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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친노조직에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24일 이광재 민주당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서갑원 의원도 조만간 소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 의원도 박 회장으로부터 수만 달러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광재·서갑원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측근이자 민주당 내 친노세력의 집결지인 '신의정연구센터'(의정연)의 핵심 멤버이다. 검찰 일각에서는 4월 '방탄국회'가 열리기 전에 이들을 구속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의정연 핵심 멤버 이광재·서갑원, 박 회장에게 수만 달러 수수 혐의

 

이광재 의원은 박 회장으로부터 2004년부터 2008년까지 4차례에 걸쳐 1억여 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또한 서갑원 의원도 이 의원과 비슷한 경로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서 의원이 2004년부터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명 한식당을 통해 수만 달러를 받았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의원은 박 회장과의 친분관계는 시인했지만 합법적인 후원금 외에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또 다른 의정연 멤버인 한병도 전 의원도 지난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의정연을 향한 전방위적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친노세력의 집결지인 의정연에 수사가 집중되면서 '박연차 수사는 친노세력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노 전 대통령까지 겨냥하고 있는 '기획사정'이라는 얘기다.

 

의정연은 지난 17대 국회 초기 열린우리당 당내조직으로 출범했다. 이광재·서갑원·백원우 의원, 이화영 전 의원 등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행정관으로 근무한 '386 친노인사'들이 중심세력을 형성했다. 김종률·김재윤 의원, 김태년·김형주·윤호중 전 의원도 의정연 멤버로 활동했다.

 

의정연 고문 지낸 김혁규 전 지사의 역할은?

 

박연차 리스트와 관련해 의정연에 검찰의 수사가 집중되는 배경에는 의정연의 핵심인사인 김혁규 전 경남도지사가 자리 잡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의정연 출범 당시 고문을 맡았다.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활동하면서 친노인사들과 광범위한 인맥을 형성했다. 특히 김 전 지사가 박 회장과 의정연 멤버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연 멤버였던 김 전 지사는 박 회장을 의정연에 소개하고 의정연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에 대한 후원을 요청했다. 실제 의정연 멤버인 이광재·김재윤·김종률 의원과 이화영·김형주 전 의원 등은 태광실업 임직원이나 가족 명의의 후원금을 받았다.

 

한병도 전 의원은 지난주 검찰조사에서 이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김 전 지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받았다.

 

그런 가운데 김 전 지사도 박 회장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그런 혐의를 포착하고 조만간 소환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지사의 한 측근은 "김 전 지사가 박 회장에게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후원해 달라'고 요청한 적은 있지만 박 회장으로부터 직접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태그:#박연차, #박연차 리스트 파문, #이광재, #서갑원, #김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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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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