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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사 한 편이 기어이 네티즌들의 꼭지를 돌게 만들었다. 심아무개 기자가 작성한 5일자 <한국 비교물가 OECD 최저 수준> 기사가 그 주인공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내용은 간단하다. 대한민국 물가가 OECD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따라서 경제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것. 사실이라면 서민들 귀에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 기사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비난 일색이다. 1100여 개가 넘는 댓글마다 욕설이 안 달린 게 거의 드물 정도. 왜 그럴까?

우선, 10만원 들고 마트에 가도 몇 개 사고 나면 더 담을 게 없는 살인적인 장바구니 물가에다 공공요금 줄인상까지 겹치면서 하루 버티기조차 버거운 서민들에게 연합뉴스 기사는 초현실적 판타지로 비쳐졌을 법하다.


"웃기고 있네. 진짜 피부에 와닿는 체감물가가 중요한 거지. 저딴 탁상공론적인 통계표 따위는 다 집어쳐라..."(고리..), "눈에 보이는 뻔한 사기를 대놓고 치는구만. 뻔뻔한 쓰레기 **들"(5500), "이눔들은 안 입고 안 먹고 이슬만 먹고 산 속에 사나... 욕 나올라고 하네. 그냥 아줌들한테 물어봐. 아님 초등생한테 물어보든지..."(어린이), 기타 등등.

거기다 비교시점을 하필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은 2008년으로 잡은 것도 불신을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달러화 대비 한국 물가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 2년 전 구닥다리 자료로 국민을 기만하려 한다는 비난이 폭주한 것도 그래서다.

 

"2010년에 살면서 왜 지금 2008년 자료가 필요로 하냐? 지금 자료는 명박씨가 잘해서 나온 자료도 아닌데 무슨 의도로 이 자료를 올린것이냐?..."(heraklito), "2008년 되돌아봐라. 키코 가입했던 중소기업이 원하가치 하락으로 죽네 사네 아주 난리였는데..."(L Espoir), "정신나갔군. 환율을 생각해라. 달러 환율을 비교하여 비교물가 산정하면 낮은게 당연한거다..."(jmj), 기타 등등.

선진 각국의 소득수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대책없는 물가비교도 조소대상이 됐다. 여기에 이를 빌미로 앞으로 물가를 올리겠다는 수작 아니냐는 본능적인 의심마저 보태지면서 네티즌들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한 마디로 이런거지. 5백만원 벌어서 생활비로 1백만원 나가는 선진국과 1백만원 벌어서 생활비로 80만원 나가는 *같은 나라, 하지만 생활비는 80만원 나간다고 좋다고 떠들어 대는 쓰레기언론..."(내일향해), "저 통계로 따지면 북한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겠네"(봄날), "제목만 보고도 연합인 줄 알았다."(미진이뽀), 기타 등등.

"2008년 마지막 날 나온 기사가 <2008년 IMF 이후 물가상승률 최고>였는데, 그게 2년이 지나면 연합뉴스에서 이렇게 포장되는군요"라고 씁쓸한 웃음을 짓는 이도 있었다. 실제로 2008년 12월 31일자 기사에는 "올해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로 IMF 위기를 겪었던 지난 98년의 7.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런가 하면, 한 네티즌은 상기한 기사를 쓴 심아무개 기자가 여태까지 작성한 기사 제목들을 일일이 검색해 네티즌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 중 몇 개만 소개하면 ;

<올 상반기 한국 경제 '승승장구'> / <한국 6% 성장전망..G20서 세번째> / <성장률ㆍ환율 덕택에 2만弗돌파 무난> / <폐허 속 한국경제 '우뚝'‥남북 격차 심화> / <하반기경제, 서민층 살리기 '올인'> / <한국 재정건전성에 통계 정확성도 인정> / <한국 신용등급 왜 저평가됐나> / <취업애로계층 180만명‥금융위기 이전 수준> /
기타 등등.

정권에 무한 충성하고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국가기간통신사의 유치한 장난이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 그를 지켜보는 수많은 눈들에 지금 불꽃이 튀고 있다.


태그:#OECD 물가 비교, #소비자물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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