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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이용도가 높은 '다 빈도 저가' 구매 의약품에 대한 지식이 제약회사의 잘못된 광고 등으로 소비자가 엉터리로 습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의사와 약사들의 철저한 복약지도와 함께 관계 기관 등에 의한 의약품 의식개선 사업이 시급해 보인다.

동아제약의 오랜 효자 약품인 '판피린'은 오한, 두통, 콧물, 기침 등 감기 증상이 복합적일 때 복용하는 약품이다. 하지만 '판피린'은 오랫동안 제약 광고를 통해 "감기 조심하세요, 초기 감기에는 판피린… 두통에도 좋습니다"고 광고했다. 이로 인해 '머리만 지끈 거리며 아플 때' 상당수 소비자들이 판피린을 구매해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유한양행의 콘택 골드(옛 콘택600)는 콧물, 감기약으로 복용하는 약임에도 다수의 소비자들은 '종합감기약', '두통·몸살·감기약' 등으로 잘못 인식하고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한양행 역시 수십 년째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광고를 통해 "걸렸구나 생각하면 콘택 600. 콧물재채기, 코막힘, 재채기 등 초기 감기에는…" 등으로 약 효과를 선전했다.

제약 회사 정확하지 않은 광고, 잘못된 의학 상식 고착화

인천 부평구 약사회는 최근 약국을 찾는 환자와 소비자 1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평소 주로 구매하는 다 빈도 의약품에 대해 정확한 상식을 갖고 있는 환자와 소비자는 불과 40% 수준에 그쳤다.

부평구약사회는 이번 설문조사를 지난달 초부터 한 달 동안 지역 약국별로 20명씩 방문객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총 4000여부 가운데 1500부 가량을 수거해 통계를 산출했다. 약사회는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의약품 중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대표적 의약품을 선정해 항목으로 선정했다.

설문조사 항목은 '콘택골드(콘택600)은 무슨 약일까?', '속이 더부룩하고 속쓰림이 자주 있으며 불면증이 있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두통약은?', '더운 여름 찬 맥주를 급하게 마신 후 생긴 복통에 먹을 수 있는 약은?', '판피린 내복액은 어떤 증상을 가진 사람이 먹으면 가장 좋을까?' 등 5가지다.

환자들과 소비자들은 '콘택 골드'가 무슨 약이냐는 질문에 '콧물·감기약'이라고 정답을 말한 주민은 1517명 중 38.4%인 583명에 그쳤다. 반면 종합감기약 621명(40.9%), 두통·몸살·감기약 185명(12.2%), 기침·감기약 128명(8.4%) 등이라고 답해 절반 이상의 소비자가 '콘택 골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표적 감기약으로 알려진 '판피린 내복액은 어떤 증상을 가진 사람이 먹으면 가장 좋겠느냐'는 질문에는 652명인 43.0%만이 '오한, 두통, 콧물, 기침 등 감기증상이 복합적일 때'라고 정답을 답했다.

그 외 대다수는 '머리만 지끈 거리며 아플 때'(483명, 31.9%), '콧물, 코막힘이 심할 때'(295명, 19.5%), '기침이 안 떨어지고 오래갈 때'(85명, 5.6%)라고 응답해, '두통에도 좋다'는 광고로 인해 두통약으로 복용하는 소비자가 상당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약사들에 따르면 '판피린'의 경우 '두통에도 좋습니다'는 광고로 인해 노인들의 경우 종합 감기약임에도 두통 치료제로 '판피린'을 박스로 구매해 드시는 폐해가 종종 발견된다고 한다.

이외에도 소비자들은 '속이 더부룩하고 속쓰림이 자주 있으며 불면증이 있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두통약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1511명 중 671명이 '타이레놀'이라고 제대로 응답한 반면, '게보린' 294명(19.5%), '아스피린' 294명(19.5%), '펜잘' 252명(16.7%) 등으로 잘못 응답해 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송종경 부평구약사회 회장은 "소비자들이 약을 자가 구매할 시 제약회사의 잘 못된 광고로 인해 정확하지 못한 정보를 갖고 약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며, "의약분업 이후 (약사가) 처방하기 바빠 소비자에게 정확한 복용 지도를 하지 못한 것도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상황이 이럼에도, 일반 슈퍼에서 다 빈도 약을 판매하게 된다면 약물 오남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약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상대로 철저한 복용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부평구 약사회는 8월부터 소속 약국을 통해 소비자에게 복용 지도를 철저히 하며, 잘 못된 의약 상식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도 함께 벌여 나갈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www.bpnews.kr)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판피린, #부평구 약사회, #약물오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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