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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22일 오후 5시 35분]

 

이랜드 일반노동조합은 20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테스코(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은 화합 모임 이전에 부당해고와 장기파업사태부터 즉각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홈플러스는 이날 낮 12시부터 인터콘티넨탈호텔 하노미홀에서 홈플러스와 홈에버의 융화를 위한다는 취지로 모임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양사의 성공적인 합병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원 간 '감성 통합'이 우선이라는 이승한 회장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 일반노조는 "오늘 전국 홈에버 점포의 임직원 400~500명이 참여할 예정으로 알고있다"며 "그러나 이랜드 일반 노조원 중에는 어느 누구 하나 초대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 쪽은 "오늘 행사에는 16명의 노조원들도 참석했다"고 반박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많은 조합원들이 장기파업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 이런 행사가 과연 시의적절한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가정 먼저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를 마무리 짓지 않은 채 화합이니 융화니 하는 이야기는 파업 조합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장기파업 조합원들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이승한 회장의 따뜻한 감성 경영은 진정으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파업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이승한 회장이 해고나 손해배상 가압류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10월 1일부로 삼성테스코가 홈에버 경영권을 이랜드로부터 넘겨받으면서, 9일부터 11일까지 노사 간 상견례 및 1차 집중 교섭이 진행됐다. 그러나 교섭은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됐다.

 

이에 대해 이남신 이랜드 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홈플러스는 쓰레기가 가득한 헌 부대에 새 술을 담으려 한다"며 "부당해고와 장기파업 사태를 해결하여 새 부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형태 조합원은 "오늘 행사는 노조 조합원을 배제한 채 다수의 직원을 모아놓고 '노사 화합'이라고 칭하려 한다"며 "노조의 문제를 일부 직원들의 문제로 국한시키려고 하는 전략이다"고 비판했다.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 위원장과의 인터뷰

 

- 지난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1차 교섭에서 협상된 점은 무엇인가.

"4가지 협상안에 대해서는 교섭을 통해 회사가 수용하기로 했다. 추가적인 외주화를 하지 않기로 했고, 비정규직 16개월 이상이면 고용 보장을 해주기로 했다. 또 비정규직 차별 시정 중 '국경일 휴무는 무급'을 '유급'으로 전환하는 것, 지점 간 인사 이동 시 사전에 본인과 충분히 협의한다는 내용이었다."

 

- 그렇다면 협상이 되지 않은 점은 무엇인가.

"회사 측에서는 비정규직 계약 해지자 20여명의 복직 불가라고 하고 있다. 복귀하려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그래서 위원장을 비롯한 핵심 집행부 5명이 '5명은 회사 방식대로 해고를 인정하겠다, 우리가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회사 측은 일반 분회장 10여명까지 나가라고 하고 있다. 분회장이 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노동자들은 현장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분회장이 복귀하지 않으면 노동 현장은 수개월 안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 회사에서 요구한 전제 조건이 있는가.

"회사 측은 교섭 시작과 동시에 4가지의 전제 조건을 내걸었다. 노사 화합 선언, 무파업 선언, 이랜드 노조와 홈플러스 노동조합 분리, 2010년까지 임금인상을 회사로 위임할 것 등이 전제 조건이었다. 노사 화합 선언은 회사의 강요고 무파업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포기하라는 뜻이다.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전원 복직시켜주고 파업 시 생계비를 지원해준다고 하면, 전제 조건을 자연스럽게 수용할 텐데 오히려 전제 조건을 짓고 교섭하려 한다."

 

- 손해배상 가압류 소송에 대한 노조나 회사 측 입장은 어떠한가.

"손해배상 가압류 대상 조합원은 1인당 1억 원씩, 노조는 수십억을 배상해야 한다.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 회사 측은 노사가 화합하면 조합원과 노조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에 대한 고소는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이유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노사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려고 하는 것 같다. 이는 악수하려는 게 아니라 쥐어진 칼자루로 노조를 절단하겠다는 뜻과 다름없다."

 

- 교섭에서 가장 중요하게 협상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1차 교섭 결과는 정말 실망스러웠다. 2차 교섭 일정은 아직 잡히지도 않았다. 2차 교섭에서도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 복직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1명이라도 복직되지 않으면 장기 파업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화합 모임이 15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은 뒤로한 채 자기들끼리 화합하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다음 행사는 노사 합의로 대량 해고와 장기파업 사태를 해결하고 진정으로 마음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정미소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이랜드 , #삼성테스코, #이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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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기자 활동을 통해 '기자'라는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싶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문제를 비롯해 인권, 대학교(행정 및 교육) 등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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