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다관중 기록을 세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광경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다관중 기록을 세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광경 ⓒ 프로축구연맹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성남 일화의 K리그 11라운드 경기는 한국 프로축구, 더 나아가 프로스포츠 역사를 새로 썼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국가대표팀 A매치도 아닌 K리그 경기를 보기 위해 6만747명의 관중이 찾아온 것이다. 2004년 FC서울과 수원삼성 경기에서 기록한 K리그 최다 관중 5만5397명을 넘어선 것은 물론이고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다 관중 기록이기도 하다.

 

어린이날을 맞이해 프로축구연맹과 FC 서울 구단의 마케팅 아이디어와 노력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물이었다.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이미 라디오 방송에서는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가는 길이 막힌다는 교통정보가 쏟아져 나왔고, 좀처럼 빈자리를 찾아보기가 힘든 관중석은 마치 월드컵을 떠올리게 하는 멋진 그림을 만들어냈다.

 

물론 어린이 관중들에게 무료입장의 혜택을 준 것이 큰 효과를 발휘했지만 그동안 K리그가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조차 관심이 없었던 이들이 축구장으로 발길을 돌린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K리그에도 '봄'이 찾아오길 바란다

 

프로축구연맹 역시 FC 서울과 성남 일화의 대결을 비롯해 수원-대전, 포항-울산, 경남-부산, 전남-전북 등 지리적 여건을 고려한 경기 일정을 짜놓으며 서울월드컵경기장뿐만 아니라 K리그가 열린 전국 7개 구장에 15만 안팎의 관중들이 찾아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마치 프로야구가 어린이날에는 항상 '서울 라이벌'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도록 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최다 관중 기록이라는 화젯거리를 만들어내고 띄우는데 성공했으니 앞으로도 꾸준한 관중몰이를 위해 수많은 아이디어와 노력을 쏟아내야만 한다.

 

K리그는 이미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로 구름관중을 얻었지만 결국 반짝 인기로 허무하게 끝났고, 프로야구의 수많은 관중과 높은 TV 중계 시청률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봐야했다.

 

물론 당시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끌었던 스타선수들이 은퇴하거나 유럽으로 진출하면서 K리그를 떠났고, 세계적인 선수들이 활약하는 유럽 축구의 중계방송이 활성화된 탓도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객'이 바라봐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도 없다.

 

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구단들이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K리그도 가득 찬 관중석에서 축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보여줬다. 어린이날의 화창했던 날씨처럼 K리그에도 '봄'이 찾아오길 기대한다.

2010.05.06 09:15 ⓒ 2010 OhmyNews
K리그 서울월드컵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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