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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에 대해 "재협상이 아니라 추가협상이다". "협정문의 점하나 고치지 않겠다"던 이명박 정부의 '호언장담'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18일 통상교섭본부 최석영 자유무역협정(FTA) 교섭대표는 언론브리핑에서 "주고 받기식 재협상이 불가피"하다며 한미 FTA 재협상을 공식화 했다. 지난 6월 30일 '협정문에서 점하나 고치는 일이 없다'고 단언했던 정부는 5개월 만에 말을 뒤집은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최 교섭대표는 "처음부터 재협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했다면 국내적으로 논란이 컷을 것이고, 미국도 '한국이 모든 것을 다 뜯어고치는 것에 동의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소지가 크기 때문에 전략상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대답했다. 협정문을 고치지 않겠다는 것이 협상의 '원칙'이 아니라 '전술'이었다는 얘기다.

그는 또 쇠고기 문제를 'FTA협상 맥락에서는 다루지 않는다'고 밝혀 다른 테이블에서 논의가 가능함을 내비치면서 "(한미 FTA를) 손해보지 않도록 '이익의 균형'을 충족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태껏 정부가 진행한 재협상 과정이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향의 '퍼주기협상'이었다는 점, '독소조항'은 전혀 손대지 못하고 미국의 요구에 따라 그나마 우리에게 유리한 분야라는 '자동차'까지 내주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에서 '이익균형을 충족시키는 재협상을 하겠다'는 정부의 주장은 또 한번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와 최혜국 대우 등의 '독소조항'을 포함한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18일 KBS는 관련내용을 다루면서 '정부의 말 바꾸기'를 제대로 비판하기는커녕 정부의 '고충'과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부분'을 애써 부각했다. KBS는 '우리가 얻어낼 것이 많지 않다는 게 고민'이지만 '미국산 농산물의 관세 철폐기간을 연장하고, 복제약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부분'이라며 균형을 맞출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보도했지만, 실상 복제약품 규제완화는 얻어낼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MBC는 '정부가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말을 바꿈에 따라 한미 FTA를 예측하기 더욱 어렵게 됐다'고 전하고 '쇠고기도 FTA재협상 테이블이 아닌 별도 채널에서 논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KBS <"재협상 불가피"> (박일중 기자)
MBC <재협상 공식화>(여홍규 기자)

△ KBS <“재협상 불가피”> (박일중 기자)
 △ KBS <“재협상 불가피”> (박일중 기자)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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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재협상 불가피">(박일중 기자)는 "정부가 처음으로 한미 FTA 재협상 불가피론을 꺼냈다"면서 "전면 재협상이 아니라 극히 제한된 부분만 다룰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안 협정문에서 점 하나도 고치는 일 없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고받기식 재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라는 최석영 교섭대표의 발언을 싣고, "주고받기식 협상 얘기가 나오는 건 미국이 자동차 분야의 세이프가드, 즉 자동차 수입이 급증할 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세이프가드를 두 나라에 모두 적용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건데, 우리가 얻어낼 것이 많지 않다는 게 고민"이지만 "미국산 농산물의 관세 철폐기간을 연장하고, 복제약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또 "정부는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는 협상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고만 전하고 '다른 테이블 논의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MBC <재협상 공식화>(여홍규 기자)는 "협정문 수정은 있을 수 없다던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재협상을 공식화"했다면서 "다만 전면적 재협상은 아니고 극히 제한적 분야만 다룰 것이며 한미 모두 손해를 보지 않도록 이른바 이익의 균형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진행으로 볼 때 이익의 균형이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자동차가 우리 대미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볼 때 만일 미국의 요구가 그대로 관철된다면 우리가 한미FTA전체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사실상 손해"라는 한신대 이해영교수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정부는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는 FTA재협상 테이블이 아닌 별도 채널에서 논의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고 지적하고 "협정문의 수정은 절대 없을 것이라던 정부가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말을 바꿈에 따라 한미 FTA는 결국 어떤 내용이 될지, 또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평했다.


태그:#한미FTA, #쇠고기협상, #방송보도, #재협상, #독소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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