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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 보육료를 어린이집에 지원하지 않고, 전자 바우처 형태로 부모에게 직접 지급하는 'i-사랑카드'사업이 내달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보육료 지원 대상 부모들에게 강제적으로 신용카드를 만들도록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내달 1일부터 전국적으로 'i-사랑카드'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히고 자녀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정부로부터 보육료를 지원받는 경우 이달 말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별 주소지에 있는 읍·면·동 주민센터에 'i-사랑카드'를 신청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각 지자체는 이를 위해 해당 시·군 어린이집 시설장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i-사랑카드'에 대한 사업 설명회를 갖는 한편 해당 지자체 시·군 보육담당자에게 행정지원시시템 교육을 벌이는 등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충북도의 경우 지난달 12개 시·군을 7개 권역으로 나눠 보육시설 종사자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는 한편 오는 27일에는 각 시·군 보육담당자에게 행정지원시스템 교육을 벌일 계획이다. 차등보육료 무상보육 대상 확대와 보육료 지급 시스템이 바뀌는 게 이 사업의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보육시설 관계자와 공무원들에 대한 교육만 있을 뿐 막상 혜택을 받는 당사자인 부모들은 제도 변경으로 강제적으로 신용카드를 만들어야 할 형편이다.

전국 지자체가 공지한 '2009년도 보육료 감면 지원 안내'에 따르면 'i-사랑카드'는 부모가 신용(체크)카드를 이용해 어린이집 보육료를 결제하는 수단으로 보육료 감면 신청자가 이 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보육료 감면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보육료 지원을 받으려면 부모들이 무조건 신용(체크)카드를 만들어야 된다는 얘기다.

필수서류 항목도 신용카드 발급을 위한 개인신용정보 제공동의서와 금융정보등 제공 동의서, 신청인 통장사본, 신청인 신분증을 요구하고 있고 계좌 결제 은행도 신한은행, 우체국, 제일은행, 우리은행으로만 결제가 가능토록 제한하고 있다.

단, 지자체들은 신용에 문제 등이 있을 경우에는 체크카드가 발급된다는 내용을 안내하고 있어 부모들은 사실상 무조건 신용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황모씨(32·충북 충주시 연수동)는 "가정에서 사용중인 신용카드만 4개인데 보육료 지원 제도 변경으로 또다시 신용카드를 발급받게 됐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김모씨(34·청주시 분평동)는 "신용카드가 너무 많아 오히려 해지해야 될 상황이어서 주민센터에 체크카드 발급을 요구했지만 담당자가 무조건 만들어야 된다며 일축했다"면서 "정부로부터 보육료를 지원받는다는 이유로 어쩔수 없이 그것도 무조건 신용카드를 만들어야 된다는 건 거의 횡포 수준으로 납득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보육담당은 "신용카드를 만들어야 하지만 본인이 원할 경우 체크카드로도 신청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청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아이사랑카드, #보육료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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