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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 이렇게 추운데, 꽃이 피었네.”

 

놀랍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많은 매화나무 중에서 홀로 꽃봉오리를 터트리고 있으니,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 나무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꽃봉오리들이 준비하고 있었다. 모두 다 방긋방긋 얼굴을 내밀기 위하여 분주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딱 한 송이 매화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아 ! 정말로 아름다운 얼굴이다.”

 

그것은 기적이었다. 아니 마법이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습 한파로 인해 세상이 온통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섬진강이 흐르고 있는 매화 마을에도 어김없이 삭풍은 휘몰아치고 있었다. 강바람의 심술로 인해 푸른 대나무들이 몸을 지탱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이런 심술에 매화나무 또한 고통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비결이 무엇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세상이 추위의 맹위에 벌벌 떨고 있었다. 그런데 유독 그 나무만이 당당하게 제 할 일을 해내고 있었다. 강바람의 심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봉오리들을 터트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분명 그렇게 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웃음을 잃지 않고 환하게 웃고 있는 비결이 있을 것이다.

 

기습 한파는 자연을 거스르는 일이다. 멀어지는 겨울에 맞지 않는 일이고 다가오고 있는 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럼에도 원한과 분노가 앞서게 되면 자연을 거역하는 일이 되고 결국은 얼굴도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절대로 웃는 얼굴을 할 수가 없다. 아니 웃는 얼굴은커녕 아예 웃음의 뿌리마저도 흔적 없이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나와 생각이 같지 않다고 하여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도 거역이다. 나와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것이 밝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고 관용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여유가 배려할 수 있게 하고 얼굴에 웃음꽃을 피워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나에게 소중한 일이 아니라고 하여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나에게는 관련이 없어도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소중하고 버릴 수 없는 보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살아야 한다. 사소한 일이지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세상은 아름다워질 수 있는 것이다.

 

추우니까 세상의 모든 나무들이 움츠리고 있을 것이라고 단정지어버려서는 안 된다. 이렇게 추워도 꽃을 터뜨릴 수 있는 꽃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 송이 피어 있는 매화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추위에 찾은 섬진강의 모습을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었다.

 

 

강바람으로 흔들리고 있는 강의 모습에 온기를 불어넣어주고 있었다. 아무리 기습 한파가 몸부림을 친다고 하여도 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인정과 존중 그리고 용서와 배려가 바로 비결인 것이다.

 

매화마을 다압에서 활짝 피어 있는 한 송이 매화를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얼굴의 위대함을 확인하게 된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열심히 실천하면서 살게 되면 언제나 환하게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환하게 웃고 있는 매화를 오랫동안 바라다보고 있었다.<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2008.2.15일 전남 광양 다압마을에서


태그:#매화, #아름다운, #준비, #활동,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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