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런닝으로 몸 풀고... 오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경기를 앞두고 소집 된 선수들이 런닝으로 몸을 풀고있다.

▲ 가벼운 런닝으로 몸 풀고... 오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경기를 앞두고 소집 된 선수들이 런닝으로 몸을 풀고있다. ⓒ 이성필

"재진아, 힘들어? 안 힘들지?"

 

공격수들의 슈팅 훈련을 지도하던 허정무 감독이 허리부상으로 19일 대전시티즌과의 컵대회 원정경기에서 제외된 조재진(28·전북 현대)를 지켜보며 한마디 던졌다. 잠시 뒤 허정무 감독은 골키퍼 김영광(25·울산 현대)의 선방장면을 만들어주는 슈팅을 한 박주영(23·FC서울)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골키퍼 기분 맞춰가며 슛하냐?"

 

열여섯 명 모여 북한 전 대비 훈련

 

20일 오후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파주 NFC),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오는 26일 중국 상하이 홍커우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북한과의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이 소집됐다.

 

파주NFC의 증축 공사로 정오까지 서울시 강서구 외발산동 메이필드호텔로 소집 된 선수들은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간단한 소감을 털어놓았다. 이 중 북한대표팀 안영학(30)과 한 팀에 속한 조원희(25·이상 수원 삼성)는 "화성시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출발하기 전에 (안영학에게) 상하이에서 만나자고 하면서 나왔다"고 전했다.  

 

정오를 조금 넘겨 박주영, 이청용(20·FC서울)이 도착하면서 대표팀 소집은 완료됐다. 이후 로비에 모여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간 간단한 상견례를 가진 뒤 오후 3시 30분을 조금 넘겨 파주NFC에 도착, 첫 훈련을 소화했다.  

 

이날 훈련에는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31·토트넘 홋스퍼) 등 해외파 여섯 명과 컵대회에서 오른쪽 발목 염좌 부상을 입어 되돌아간 오장은(23;울산 현대)을 제외한 열여섯 명의 선수들이 모였다.

 

컵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던 조재진과 한태유(27·광주 상무)는 가벼운 볼 다루기를 했다. 컵대회 광주 상무와의 경기 도중 오른쪽 발목 염좌 부상을 입은 이종민(25·울산 현대)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가벼운 러닝과 함께 피로회복 훈련을 하며 '승점 3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공 뺏기 놀이(?) 2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에 위치한 파주NFC에서 축구대표팀의 훈련이 있었다. 전날 컵대회 출전으로 선수들이 쌓인 피로를 공뺏기 훈련으로 풀고있다.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은 대표팀에 첫 선발 된 수원 삼성의 이정수

▲ 공 뺏기 놀이(?) 2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에 위치한 파주NFC에서 축구대표팀의 훈련이 있었다. 전날 컵대회 출전으로 선수들이 쌓인 피로를 공뺏기 훈련으로 풀고있다.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은 대표팀에 첫 선발 된 수원 삼성의 이정수 ⓒ 이성필

 

허정무 감독, "침착하게 하란 말이야!"

 

이후 허정무 감독은 공격수들에게 슈팅 훈련을 지시했다. 한태유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한데 둘러앉아 술래를 정한 뒤 공 뺏기지 않는 훈련으로 땀을 흘렸다.

 

자연스럽게 훈련의 초점은 공격에 맞춰졌다. 공격수들의 슈팅 훈련은 꽤 강도 높게 진행됐다. 미드필더인 한태유가 박지성의 역할을 맡아 박주영, 염기훈, 조재진에게 쉼 없이 볼을 연결했고 이것을 받은 세 선수는 한 번 접거나 직접 슈팅을 하는 등 감각을 익히는데 주력했다.

 

이들을 지켜보던 허정무 감독은 잘못된 점과 잘한 점을 가리지 않고 계속 지적했다. 슈팅이 하늘 위로 뜨자 "이런 것을 넣어야 한단 말이야" 혹은 "그래 침착하게 하란 말이야", "저기 비어있는데 왜 날리느냐"고 소리치며 선수들에게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허정무 감독의 지적은 공격수뿐 아니라 막는 골키퍼에게도 집중됐다. 특히 슈팅을 막아내려는 의지가 너무 강해 몸을 날리던 김영광이 자리에 누워 일어나지를 앉자 "하루종일 누워 있을 거야?"라며 재빨리 일어나 다음 동작을 취할 것을 지시했다.

 

허정무 감독의 목소리는 박주영이 시도한 슈팅이 골대 뒤 골망 위를 벗어나자 "새 잡냐?"라고 농담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공격수들에게 다양한 지적이 이어졌지만 허정무 감독은 이들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훈련 종료 뒤 한 인터뷰에서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꼭 넣어야 한다. 골키퍼와 싸우기도 하지만 수비수와도 싸워야 하기 때문에 정확성과 침착성이 겸비되어야 한다"며 승점 3점을 얻기 위해서 공격수들의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한편, 대표팀은 오는 22일까지 국내에서 훈련한 뒤 23일 오전 중국 상하이로 출국한다.

2008.03.20 21:54 ⓒ 2008 OhmyNews
축구대표팀 허정무 감독 파주NFC 조재진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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