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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밤새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게 개었습니다. 불볕 더위로 방안 가득했던 땀과 습기로 눅눅해진 베개와 쿠션을, 뜨거운 햇살에 말리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햇볕은 습기와 냄새도 없애줄 뿐만 아니라 소독도 된답니다.

베게와 쿠션을 볕이 잘 드는 곳에 널어놓고는,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지개도 펴보고 팔도 좌우로 흔들어 몸통돌리기도 보았습니다. 옥상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동네도 살펴보았습니다. 동쪽으로 계양산이 보였고, 북쪽으로는 논밭위에 세워진 고층아파트단지가 들어선 경서동이 보였습니다.

▲ 옥상에서 내려다본 동네
ⓒ 이장연

그렇게 오랜만에 한가로이 지나가는 여름을 만끽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옥상 난간 위에 검은 물체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대체 뭐지?'하고 가까이 다가가 보았습니다. 말벌처럼 생긴 날벌레 두 마리가 날개를 접고 꼬리를 맞댄 채 있더군요. 번식을 위해 교미를 하는 모양새였습니다.

▲ 옥상 난간에 날벌레가 꼬리를 맞대고 앉아 있었다.
ⓒ 이장연

그런데 교미 중인 날벌레들은 한참을 그 자세 그대로 꼼짝하지 않고 있어 혹시 죽은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날벌레들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몰래 훔쳐보는 것이 뻘쭘했지만, 더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았습니다.

▲ 교미 중인 날벌레
ⓒ 이장연

다행히 숨은 쉬고 있었습니다. 수컷처럼 보이는 놈이 거칠게 숨을 쉬는 것을 배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생명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날벌레의 모습에서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이 느껴졌습니다.

▲ 죽은 건 아닐까 걱정되어 가까이 다가가 봤다.
ⓒ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날벌레, #교미,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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