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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부터 '제3회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주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산재사망 등과 관련된 유족들이 6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 진입했다가 쫓겨났고, 이 과정에서 일부 유족이 다쳐 인근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에 따르면, 황상기씨(황유미씨 부친), 정애정씨(황민웅씨 부인) 등 삼성 반도체 산재사망 유족들은 이날 오후 2시 항의차 삼성전자 본관을 방문했다가 1층에 진입했다. 하지만 바로 출동한 보안요원들에 의해 밖으로 쫓겨났다.  

이날 황상기씨는 딸 유미씨, 정애정씨는 남편 황민웅씨, 김명복씨는 아들 주현씨의 영정사진을 가슴에 안고 있었다. 특히 황씨에게 이날 항의방문은 각별했다. 6일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숨진 딸 유미씨의 4주기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산재사망 유족과 함께 항의방문했던 김명복(56)씨가 가슴 통증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강남 성모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김씨는 삼성전자 LCD 천안공장에서 근무하다 지난 1월 투신자살한 고 김주현씨의 부친이다.

김성환 위원장은 이날 오후 10시 20분께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황씨 등이 항의하러 본관 1층에 들어갔는데 급습당했다고 생각한 경비직원들이 이들을 내동댕이쳤다"며 "남자는 4~5명, 여자는 3~4명의 경비직원이 달라붙어 팔과 목 등을 꺾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 과정에서 김명복씨가 쓰러져 강남 성모병원 응급실로 갔는데 의료진이 '심근경색의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며 "평소 지병이 없었던 걸로 봐서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쇼크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9일까지는 '제3회 반도체·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주간'이 진행된다. 황유미씨의 기일(3월 6일)에 맞춰 매년 3월 첫째주에 열리는 행사다.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에서 확인한 '삼성 반도체․전자산업 산재 사망자'는 현재까지 46명(삼성반도체 25명, 삼성LCD 6명, 기타 삼성전자 6명, 삼성전기 7명, 삼성SDI 2명)에 이른다. 관련 직업병 피해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많은 120명이다.

반올림측은 "2007년 11월부터 정부의 산재인정과 철저한 조사 및 대책 수립, 삼성의 정보공개와 책임을 요청하고 나선지 만 3년이 넘었지만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그 사이 삼성전자·전기의 직업병 피해 제보는 130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반올림측은 "더 이상 정부와 삼성의 무책임을 기다려 줄 수 없다"며 "이번 추모기간에 국제서명운동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이를 모아 삼성과 정부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태그:#삼성 반도체 백혈병, #황상기, #김주현, #김명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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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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