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회가 점차 발전하고 고도화 되면서 식생활의 개선과 의학의 발달, 각종의 사고로 인해 재활환자는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우리나라에는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약 140만의 재활우가 있다 한다. 재활은 많은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래서 대개의 환자들은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해지면 더 이상 재활을 하지 않고 그냥 장애인으로 살아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06년 뇌출혈로 뇌병변 2급 장애의 판정을 받고 자신의 재활을 위한 끊임없는 모색끝에 나비골프로 뛰어난 재활효과를 보자 같은 처지의 재활우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며 그들을 인도하는 한 재활우가 있어 그를 소개하고자 한다. 더우기 그는 자기도 재활을 하는 재활우로 자기보다 더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 파크골프에까지 도전, 2009년 3월 파크골프 지도자 심판 자격까지 따내는 기염을 보여 주위의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고있다. 

 

비장애인도 힘든 지도자 자격과 심판자격을 따내고 같은 처지의 재활우들을 나비골프, 파크골프로 인도해 그들의 재활에 도움을 주면서 자신의 재활에 뛰어난 성취를 보이고 있는 김완준(46, 전주시 인후동)씨를 소개 한다. 그에 대한 소개를 통해 이 땅의 140만 재활우 들에게 재활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다른 재활우들을 위한 그의 세심한 배려를  널리 알려 힘든 재활을 하고 있는 재활우들과 그들의 보호자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인터뷰를 통해 그를 소개한다.

 

-재활을 하고 계신데 어떻게 힘든 재활을 하시게 되었나요?

"2006년 11월 11일 일요일을 맞아 전주근교의 모악산에 갔다가 뇌출혈을 일으켜 재활을 시작했고 누구나 그렀듯 우여곡절과 어려운 과정을 겪고 지금껏 직업이 재활인 것처럼 생활하고 있습니다."

 

-재활을 위해 수영 등을 하시다가 나비골프와 파크골프 지도자와 심판자격을 따신 것으로 아는데 나비골프와 파크골프에 대해 소개좀 해주시지요?

"나비골프는 골프를 치면 골프공이 마치 나비처럼 난다고 해서 나비골프라고 부르는 것으로 원래 골프가 외국에서 발생되어 들어온 운동이지만, 서민들이 접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운동인데 전북대학교의 정지영 교수님이 그런 단점을 보완해 일반인이 누구나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창안 하신 것입니다.

 

파크골프는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시작된 골프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원을 이용해 어린아이, 장애인, 노약자까지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입니다. 특히 독립보행이 어려운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나 손이 불편한 장애인도 가능한 운동이지요."

 

-전북대의 정지영교수님이 창안하신 나비골프가 재활에 도움이 되어 지도자 자격까지 따신 것은 알겠는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또 파크골프를 하시고 지도자 자격을 따신 이유는 얼핏 이해가 되지않습니다.

"제가 처음 나비골프를 접한 것은 병원의 입원치료를 통해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해지자 퇴원해, 몸이 불편 할수록 운전을 다시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운전을 다시시작하면서 혼자서 이동이 가능해져 재활에 좋다는 것이면 무조건 찾아 다닐 때였습니다.

 

 그때 전라북도 도립 장애인 복지관에서 수영과 운동치료를 받는데, 나비골프강좌를 열면서 수강생을 모집해 뭔지도 모르면서 재활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신청을 하고 강좌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강좌를 들으면서 재활우들은 누구나 경험하는 거지만 다리의 힘 특히 불편한 다리의 힘을 강화시키는 데는 제격이라 생각되더군요. 교육 중에 한번 필드에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잔디 위를 걷는 동작 자체가 우리 재활 환자에게 제일 중요한 다리의 힘 특히 무릎안쪽으로 당기는 힘과 발목의 힘을 키우는 데 제격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더군요.

 

그래서 강좌가 끝나자 전주 서신동에 위치한 나비골프협회를 찾아가서 지도자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소정의 시험을 통과해 지도자 자격을 따게 되었습니다. 협회에서 비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나비골프를 가르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제 몸은 회복이 되더군요. 제 몸이 몰라볼 정도로 회복이 되면서 재활에 이렇게 좋은 것을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권해야 한다는 생각에 장애인 시립복지관에 찾아가 재활에 좋으니 함께 하자고 설득해 같이 하는 사람들이 늘자 점점 입소문이 나게 되더군요. 그러면서 걷지 못해 휠체어 신세를 지는 재활우들이 자신들도 할 수 없냐고 자꾸 요청하는 겁니다. 그래서 나비골프 협회에 가서 상의하고 알아보니 파크골프라는 게 있는데 휠체어를 탄 사람도 손이 불편한 사람도 가능하더라구요. 그래서 파크골프 협회를 찾아가 지도자 교육과 심판교육을 마치고 지난 3월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지금은 전주시립 장애인 평화동 복지관에 파크볼링연습장을 설치했고 드림팀이란 팀을 결성해 활동 중입니다."

 

-2005년 교통사고 후 저도 재활을 하고 있는데, 제 경우엔 제 재활경험을  재활중인 재활우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2006년부터 재활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아시다시피 현재는 전주지역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결성해 활동 중입니다. 제 재활도 재활이지만 다른 재활우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관심이 제 재활의 커다란 성취로 돌아오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김완준씨의 재활이 이처럼 놀라운 성취를 보이시는 것 역시 다른 재활우를 위한 여러 활동들이 자신의 재활에 커다란 성취로 나타나고 있다 생각 합니다. 자신의 재활을 위해 나비골프를 시작하고 지도자 자격을 따는 열의를 보이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휠체어를 타는 등의 더 불편한 재활우들을 위해 다시 파크골프를 하시고 주위에 적극적으로 권하시는 모습에서 뛰어난 재활성취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휠체어를 타는 재활우들도 함께할 수 있는 파크골프장은 어디 있나요? 큰 비용부담 없이 이용 할 수 있는 파크골프장이 있으면 말씀 해주시지요.

"아시다시피 대개의 장애인들은 경제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비용이 많이 발생하면 어려움이 많지요. 다행히 우리 고장에는 고창의 고인돌휴게소에서 운전자들이 간단하게 운동해서 운전  중 졸음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휴게소 내에 파크골프장을 설치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전라북도에서 전주의 근교인 완주의 봉동 3공단 내에 9홀로 파크골프장을 개설하기 위해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이라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창의 고인돌휴계소 상의 파크골프장은 운전자들의 휴식과 여가를 위해 준비한 간단한 시설인지라 지난 15일에서 17일까지 전남 여수에서 있었던 전국장애인골프협회장배 전국장애인어울림 골프대회 같은 큰 대회 출전을 위해서는 왕복3시간여 걸리는 광주의 염주체육관내에 위치한 파크골프장을 이용하고 있어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아직은 좀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저도 재활중인 입장에서 다른 재활우들을 위한 선생님의 배려와 모색에 관해서는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여러 분야에서 복지 예산이 편성되어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번 기회에 재활우의 입장에서, 또 다른 재활우들을 위한 여러 가지 배려를 많이 하시는 차원에서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 해주시지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도 건강할 때에는 장애란 그저 남의 일이고 나하고는 상관없는 먼 얘기로만 생각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뇌출혈로 순식간에 장애인이 되자 굉장히 많이 당황했습니다. 물론 저의 발병 후 집안경제를 책임지는 중에도 제 재활을 위한 거라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집사람을 비롯한 가족들도 마찬가지 였구요. 지금 기자님이 주관해서 하시는 재활카페 '온고을'과 오프라인모임에 제가 참여하게 된 것도 아무 사전준비나 지식 없이 장애를 입는 재활우들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들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때문입니다.

 

저도 건강할 때는 마찬가지였지만 정상인의 시각으로 보면 장애인은 모든 것을 다 해주어야 하는 그런 존재로 생각하시는데 제가 장애를 입고 재활해보니, 장애를 입었어도 할 수 있는 일들이 참 많더군요. 장애인 특히 재활중인 140만 재활우에게 한 말씀 꼭 드리고 싶은 것은 사전준비 없이 갑자기 찾아온 장애에 스스로 겁을 먹고 본인이나 보호자들이 먼저 한계를 짓지 말라는 겁니다. 저도 장애를 입고 처음엔 당황해서 모든 걸 보호자(제 경우엔 제 아내)에게 의지하다가, 하나하나 도전하고 헤쳐 나오다 보니 지금은 장애를 거의 극복한 단계라 감히 생각합니다. 제가 잘해서 꼭 저처럼 하시라는 말씀을 드리려는 것은 아니고 각자의 처지와 상황 에서 끊임없이 재활을 모색하고 도전하다보면 반드시 좋은 성과로 연결되니 지금의 불편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장애인 정책을 준비하시는 정부나 자치단체의 담당자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장애인들은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배려해서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시라는 겁니다. 저도 장애를 입고 보니 나 스스로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를 찾고 모색하게 되더라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운전을 하게 되고 나비골프 파크골프를 하게 된 거지요. 이제 우리나라도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정책은 시스템화 된 단계라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전주시립 장애인 복지관에 파크골프연습장 설치를 건의해 설치하고 파크볼링팀 동아리를 결성해 전국장애인 체육대회 출전을 위해 연습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장애인 스스로가 하는 활동들에 대한 담당자들의 관심과 지원을 바라는 거지요. 모든 것을 비장애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완벽하게 준비해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장애인 스스로가 하는 활동에 대한 약간의 관심과 지원이 더 큰 효과가 있다 생각합니다. 파크골프 같은 경우도 봉동에 대규모 대회가 가능한 골프장을 조성 중이지만 대회출전을 위한 연습을 위해서 광주시에서 운영하는 광주의 염주체육관까지 왕복 3시간여 걸려야 하는 그런 상황들의 개선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바라는 겁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빡빡한 스케줄로 본인의 재활과 다른 재활우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사람의 가장으로서 몇 년째 그런 생활을 하시려면 부인의 이해를 넘어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가능할 텐데요. 이 기회를 빌어 부인에게 감사의 인사라도 하시죠.

"누구나 그렇듯 저도 그저 일상적인 여가활동으로 일요일 전주근교의 모악산에 오르다가 뇌출혈이 와 어느 날 갑자기, 전혀 사전 준비 없이 장애인이 되더군요. 그래서 처음에 저도 저희 집사람도 많이 당황하고 어찌 할 바를 몰랐지요. 그러다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얼른장애를 털고 일어서야 한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재활에 매달렸습니다. 제가 그렇게 재활에 열심을 내자 저희 집사람은 제게 '당신이 완쾌 될 때까지 가정경제는 제가 책임질 테니까 당신은 재활에만 몰두해라.' 그러면서 "당신이 재활에 필요한 거면 얼마가 들던지 나한테 말하면 무조건 지원 해 줄 테니 주저 말고 말해라"하더군요.

 

 그 후로 집사람은 자기의 말대로 한치의 어김없이 오늘까지 실천하고 있습니다. 나비골프, 파크골프 지도자와 심판 연수를 받을 때나 장애인들을 데리고 파크골프를 하러 다니려면 이것저것 소소한 비용이 들게 되고 그런 것들이 딱히 별도의 수입이 없는 제게는 부담 인것도 사실입니다. 다른 재활우들을 위해 파크골프를 하면서 지도자 심판자격까지 취득하겠다고 할 때도 수반되는 비용을 눈살 찌푸리지 않고 지원해져 정말로 고맙더군요.

 

제가 발병 후 고1 고2인 자녀들 뒷바라지를 혼자 책임지고 하면서도, 묵묵히 자기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하는 집사람에게 전 참으로 큰 고마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저 이 한마디 말로 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당신만을 사랑하겠습니다. 인덕씨, 사랑합니다!"

덧붙이는 글 |  2005년 교통사고 후 재활중인 필자가 그를 처음 본 것은 통원치료를 하던 2007년 말로 기억된다. 역시 통원치료 중이던 그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이어링을 하고 다녀 “별난 환자네 그 나이에 성치 않은 몸으로 이어링을 하다니....”란 생각을 가졌던 걸로 기억된다. 그러다가 재활우들의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2008년 12월 재활카페 “온고을”의 오프라인 모임을 결성하게 되면서 그가 거기에 참석해 다시 보게 되었다. 첫 모임 후 매월 정기적인 모임에서 만날 때마다 눈에 띄게 개선되는 그의 몸 상태가 내 주의를 끌었다. 그 후 그의 재활을 위한 끊임없는 모색에 관해 알게 되면서 널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그:#나비골프, #파크골프, #장애극복, #김완준, #김지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뇌병변2급 장애를 가진 전주시 공무원으로 하프마라톤 완주를 재활의 목표로 만18년째 가열찬 재활 중. 이번 휠체어 사이클 국토종단애 이어 장애를 얻고 '무섭고 외로워'오마이뉴스에 연재하는 "휠체어에서 마라톤까지"시즌Ⅱ로 필자의 마라톤을 마치려 함.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