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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 1년을 앞두고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신랄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보수논객인 박효종 서울대 교수(윤리교육학)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실패에서 배우지 못한 아마추어 정부"라고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같은 날 민주노동당 부설 '새세상연구소'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대통령을 잘할 사람이 아니었다"는 냉혹한 평가까지 나왔다.

 

"지지율 10%대로 추락하자 보수우익 노선으로 방향 선회"

 

성한용 <한겨레> 정치부 선임기자는 이날 토론회에서 신랄한 평가로 가득한 '이명박 정권 1년 평가서'를 제출해 주목을 끌었다.

 

먼저 성 선임기자는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 추락의 이면을 분석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초반 지지율 추락은 이명박 정권의 정책노선을 결정하는 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지지율 10%대까지 추락한 이명박 정권은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포기하고 보수우익 노선을 선택하는 방향 선회를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지지율이 추락하자 불안을 느낀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과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층에 기대는 국정운영을 하게 됐다는 것.     

 

성 기자는 "이명박 대통령은 지역적으로는 수도권, 이념적으로는 중도, 탈이념적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됐는데 임기 초반 인사 실패,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으로 정권 지지율이 10%로 떨어지자 당황한 것 같다"며 "실용주의 정체성에 맞으려면 중간으로 와야 하는데 정권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극우, 영남부터 챙겨야 한다는 흐름이 존재했다"고 분석했다.

 

"우편향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졌는데,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더욱 더 우편향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 바로 이명박 정권이 처해 있는 딜레마인 것이다."

 

이어 성 기자는 "이명박 정권의 문제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공동체와 개개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며 ▲ 민주주의의 후퇴(기본권 침해) ▲ 최악의 남북관계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또한 성 기자는 "이명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대통령을 잘할 사람이 아니었다"며 "경제만 잘하는 대통령이나 정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정치인인데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를 잘 모른다"는 것.

 

이어 성 기자는 이명박 정권의 미래와 관련 "이명박 정권은 특히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정치적 곤경에 처할 위험이 있다"며 "당내 정치권력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넘어가고 친이명박 성향 의원들은 각자도생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성 기자는 "이렇게 되면 정권은 레임덕에 빠져 들고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은 무리한 정치적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며 ▲ 개헌 ▲ 행정구역 개편 등을 'MB 승부수'로 들었다.

 

"징징대고 들이대는 식의 외교로는 한미FTA 정면 돌파 어려워"

 

성한용 기자 외에도 이채언 전남대 교수(경제학), 이해영 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부), 박경순 새세상연구소 부소장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채언 교수는 "거품이 꺼져가고 있는데 거품을 계속 살리려고 하는 것이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이라며 "재정정책이나 산업정책도 거품경제를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환율이 안정되어야 거품경제를 살릴 수 있는데 환율이 불안하니 거품경제가 일어날 수 없다"며 "2~3월 안에 정책을 전환하지 않으면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이해영 교수는 "힐러리 클린턴이 외교상임위에 제출한 답변서를 보면 한국과 관련된 것은 한미FTA 하나뿐이고 북핵과 관련된 답변은 6개"라며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한미FTA보다는 북핵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런데 한국은 징징대고 엉겨붙고 들이대는 식의 외교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런 외교로는 정면돌파할 수 없다"며 "미국 민주당내 진보파, 진보적 시민단체들와의 연대를 확대해 한미FTA 저지, 전면 재협상 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박경순 새세상연구소 부소장은 "북측의 군사적 전면대결선언은 곧 전쟁국면의 현재화를 의미한다"며 "극적 전환이 없는 한 (남북한)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박 부소장은 "'기다리는 전략'은 무정책, 무대응, 무전략을 감추기 위한 선전문구에 불과하다"며 "전쟁상황이 현실로 드러나는 현재의 시점에서 볼 때 실패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토론자는 박 부소장의 주장과 관련 "전쟁국면이 현실화됐다는 것은 과도한 정세인식"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태그:#새세상연구소, #성한용, #이채언, #이해영, #박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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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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