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의 수비수 심재원(32)이 중국 프로축구 무대로 진출했다. 지난 주 FC서울에서 뛰던 공격수 김은중(30)이 입단계약을 맺은 중국 슈퍼리그 창사 진더 팀에 함께 합류하게 된 것이다.

계약기간은 김은중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 잔여기간인 8개월이며 연봉은 16만달러(2억1천만원)선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5일이 마감이었던 중국 프로축구 선수등록까지 이미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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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진더 클럽이 이렇듯 유례 없이 한국의 대표급 선수 둘을 동시에 영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여러 차례 국내 선수들이 '황혼'의 중국 진출을 시도한 사례가 많았지만 이처럼 스타급 선수들이 건너간 것은 처음이기에 그 연유가 궁금하다.

지난해 중국리그에서 16개팀 가운데 12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뛰어난 전력의 팀도 아니다. 값 싼 아프리카 선수들을 선호하는 중국리그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이토록 무리한 베팅(?)이 의아하게 여겨질 정도다.

아시아쿼터 제도가 시행되면서 창사 구단이 노린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보아진다. 하나는 당연히 전력보강이다. 김은중과 심재원 정도라면 팀 전력적인 층면에서도 공수 양면으로 큰 힘을 얻을 것은 분명하다.

이들의 영입을 또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중국 무대의 '한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겠다. 연예인만큼은 아니더라도 지역의 문화산업에 있어 하나의 획이 됨과 동시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을 것이라는 복안이 엿보인다.

중국 후난성에 위치한 창사 지역은 한류 드라마의 원조격인 '대장금'의 위성방송국이 위치한 곳으로 중국 본토에서 '한류' 열풍의 사실상 중심지인 곳이다. 현지 방송의 많은 채널들이 한국 방송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알 수 있게하는 단적인 예다.

한국인에 대해 지나치게 호의적이고 한국의 음식과 옷, 많은 문화들이 현지의 중국인들에게 깊이 뿌리내려져 있어 이들 두 선수의 동반 영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창사 구단은 시즌을 앞둔 지난 주까지 무려 30여명의 선수들을 직접 테스트했고 이 가운데 국가대표급의 한국 선수가 무려 다섯이었을 정도로 한국 선수 영입을 염두에 두고 일을 진행해왔다. 두 선수를 포함해 국내에서 높은 이적료에 발목을 잡힌 일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입단 타진을 하면서 창사 구단은 이들 중 선수를 가려야하는 행복한 고민에 놓였을 듯.

당초 이들을 포함해 세명의 한국 선수가 계약 한 것으로 일부 중국언론을 통해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한 선수가 막판 잠비아 선수로 아쉽게 교체되었다는 후문이다. 현재 창사 구단의 용병은 김은중과 함께 대구에서 뛰던 브라질 출신의 훼이종, 잠비아 선수가 등록을 했고 심재원은 아시아쿼터를 통해 막차를 탈 수 있었다.

결국 이런 사실들을 종합해볼 때 두 번째 이유가 상당한 설득력을 얻는다. 창사 구단은 이들 두 선수를 통해 현지에서 한국에 대한 열기를 지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했을 것이다.

이제 몫은 심재원과 김은중, 이들 두 선수에게 다시 돌아왔다. 경기력으로 팀 성적을 견인함과 동시에 중국 무대에서 한국 프로축구의 위상을 떨쳐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갖고 있는 것이다. 당장 다음주로 다가온 리그 경기에서 활약할 두 선수의 활약이 기대된다.

심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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