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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느낌의 그림이 예쁜 책입니다.
▲ 곰사냥을 떠나자 수채화 느낌의 그림이 예쁜 책입니다.
ⓒ 시공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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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읽어주면 좋은 책으로 소개했던 <곰 사냥을 떠나자>는 평면 책이었습니다. 실감 나는 성대모사로 읽어주면 평면 책도 아이들을 신나게 할 수 있지만, 책 속 아이들이 숲 속을 걸어가고, 곰이 입체적으로 일어나고, 눈보라가 필름지 위에 그려져 있어 바람이 쌩쌩 불고 눈이 펑펑 내리는 느낌을 살려주는 입체 북을 보고나면 평면 책은 시들해지기 마련입니다.

아이가 두 살 생일 선물로 받은 이 책을 처음 보자마자 "우와! 엄마 움직인다"하고 흥분하더군요. 대개 새 책을 받으면 좋아하긴 해도, 감탄사를 뿜으며 좋아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책을 펼치고 주인공들을 앞으로 잡아당기거나 밀면서 풀숲을 지나고 강을 건너는 모습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책을 펼치고 주인공들을 앞으로 잡아당기거나 밀면서 풀숲을 지나고 강을 건너는 모습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시공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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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 사이로 지나가는 아이들이 보이세요?
동굴에서 점점 일어서는 곰은요?
 나무들 사이로 지나가는 아이들이 보이세요? 동굴에서 점점 일어서는 곰은요?
ⓒ 시공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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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사이로 지나가는 것 같은 아이들이 너무 귀엽지요? 손으로 잡아당기면 나무 뒤에 숨었다가 다시 밀면 뒤로 숨는 장면입니다. 곰을 잡으로 떠나는 가족들이 풀숲과 강, 어두운 숲속을 지나가고, 철벅거리는 진흙탕과 눈보라를 뚫고 가는 내용이 팝업북으로 더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아이들이 무릎을 반쯤 올렸다가 내리는 진흙탕을 밟고 지나가는 장면도 너무 잘 만들어서 어른인 제가 봐도 감탄이 절로 나는 책입니다.

엄마가 제 값 주고 사주기에는 많이 비싸지만, 장난감 하나 사준다 셈 치고 무슨 날에 맞춰 선물로 사주거나 아이의 생일 같은 기념일에 고모나 삼촌에게 사달라고 신청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팝업북이라기보다 팝업예술이라 해야 마땅한, 앨리스

팝업 예술이라 부르고 싶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팝업 예술이라 부르고 싶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로버트 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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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쿠하가 태어나기 전, 제가 먼저 반했던 책입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이 책 한 권 값에 조금 더 보태면 20kg짜리 쌀 한 포대를 살 수 있습니다) 책이지만, 환상적인 팝업들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반하게 할 정도입니다. 팝업북이라고 분류하고 끝내기에는 아쉬워 '팝업 예술'이라고 불러야 마땅한 작품이지요.

첫 장을 넘기면 앨리스가 놀던 숲의 나무들이 일어섭니다.
 첫 장을 넘기면 앨리스가 놀던 숲의 나무들이 일어섭니다.
ⓒ 로버트 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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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봤을 때, 첫장을 열면 나타나는 이 장면에서부터 탄성을 질렀던 기억이 납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장치를 해 두어 화면에 보이는 나무들이 한꺼번에 일어나 숲을 이룹니다. 차를 마시는 장면에서는 티 테이블이 사각형으로 일어나 마치 진짜 테이블이 차려진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책 속에는 작은 팝업북이 또 들어있습니다. 왼편 하얀색 책 내용은 깨알같이 작은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책 속에는 작은 팝업북이 또 들어있습니다. 왼편 하얀색 책 내용은 깨알같이 작은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 로버트 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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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북이지만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내용도 작은 글씨로 담아 뒀습니다.

책 내용이 적힌 공간에도 팝업은 계속 됩니다. 작은 팝업 창들이 해당되는 내용에 걸맞게 숨어 있습니다. 흰색 접지 부분에 깨알 같이 작은 글씨가 보이세요? 한글 번역판이 나오지 않아 영어판으로만 보여줘야 합니다. 작은 글씨가 눈이 아프고, 아이가 소화하기에는 너무 긴 글밥이라 한 줄 정도씩만 듬성듬성 읽어주고는 넘어갑니다.

마지막 쪽. 카드로 만든 구름다리가 예술입니다. 어른도 눈이 휘둥그레해 집니다.
 마지막 쪽. 카드로 만든 구름다리가 예술입니다. 어른도 눈이 휘둥그레해 집니다.
ⓒ 로버트 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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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감탄해 마지않는 마지막 장입니다. 수십 장의 카드들이 하나로 연결돼 구름 다리를 만들어 내지요. 이만하면 팝업 예술이라 해도 결코 지나친 칭찬이 아니지요?

누군가 아이들에게 뭔가 선물하고 싶다고 하면, 망설이지 마시고 냉큼 멋진 팝업 북을 선물해 달라고 하세요. 엄마 지갑에서 선뜻 사주기 어려운 책은 지인들에게 기회를 양보하자구요. 이상 마음에 쏙 드는 두 돌 선물을 받은 쿠하 모친의 제안이었습니다.


곰 사냥을 떠나자 (팝업북) - 팝업으로 만나는 네버랜드 걸작 그림책

마이클 로젠 지음, 헬린 옥슨버리 그림, 공경희 옮김, 시공사(2006)


태그:#동화, #팝업, #쿠하, #앨리스,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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