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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 능소 화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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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가 피었다. 능소화는 현재는 흔하게 볼 수 있지만, 먼 옛날에는 귀한 꽃이었다 한다. 중국이 원산지로 수백년 전에 조선의 사신이 연경(지금의 북경)에서 가져다가 심은 것이라 한다. 꽃이 염미하여, 매우 희한한 꽃으로 장안에 알려졌다고 한다. 주로 이름 있는 양반 집의 마당에 심었다고 한다. 더구나 조선말 시대에는 양반 집에 키우던 능소화가 점점 희귀해져서, '역사적 꽃'으로 일러지기도 했다고 한다.

능소화는 만성목본으로 다른 나무나 담벽에 뻗어 올라가 거기 흡착해서 번식한다고 한다. 잎은 등엽과 같고 꽃은 주황색으로 나팔꽃과 비슷하며 7-8월에 개화하고, 꽃이 질 때는 싱싱한 채로 떨어져 땅에서 시들어 말라 버린다고 한다. 마치 동백꽃처럼 말이다. 

꽃
▲ 여름 꽃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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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전설에 의하면, 임금님의 눈에 든 궁녀, 소화가 임금님을 하룻밤 모시게 되는데 그후 아무런 내방이 없는 임금님을 기다리다가, 행여 임금님이 자신을 찾아올까 돌담 곁에서 늘 기다렸다고 한다. 이렇게 평생을 기다림으로 살았는데, 그 궁녀 소화가 상사병으로 세상을 뜨게 되어 죽은 무덤에 핀 꽃이 능소화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주홍빛 꽃 빛깔이, 애간장을 타는 듯 그리워하는 여인의 마음의 빛깔처럼 염미를 내뿜는다. 그러나 가만히 보면 능소화는 강인한 농부의 아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꽃이나, 꽃을 보고 느끼고 좋아하는 관점은 사람을 좋아하고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면, 개인적 느낌은 기다림으로 해바라기 하는 여인의 이미지보다는, 힘든 땡볕 아래 밭을 매는 여인의 후끈한 땀냄새가 나는 꽃 같은 것이다.

활활 뜨거운 열기를 내 뿜는 이런 폭염 아래 활활 불타는 피는 능소화가 말이다.

꽃
▲ 여름 꽃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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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예쁜 꽃이
노랗게 피어나도
마음 속의 이 내 시름
쓰리고 또 아프구나
- '시경' 에서


태그:#여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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