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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선 '스마트폰', 집에선 'IP TV'로 '아바타'를 본다"

 

올 한해 방송통신 정책과 시장 흐름을 가늠할 '2010 방송통신 산업전망 컨퍼런스'의 화두는 스마트폰, IP TV, 그리고 3D 방송 세 가지였다.

 

2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주최측이 예상한 500명보다 많은 참가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침체기를 겪은 IT 업계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조짐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방송, 통신, 융합(컨버전스) 3가지 분야로 나눠 진행했다. 통신 부문에선 아이폰 등 스마트폰 등장에 따른 무선 데이터통신의 약진, 방송 분야에선 '3D 영화 아바타 열풍'으로 더 속도가 붙은 '3D 방송', 방송통신 융합 분야에선 인터넷과 방송을 결합한 'IP TV' 등을 통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한편으로 정보통신부 해체 이후 'IT 홀대'라는 불만을 터뜨려온 IT업계를 달래려는 청와대와 방통위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청와대 "올해 3D산업 육성 방안 내놓겠다" 

 

먼저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오해석 청와대 IT특보는 스마트폰과 3D 산업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 위원장은 "올해 방송통신산업 빅뱅이 본격적으로 진행돼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3D 가능성은 아바타를 통해서도 확인했고 올해 풀HD 3D TV가 상용화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이 예상되고, 휴대폰 시장도 아이폰 이어 안드로이드폰이 들어오면서 격변기를 맞고 있다"면서 국내업체들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하기도 했다.

 

오해석 IT특보 역시 "21세기형 3D 시대가 열리는데 나는 3D를 디지털, 디스플레이 표시 장치, 차원(디멘전)로 정의한다"면서 "세 번째 해당하는 '3차원' 육성방안을 올해 발표할 예정이며, 아바타를 능가하는 작품 만들어 수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장 곳곳에선 IT산업 진흥을 위한 방통위와 정부 역할을 주문하는 현장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현 정부 들어 정보통신부가 해체된 뒤 'IT산업 컨트롤타워' 부재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IT업계 불만이 누적돼 왔다. 이날 열린 행사 역시 정보통신부 시절 '정보통신 산업전망 컨퍼런스'로 진행하다 지난해부터 방통위가 주최한 것이다.

 

'규제'에서 '진흥'으로?... 방통위 'IT업계 달래기'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최시중 방통위원장도 최근 벤처기업협회 신년회에 참석해 "제2 벤처 시대 원년"을 선언하는 등 올해 들어 IT산업과 벤처기업 진흥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날 최시중 위원장와 정해석 IT특보 발언에도 이런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최 위원장은 축사에 앞서 "이 자리에 오면서 만난 사람들이 생동감 있고 표정들이 밝고 눈빛이 빛나는 것 같아 방송통신의 내일이 밝다는 희망을 직감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올해는 방송통신에 힘입어 한국이 도약하고 여러분들이 건승하는 해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해석 IT특보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는 연습기간이었고 2010년이 본격적인 21세기가 열리는 해"라면서 "G20정상회의 유치, UAE 원전 수출 뒤에도 IT산업 뒷받침이 있었고 IT 산업은 대한민국 경제의 견인차, 금융위기 해결사 역할과 함께 브랜드파워 선두주자로 국격을 높이는 데도 선도적 역할을 했다"며 IT업계를 잔뜩 치켜세웠다.

 

정부의 '달래기'에도 IT 정책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방석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은 방송통신 전망 기조 발표에서 "우리나라는 하드웨어 인프라는 잘 돼 있는데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부족하다"면서 "IT 컨트롤타워가 아쉬운 이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방 원장은 미국 오바마 정부가 '디지털 뉴딜' 등을 통해 고용창출 전략을 펼치는 것을 거론하며, "IT와 SW는 제조업보다 고용 창출 잠재력이 높은 분야"라면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 원장은 또 "IT 산업경쟁력지수가 2008년 8위에서 지난해 16위로 크게 떨어졌다"면서 "소프트웨어 중심이어서 IT 경쟁력을 제대로 평가했는지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부문별 순위에서 인적자원(2위)이나 R&D 환경(8위)은 높은 반면 IT인프라(20위), 비즈니스환경(27위), IT산업정책(28위), 법제도환경(33위) 등이 낮은 것은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란 의미"라면서 정부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오해석 특보도 IT산업경쟁력 순위 하락을 거론하며 "이 대목도 IT 관련 부처에서 신경 써 올해 옛날 명예를 회복하고 2012년에는 세계 3위까지 끌어 올리겠다"면서 "하드웨어는 강한데 서비스, 인프라 등은 약해 올해는 IT 서비스, 소프트웨어, 인프라 분야의 해외 진출을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융합 섹션'을 진행한 고상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실장은 "'융합'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산업) 진흥의 핵심적인 부분이라 생각한다"면서 "오늘 행사는 방통위가 산업 진흥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해석하고, "(방통위 역할이) 규제냐 진흥이냐 논란이 있지만 요즘은 산업이 서비스와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방통위가) 진흥의 기능도 가져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태그:#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오해석, #방송통신산업, #IT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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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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