비민주적인 독재와 국가범죄를 저지른 이승만을 영웅으로 만들려는 행위가 역사왜곡이며 우리 헌법의 근간조차 무시하고 있다는 400만 시민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선언에 참여한 인사는 다음과 같다.

김동수(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초대 공동대표), 최해군(향토사학자), 이종석(부산경실련 고문), 김재규(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정영문(종교인평화회의 상임고문), 김홍주(퇴임교사협의회 회장), 배다지(전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공동의장), 이정이(6.15남측위원회부산본부 상임대표), 김희로(우리물산장려운동본부 이사장), 김문숙(정신대문제 대책위원회 회장), 구치모(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상임대표), 하일민(부산대 교수), 김영만(6·15경남본부 상임대표), 정현찬(전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장), 배종혁(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박노정(전 진주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조영건(경남대 명예교수), 양운진(한국생태환경연구소 이사장), 고승하(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경남지부장), 이경희(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 신석규(우리겨레하나되기 경남운동본부 상임대표), 최정규(전 친일청산연대회의 공동대표).


태그:#이승만, #임시수도기념관, #이승만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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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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