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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봉국사 주지를 맡고 있었던 효림 스님은 수경, 도법, 명진 스님과 함께 조계종 개혁을 이끄는데 앞장서 온 시민운동가이자 시인이다.
▲ 효림 스님 성남 봉국사 주지를 맡고 있었던 효림 스님은 수경, 도법, 명진 스님과 함께 조계종 개혁을 이끄는데 앞장서 온 시민운동가이자 시인이다.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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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을 놓고 조계종 총무원과 마찰을 빚었던 명진 스님이 지난 13일 봉은사를 떠난 가운데 또 다른 '개혁승려'로 불리는 성남 봉국사 효림 스님도 최근 주지직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12일 오전 9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봉국사 신임 주지에 효진(덕현) 스님을 임명했다.

조계종 개혁 앞장서 온 봉국사 효림스님 주지 탈락

이와 관련 효림 스님은 16일 낮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을 맡으면서 조계종이 '공정인사'를 내세우며 인사고과제를 도입했다"며 "봉국사도 지난 8월부터 몇 번에 걸쳐 실사를 받았다, 이때 봉국사는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그동안 총무원 측으로부터 '효림 스님의 주지 재임은 확실하다, 걱정 말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뒤 총무원 측으로부터 재임을 받아야 하니 품신을 하라고 해서 품신까지 했다"며 "하지만 아무런 사전·사후 통보 전혀 없이 새로운 주지를 임명했다, 이는 총무원에서 내세우고 있는 인사고과에 따른 '공정인사'가 아니라 불평한 인사의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주장했다.

앞서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지난 7월 종단 사상 처음으로 직할교구 공공사찰 대상 주지인사 평가를 시행하며 서울 학도암, 청룡암, 경국사, 성남 태평동 봉국사 등 4대 사찰을 대상으로 제1회 인사평가 심의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수경, 도법, 명진 스님과 함께 조계종 개혁을 이끄는 데 앞장선 효림 스님은 지난 2007년 3월 8일 성남 봉국사 주지로 취임했다. 당시 효림 스님은 "번지르르한 말보다는 수행 가풍을 잘 계승하고 신도들에게도 모범을 보이는 노력하는 스님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사찰 중창과 함께 불교학교 개설, 금강경 강해, 봉국사 사찰신문 발간, 성남 시민과 함께하는 희망음악회 등을 열기도 했다. 효림 스님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공동의장, 한국문학평화포럼 부회장을 맡고 있는 시민운동가이자 시인이기도 하다.

한국문학평화포럼 "개혁승려 뿌리뽑기"... 조계종 "사실무근"

이와 관련 한국문학평화포럼은 지난 16일 조계종 총무원과 중앙종회에 효림 스님의 주지직 퇴출에 관한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이 질의서에서 한국문학평화포럼은 ▲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체제는 현 정권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 명진, 효림 스님 등 개혁적 승려를 주지 직에서 연이어 퇴출한 사유를 진솔하게 밝혀라 ▲ 조계종 총무원이 행한 4대 공공사찰에 대한 객관적인 인사고과 내역을 밝혀라 ▲ 조계종 중앙종회는 효림 스님의 봉국사 주지재임 철회사건을 건전한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재갈이자, 정치적 탄압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공정한 진상조사를 즉각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홍일선 한국문학평화포럼 회장은 "조계종 총무원의 효림 스님 봉국사 주지직 퇴출은 봉국사 신도들은 물론 성남 시민사회, 그리고 효림 스님의 문학운동과 시민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문화예술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철 한국문학평화포럼 사무총장은 "공개질의서를 내자마자 조계종 직할교구 류아무개 팀장이란 사람이 전화해서 '종교단체도 아닌데 왜 공개질의서를 냈는가'라고 물었다"라면서 "종교단체가 이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언론도 침묵하고 조계종이 발뺌하고 있다, 여기에다 효림 스님이 문인이자 우리 단체 부회장이고 해서 나섰다고 말했다. 그에게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느냐' 했더니 '알았다'고 전화를 끊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번 일은) 현 정부의 '개혁 승려 뿌리 뽑기', '좌파적 불교지도자 숙청' 의도가 관철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조계종 총무원의 한 관계자는 17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통화에서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불교포커스> 16일자 기사에 따르면 종단의 한 핵심관계자는 "종무행정, 포교-복지, 재정, 불사, 심의위원회 의견 등 5개 항목에서 800점 이상을 얻어야 재임이 가능한데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효림 스님, #봉국사 주지, #조계종 총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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