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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7일, 국립민속박물관은 주말을 앞둔 금요일답게 많은 단체 관람객들로 넘쳐났다. 이  중에서 유독 눈에 띈 단체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나타난  예은유치원 어린이들이었다.

 

우리는 한복을 명절에나 입는 거추장스러운 옷 정도로 여긴다. 그래서 평상복으로는 거의 입는 경우가 없다. 이렇게 잊혀져 가는 한복을 잘 차려 입은 어린이들이 나타나자 국립민속박물관이 한층 더 환해진 듯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40여명의 어린이들은 조선시대의 궁중의 공주, 옹주와 왕자님들처럼 보였다. 더구나 한복을 차려 입어선지 어린이들의 관람 태도도 얌전하고 예의 바랐다.

어린이 단체 관람객 중엔 꼭 한두 명씩 전시장을 소란스럽게 만드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예은유치원의 어린이들은 아주 조용하게 그리고 질서 있게 관람을 해주었다.

 

오늘만 하여도 이미 6,7개 유치원, 어린이집의 어린이들이 다녀갔다. 그 중에서 떠들어서 자원봉사자들이 힘들어하기도 하고, 전시장을 뛰쳐나간 말썽꾼을 찾는 소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한 어린이가 뛰어가는 것을 미처 붙잡지 못하고 따라 갔지만 어느 새 상설전시관으로 사라져 버리고 두 명이 따라 가서야 간신히 데려 오기도 하였다.

 

곱게 차려 입은 한복이 너무 예뻤고, 질서를 잘 키지는 모습이 너무도 고마워서 잠시 따라 올라가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나는 데스크에서 안내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지만 귀여운 모습을 놓칠 수 없었다.

 

여기저기 따라 다니면서 사진을 찍다가 어느 선생님께 물었다.

“오늘 여기 온다고 한복을 입히자고 하신 분이 어느 분이십니까?”
“저기 계신 원감님이신데요. 왜 그러시죠?”

“너무 반갑고 귀여워서 사진을 찍다가 어떤 분의 아이디어인지 궁금해서요.”

원감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어린이들 사이에 묻혀서 탁본을 떠주기도 하고 붙잡아 주기도 하는 등 분주한 듯해서 인터뷰를 할 수 없었다. 간신히 손길을 멈추게 하고 물었더니 “한복은 우리 전통 의상인데 잊혀져가고, 평상시에 잘 입지 않지 않아요? 그래서 민속박물관에 오는 날에 민속 옷인 한복을 입혀 보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한복을 입히자고 하였지요”라고 말했다.

한 마디 하고선 아이들의 탁본을 떠주느라 정신이 없어서 더 이상 말을 붙이기가 어려웠다.

 

“정말 멋진 생각을 하셔서 우리 어린이들이 오늘 한층 더 돋보입니다. 수고 하시는데 방해가 될까봐 더 이상 여쭙지 않겠습니다. 어린이들 관람 잘 시키고 돌아가십시오”라고 한 마디 인사를 남기고 머리를 숙여서 얼굴을 찍기가 어려운 원감님을 향해서 서너 차례 셔터를 눌러서야 간신히 얼굴을 알아 볼 수 있을 만한 사진 한 장을 얻었다.
 
앞으로 이렇게 한복을 입은 어린이들이 자주 민속박물관을 찾아 주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 어린이를 사랑하고, 좋은 생각을 실천에 옮기신 진혜영 원감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녹원환경뉴스,디지털특파원,라라라뉴스,개인블로그 등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국립민속박물관, #유치원, #예은유치원, #한복,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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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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