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로 간 '영구'가 마침내 한국 박스오피스를 평정했다.

 

관심을 모았던 2010년 마지막 주 박스오피스의 승자는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였다. 이 영화는 신정 연휴였던 지난 주말 94만 명을 동원하며 다른 영화들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2010년 마지막 박스오피스의 승자가 됐다.

 

2007년 <디워> 논란을 일으키며 한국 극장가에 자리를 잡았던 심형래 감독은 이번 <라스트 갓파더>로 다시 한 번 한국 극장가에 돌풍을 몰고오는 중이다.

 

관객들, '영구의 귀환'을 환영했다

 

 코미디로 돌아온 심형래의 <라스트 갓파더>

코미디로 돌아온 심형래의 <라스트 갓파더> ⓒ CJ엔터테인먼트

 

<디 워>와 달리 <라스트 갓파더>는 일단 심형래 감독이 코미디로, 거기에 추억의 캐릭터인 '영구'로 돌아왔기 때문에 오랜만에 심형래 코미디를 보고싶어하는 관객들을 움직인 듯했다. 또한 개봉 전부터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전국 638개의 상영관을 차지한 것도 흥행의 한 요인이다.

 

물론 영화를 본 관객들은 '이전의 영구보다는 재미없다'는 반응과 '할리우드에는 영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들도 나오고 있고 최근에는 <디워>를 공격했던 진중권 교수의 발언까지 나오면서 영화에 대한 호불호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관객들은 '영구의 귀환'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부정적인 반응이 조금씩 불거지고 있어, 이번 주 흥행 결과에 따라 롱런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한 주 먼저 개봉한 코미디 영화 <헬로우 고스트>도 웃었다. <헬로우 고스트>는 지난주 49만 명을 동원해 두 번째로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됐다. 특히 전 주 정상을 차지했던 <황해>를 한 주 만에 제쳤고 누적 관객 수도 169만 명으로 <황해>(172만 명)를 추격해 역전까지 바라보는 상황이 됐다.

 

반면 전 주 정상을 차지했던 <황해>는 지난주에는 두 번째로 많은 571개의 상영관에서 상영되었지만 38만 명을 기록해 <헬로우 고스트>(495개)에 뒤졌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말하는 '잔인함'이,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들의 선택을 망설이게 한 것 같다. 아울러 추운 겨울에는 액션보다는 코미디를 선호하는 관객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이 영화들의 롱런 여부도 이번 주 결과에 따라 갈려질 전망이다.

 

할리우드 스타들, 한국에서 체면 구기다

 

세 편의 한국영화가 정상권을 차지한 것과는 달리 외화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성공을 거둔 영화가 없었다. 특히 지난주 개봉한 <트론 : 새로운 시작>은 '개봉 특수'로 434개 상영관에서 선보였지만 20만 명에 그쳐 5위에 머무는 부진을 보였다. 3D를 앞세운 SF 영화를 앞세웠지만 그 이외의 정보가 빈약했던 것이 관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라 볼 수 있다.

 

 한국 극장가에서 부진한 출발을 한 <트론 : 새로운 시작>

한국 극장가에서 부진한 출발을 한 <트론 : 새로운 시작> ⓒ 월트 디즈니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은 지난 주에는 23만 명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수도 250만을 돌파했고 300만 돌파도 유력해보인다. 애니메이션 <새미의 어드벤쳐>도 14만 명을 동원했고 <극장판 포켓몬스터 DP-환영의 패왕 조로아크>도 6만 명을 동원하면서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계속 보여줬다.

 

할리우드로 간 영구가 승승장구했다면 원조 할리우드 스타는 한국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조니 뎁과 안젤리나 졸리가 나온 <투어리스트>가 결국 롱런하지 못하고 극장가에서 퇴장했고 조지 클루니를 앞세운 <아메리칸>, 러셀 크로우를 앞세운 <쓰리 데이즈>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미디와 애니메이션의 바람에 할리우드 스타들은 속절없이 흥행에서 쓴잔을 마시고 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말이다.

 

 헐리우드 스타를 앞세운 영화들이 계속 쓴잔을 마시고 있다. 조지 클루니의 <아메리칸>도 그 중 하나.

헐리우드 스타를 앞세운 영화들이 계속 쓴잔을 마시고 있다. 조지 클루니의 <아메리칸>도 그 중 하나. ⓒ 스폰지이엔티

 

소강 상태 극장가, 국지전은 계속된다

 

신정 연휴가 지나간 이번 주는 이렇다할 대작의 개봉은 없다. 개봉작 중 관심작은 김윤진과 박해일이 공연한 <심장이 뛴다>다. 엄마를 살리려는 남자와 딸을 살리려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가 한국영화 바람을 더 불어일으킬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라스트 갓파더>의 2주 연속 정상 가능성과 함께 <헬로우 고스트>와 <황해>의 자존심 대결,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의 식지 않는 인기도 이번 주 박스오피스의 관심사다.

 

연말의 설렘도 지나고 연휴도 끝난 겨울 극장가는 잠시 소강 상태를 맞이했다. 그러나 방학과 주말이 있기 때문에 관객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대작 전쟁은 잠시 잦아졌지만 여전히 국지전이 진행 중인 겨울 극장가다.

 

12월 다섯째 주 박스오피스 순위(괄호 안 수치는 전국 관객 수)

 

1위  라스트 갓파더(940,662)

2위  헬로우 고스트(493,457)

3위  황해(385,580)

4위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235,600)

5위  트론 : 새로운 시작(206,456)

6위  새미의 어드벤쳐(144,651)

7위  극장판 포켓몬스터 DP-환영의 패왕 조로아크(67,780)

8위  아메리칸(32,785)

9위  쩨쩨한 로맨스(30,617)

10위 쓰리 데이즈(29,514)

 

(참조 : 영화진흥위원회)

2011.01.03 15:48 ⓒ 2011 OhmyNews
박스오피스 라스트 갓파더 헬로우 고스트 황해 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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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솜씨는 비록 없지만, 끈기있게 글을 쓰는 성격이 아니지만 하찮은 글을 통해서라도 모든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글쟁이 겸 수다쟁이로 아마 평생을 살아야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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