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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서 못 살겠다. 날치기 정권 갈아보자."

"추워서 못 살겠다. 날치기 여당 끝장내자."

 

새해 예산안과 서울대 법인화법 등 문제 법안을 날치기 처리한 정부·여당을 심판하자는 각계의 목소리가 28일 저녁 서울역 광장에 울려퍼졌다.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날치기 폭거 무효, 민생 예산 회복 정당·시민단체 결의대회'를 열고 지속적인 연대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1일 결성된 'MB·한나라당 심판 정당·시민사회 연석회의(연석회의)'의 첫번째 공동 행동인 셈이다.

 

이들은 이날 열린 '정당·시민사회 결의대회'에서 "날치기로 강탈한 민생예산과 날치기 법안은 원천 무효"라며 예산안 원상회복과 문제법안 즉각 폐기를 촉구했다.

 

또 박희태 국회의장, 정의화 국회부의장,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주영 국회 예결산위원장, 송광호 국토해양위원장, 이재오 특임장관 등 7명을 '날치기 주역'으로 규정하고 이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재정 "제1야당 민주당 앞장서서 야5당 상설연대기구 건설해야"

 

 

이날 집회에서 무대에 오른 야4당 대표들도 입을 모아 '야권연대'를 기초로 2012년 정권 교체를 주장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가 하나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며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 모두 다 하나가 돼 정권교체의 길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역시 "이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앞에는 내리막길만 있을 뿐이라는 것을 가슴으로 느꼈다"면서 "야당과 시민사회에 남은 것은 오직 오르막길 뿐이다, 통합과 연대로 나아가자"고 주장했다.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의 제안은 좀 더 구체적이었다. 이 대표는 "4대강과 서민,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한 정권교체는 필수적이지만 구호로는 절대 실천되지 않는다"며 "민주당·민노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야5당이 상설연대기구를 만들고 정권교체를 위한 범국민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5당의 '맏형'이랄 수 있는 민주당의 '책임'도 물었다. 이 대표는 "이제 제1야당인 민주당이 진정성을 갖고 야권이 '단일 대오'를 꾸릴 수 있는 기구를 제안할 때"라며 "몸으로, 뜻으로 힘을 모아 연대·연합 정치를 일구고 희망의 미래를 열어가자"고 주장했다.

 

새해에도 '반MB연대' 투쟁 계속... 민주당의 선택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이 같은 야권 정치인들의 바람을 모아 "신년에도 오늘과 유사한 형태의 결의대회는 준비 중"이라며 2차 행동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앞서 연석회의는 신년을 맞아 대국민 메시지를 보내거나 이번 예산안 날치기 사태에 대한 대토론회를 여는 등 추가 행동을 계획한 상태다. 2월 임시국회의 가장 치열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FTA 재협상 국회 비준'을 놓고도 야당과 시민사회는 공동보조를 해나갈 것임을 이미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신년 벽두부터 전국 234개 시·군·구를 도는 '저인망식 장외투쟁'과 원내에서 '정책투쟁'을 병행하기로 결정해 향후 다른 야당과 시민사회와 어떻게 공조해갈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당장 이날 결의대회에서도 민주당 자체 결의대회에 참석했던 당원들이 야4당·시민사회 연대 결의대회에서는 다수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진보신당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장외투쟁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하고 있지만 민주당 구성원들과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는 것을 다시 절감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반면, 정성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비록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한 이들이 적긴 하지만 야당과 시민사회 모두 현재 장외투쟁만으로 예산안 날치기 등 현재의 문제들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힘들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야당과 시민사회는 한미FTA와 4월 재보선을 염두에 두고 공조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태그:#야권연대, #시민사회, #한나라당, #예산안 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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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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