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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현 자립선언 이사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공연장 중간 통로에서 공연을 본 것에 대해, 폭이 너무 좁아 이리저리 사람들에게 쫓겨 다녔다며 바로 윗층에 한 줄 전부를 장애좌석으로 보강하여 맘 놓고 공연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경현 자립선언 이사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공연장 중간 통로에서 공연을 본 것에 대해, 폭이 너무 좁아 이리저리 사람들에게 쫓겨 다녔다며 바로 윗층에 한 줄 전부를 장애좌석으로 보강하여 맘 놓고 공연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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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아트센터에서 거리 축제를 한다기에 장애인 활동가들과 함께 가보았었지요. 개관한지 이제 한 달밖에 안된 건물이라 편의시설이 잘 되어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어요. 화장실부터 엘리베이터, 안내데스크, 출입 경사로까지, 장애인 차별 금지법 시행 2년이 지났는데도 공공시설이라 할 수 있는 문화시설의 장애인의 이동편의에 대한 인식은 아직 2년 전 그대로 인 것 같습니다.(한숨)"

인천 부평구 부평동에 사무실을 둔 (사)장애인자립지원센터 자립선언(이하 자립선언)은 최근 문화 바우처를 적극 활용해 문화교육의 기회가 없는 장애인의 교육 참여 실현을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문화 바우처란 경제적 여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게 공연ㆍ전시ㆍ영화 등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제도이다(문의.1588-5683). 이에 자립선언은 장애인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문화예술 공연을 관람하며 기반 시설의 이동 경로에 대한 실태조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김경현 자립선언 이사는 이번 사업에 대해 "장애인에 대한 활동보조지원사업과 전동휠체어 보급으로 인해 장애인의 사회참여기회가 부쩍 늘어났다. 하지만 장애인이 편안하고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을 극히 드물다. 특히나 성인 장애인의 경우 초등학교 이하의 학력을 가진 장애인이 50%를 넘고 있다. 늦었지만 사회에 참여하여 배우고 자아를 실현하는 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자립선언은 3년 전부터 장애인당사자와 비장애인이 함께 연극과 영상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문화제 형식의 발표회를 통해 장애인들의 문화적 소양을 길러주면서 자신감과 역량강화 실현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 바우처가 있어도 시설이용의 불편 때문에 겁부터 난다?

5월 22일 오후5시, 문화 바우처의 지원으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하는 '비보이와 발레리나'를 본 장애인 활동가는, 화장실 구조를 설명하며 일반 휠체어보다 크게 나온 전동 휠체어의 회전상의 어려움을 설명해주었다. 즉, 변기대 위치가 전면이 아닌 왼쪽끝으로 부착되어 있어야 볼일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5월 22일 오후5시, 문화 바우처의 지원으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하는 '비보이와 발레리나'를 본 장애인 활동가는, 화장실 구조를 설명하며 일반 휠체어보다 크게 나온 전동 휠체어의 회전상의 어려움을 설명해주었다. 즉, 변기대 위치가 전면이 아닌 왼쪽끝으로 부착되어 있어야 볼일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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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현 이사와 척추장애인 A모씨는 지난 5월 15일 부평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시민축제에 참여하고 건물 내부 곳곳을 돌아다녔다. 먼저 중앙 입구의 출입문을 살펴보았는데, 경사로가 오른쪽에 한 곳만 배치되어 있어 왼편 입구로 들어오는 휠체어 장애인들은 오른쪽 경사로까지 돌아서 들어와야 하는 불편함이 감당해야만 했다.

중앙 출입문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서서 공연장 정보를 얻기 위해 안내데스크를 향해 발길을 옮겼지만, 비장애인 어린이들에게도 너무 높은 안내데스크가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는 "보통 척추 장애인들의 경우는 휠체어 장애인보다도 더 낮은 자세로 고개를 숙이며 물어볼 때가 많은데 이렇게 높게 데스크를 설치하면 장애인들은 아예 이용자체를 꺼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공연장 내부를 살펴보려 했지만 공연이 시작된지라 들어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기자가 이미 이전에 행사 취재차 공연장 내부를 자세히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장애인 좌석이 좌우로 배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기자들이 몰려들면 사진구역(포토존)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 보았는데 이곳 내부 역시 장애인을 위한 전면거울이 부착되어 있지 않았으며 응급 상황 때 눌러야 하는 비상벨 또한 손에 닿기가 너무 멀었다. 2층에 도착하여 화장실 내부 구조를 살펴보았는데 입구부터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으며 전동 휠체어가 들어가서 회전하기에는 각진 공간이 비좁고 불편해 보였다.

김 이사는 "장애인 차별 금지법에서는 간접 차별의 항목으로 공공시설의 이동 편의 시설에 대한 규정을 정하고 있다. 완공한 지 채 2년도 안된 새로운 공공문화예술기관이 장애인을 위한 이동편의시설에 전혀 배려를 하지 않은 모습이라 씁쓸할 따름이다. 향후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이동경로가 보강이 되도록 적극 의견개진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평등한 사회를 위하여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의 대공연장은 장애인을 위해 좌석 편의 시설 보강 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소공연장에 마련되어 있는 안내데스크 모습, 김 이사는 이곳도 조금 높은 감이 있는데, 부평아트센터는 이보다 더 높게 만들어 놓아 이야기조차 하기가 힘들 지경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의 대공연장은 장애인을 위해 좌석 편의 시설 보강 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소공연장에 마련되어 있는 안내데스크 모습, 김 이사는 이곳도 조금 높은 감이 있는데, 부평아트센터는 이보다 더 높게 만들어 놓아 이야기조차 하기가 힘들 지경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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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통계에 의하면 장애인의 73.7%가 차별받은 경험이 있고, 66.1%가 차별의 가장 큰 이유를 '비장애인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라고 생각하는 등 우리 사회에는 장애를 사유로 한 차별이 관행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었다.

이후 장애인 인구의 증가와 사회참여 욕구의 확산에 따라 교육권ㆍ이동권ㆍ정보 접근권 등 각종 권리의 보장 요구와 자립생활운동의 확산 등 새로운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된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장애인 복지법''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등 장애 관련 법률이 향상되었다. 결국 이 모든 조항을 포함해 2008년 4월 11일 장애인 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이 시행되었던 것이다.

장차법 1장 1조를 보면, '이 법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구현한다.'고 적혀있다. 즉,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를 차별로써 비하할 수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김경현 자립선언 이사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 피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단체는 국각인권위원회에 피해내용을 진정할 수 있다. 진정이 없는 경우에도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가 있다고 믿을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내용이 중대하다고 인정할 경우 직권으로 차별행위를 조사할 수 있다."며 피해사례에 대한 장애인들의 적극적인 법률 행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며 김 이사는 "현재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이동편의시설 실태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적극적인 구제대책에 대해 권리행사를 진행할 것이다. 특히 문화 향유권에 대한 올바른 권리행사를 위해 공공문화시설의 이동 편의시설에 대한 관리실 태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라고 한 뒤 "비장애인의 도움 없이 장애인 스스로가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문화 향유자에서 문화 주체자로서의 예술교육의 일부분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문화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공연 관람을 마치고 인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장애인 전용 엘레베이터 안으로 들어섰지만, 이곳 역시 장애인을 위한 전면 유리가 부착되어 있지 않아 휠체어 장애인에게 층별 번호를 볼 수 없는 불편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공연 관람을 마치고 인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장애인 전용 엘레베이터 안으로 들어섰지만, 이곳 역시 장애인을 위한 전면 유리가 부착되어 있지 않아 휠체어 장애인에게 층별 번호를 볼 수 없는 불편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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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장애인 문화 향유권, #장애인 이동 편의권, #장애인자립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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