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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함성을 지르고 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함성을 지르고 있다.
ⓒ 한국여성노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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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쌀쌀한 10일 오전 국가보훈처 앞. '88CC 경기보조원에 대한 집단 해고와 폭행 중단 및 노사 대화를 통한 해결 촉구 여성단체 기자회견'이 열렸다.

5개월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는 88CC 경기보조원 집단징계 및 제명에 대해 여성계(한국여성노동자회·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민우회·전국여성노동조합)의 입장을 알리는 기자회견이다. 여성계는 이 사건이 여성들이 집중적으로 일하고 있는 경기보조원이라는 특수고용직 노동조합 탄압과 폭행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88CC 경기보조원들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이다. 그들은 경기보조원 최초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인가를 받은 합법적 노동조합으로 1999년 이래 3차례 단체협약을 갱신하면서 합법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해 왔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지난해 6월 국가보훈처 산하인 8CC의 임원진과 현장관리자들이 바뀌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88CC 분회에 따르면 현장관리자는 부임하자마자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정권이 바뀌어 너희들 힘들다. 좌파에서 우파로 갔다"고 하고 분회장에게는 "우선 출장이고 조합활동이고 이젠 없다. 너희들 좋을대로 단협에 다 해놓고 이게 뭐냐, 푸닥거리 한 번 해야 되겠다"라며 노동조합에 선전포고를 했다. 88CC 분회는 노동부 고소시 이 내용을 첨부하여 고소장을 제출하였으나 관리자들은 자신들이 이 말을 했다는 것을 부정하고 있다.

그 후 9월에 손님이 현장관리자의 무례함에 대해 사장에게 항의한 사건이 발생하자 그 책임을 경기보조원 조합원에게 돌려 무기한 출장정지를 시켰다. 조합원들이 이에 항의하여 3시간의 피켓시위와 국가보훈처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고 출장정지를 당한 조합원은 국가보훈처 앞에서 1인시위를 하였다. 회사는 9월 24일 명예훼손 등의 이유를 들며 이 조합원을 제명시켰다.

9월 24일 제명공고문과 11월 출장유보 공고문
 9월 24일 제명공고문과 11월 출장유보 공고문
ⓒ 전국여성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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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회사는 11월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등의 이유로 52명의 조합원을 무기한 출장유보 징계를 내렸다. 현장관리자들은 88CC 조합원들에게 관리자들은 반성문과 서약서를 쓰면 다시 일터로 복귀시켜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반성문과 서약서를 써서 가져가면 노조탈퇴와 자치회가입의무를 강요하고 있다. 경기보조원에게 출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상의 해고이다.

12월 회사는 조합원 22명에 대해 업무방해·명예훼손·정보통신법 위반 등으로 고소를 하였고 1월 14일에 다시 노동조합 간부 3명을 제명하였다. 심지어 지난 2월 28일 현장관리자는 노동조합 간부 2명을 폭행하고 핸드폰과 카메라를 파손하기까지 하였다. 폭행당한 노동조합 간부 2명은 전치3주의 진단을 받았다.

여성계는 기자회견에 앞서 국가보훈처장 면담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국가보훈처는 이 면담을 거부하며 자신들은 88CC는 위탁만 주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88CC는 수익금의 전액을 보훈처로 넘기고 보훈기금에서 예산을 배정받아 운영하고 있는 골프장이다.

88CC의 예산총칙 제5조를 보면 인건비의 증액과 목간 전용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관항을 변경할 때는 국가보훈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예산내의 관항 변경시에도 보훈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골프장의 관리나 운영에 대해 국가보훈처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박영미 여성연합 공동대표는 기자회견 취지 발언에서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가 가해지고 있다"면서 "위탁사업장에서의 부당노동행위를 관리감독하고 상대적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사회적 의무를 방기하고 있는 보훈처"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 자리에서 88CC분회 김은숙 분회장은 "우리는 모두 하나되어 우리의 합법적 노동조합을 지키고 끝까지 싸워 반드시 일터로 돌아갈 것"을 다짐했다.

덧붙이는 글 | 88CC블로그와 한국여노, 전여노조 및 88CC조합원 개인블로그에 펌질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태그:#88CC, #경기보조원, #특수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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