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토마스 쿤은 그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패러다임’이란 의미를 처음 자연 과학계에 선보였다. ‘낡은 것’을 변혁시켜 ‘새 것’의 시대를 여는 것쯤으로 패러다임을 해석한다면  우리는 매일 새로운 변혁의 공간을 들락거리는 셈이다.

 

 

인터넷으로 총칭되는 웹 세계는 현재 2.0이란 패러다임 속에서 진화하고 있다. 일본의 IT 리더인 우메다 모치오(梅田望夫)는 구글이 그동안 변화시킨 웹 환경과 앞으로 변화시킬 인터넷 ‘저쪽 편’의 진화에 대해 <웹 진화론>을 통해 소개했다.

 

그는 한마디로 웹은 진화하고 있고 진화의 중심에는 인터넷 3대 조류를 주도한 구글과 같은 회사가 있다고 확신했다.

 

인터넷 3대 조류는 ‘인터넷’ 그 자체와 ‘오픈소스’, 그리고 공개를 통한 가격혁명(cheap)이다. 인터넷을 통한 소스와 정보 공개는 조직의 스피드와 파워를 무한대로 키울 수 있다는 논리다.

 

이 무한대 속에 뭔가를 만들어 낼 것이란 기대감 속에 정보는 집적된다. 이렇게 모인 정보는 결국 인터넷 상에서 모든 인간의 분신에게 돈을 쥐어주는 새 경제블록을 탄생시킨다.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면 신(神)의 시점에서 이해하라고 우메다 씨는 ‘친절히’ 조언한다. 웹2.0이란 손에 잡히지 않는 정의와 패러다임 속에 허우적거릴 때쯤 ‘꼬리긴 공룡’이 우리 앞에 어슬렁거린다.

 

2004년 등장한 롱테일(Long tail) 공룡이다. 티끌을 모아보니 태산이 되더란 말과 같다.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취급하지도 않는 책이 아마존닷컴에서는 전체매출의 절반 이상을 점하는 것을 그래프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공룡 같은 모양이 그려지면서 나온 이론이다.

 

어떻게 오프 매장에 없는 책들이 인터넷에선 잘 팔리는가. 이는 최신작을 과거에 발간된 책과 자동 연결해 추천하는 프로그램이 있기에 가능했다. 인간의 기억속에선 잊혔지만 웹2.0이란 ‘괴물’이 이를 끄집어 낸 것이다.

 

또 블로그 저널리즘에 의해 기득권을 가진 미디어의 권위가 10년 이내 붕괴할 것이라고 하는 저자의 예감이 다소 거칠어 보이지만 치프(cheap)혁명이 블로그의 콘텐트를 강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어 묵과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불특정 다수가 무한대로 지식을 집적하는 위키피디아는 성장촉진속도가 빠른 ‘공룡’ 중 하나다. 그동안 백과사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박사들이 모여 방대한 양의 정보를 오랜 시간 주물러야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물론 주고받는 비용은 없다. 이것이 오픈 소스의 특성이다.

 

이 책은 이런 특성을 앞세워 네티즌에게 무한대 속으로 동참을 은근히 권하고 있다. 무한대의 사람이 인터넷 ‘저쪽 편’에 있다면서. 그들은 어느 순간 한 공간에서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1년 내내 하루 종일 함께 할 수 있다고. 

 

이 같은 ‘시공몰아일체’ 특성이 웹을 진화시켰고 웹2.0은 지금 이 시간에도 인터넷이란 공간 안에서 끊임없이 분화하고 집적하면서 머리를 키우고 꼬리를 늘리고 있다. 그리고 어느 날 우리 앞에 웹3.0이란 새 패러다임으로 불쑥 나타날 것만 같다. 인터넷 저쪽 편에서부터. 그리고 한마디 툭 던질 것이다.

 

“동참은 당신 몫이야.“


웹 진화론 - 세상을 바꿀 엄청난 변화가 시작됐다

우메다 모치오 지음, 이우광 옮김, 재인(2006)


#웹진화론#우메다 모치오#구글#롱테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