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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망까지 말타기 놀다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아침에 눈뜨며 마을 앞 공터에 모여 매일 만나는 그 친구들 비싸고 멋진 장난감 하나 없어도 하루 종일 재미있었어, 좁은 골목길 나지막한 뒷산 언덕도 매일 새로운 그 놀이터 개울에 빠져 하나뿐인 옷을 버려도 갈 때 되면 서로 웃었지 어색한 표정에 단체사진 속에는 잊지 못할 내 어린날 보물들"

영화 <선생 김봉두>의 OST로 쓰였으며, 얼마 전 종영된 KBS <개그콘서트> '골목대장 마빡이' 테마곡으로 사용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보물'이라는 노래다.

노래가사에 나오는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망까지(비석치기), 말타기 이외에도 70~80년대를 살아온 세대라면 깡통차기, 자치기, 공기놀이, 구슬치기 등 말로 표현하기에도 벅찬 다양한 놀이를 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비록 지금은 기억이 흐려져 놀이 순서나 방법이 잘 생각나지 않겠지만 어린 시절의 이런 다양한 놀이들은 비싼 장난감 없이도 건강하고 재미있게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게 만들어줬다.

그런데, 최근 어른과 청소년의 언어 격차를 줄이자는 의도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고 있는 KBS-2TV <상상플러스> '세대공감 올드 앤 뉴'에서 옛 추억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추억의 놀이'를 상기시켜 주고 있다.

비석치기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딱지치기, 고무줄놀이까지 다양한 추억의 놀이를 즐기며 그 놀이에서 1등을 한 출연자에게는 정답을 맞힐 수 있는 결정적인 힌트를 준다. 예전에는 단순히 힌트만 보고 정답을 맞히는 것에 시청하는 즐거움이 있었지만, 요즈음에는 정답을 맞히는 즐거움 이외에 추억의 놀이를 지켜보며 어린 시절을 회상할 수 있어 좋다.

▲ 고무줄놀이(왼쪽)와 공기놀이(오른쪽). 예전에는 공기돌 5개, 검정고무줄 한개만 있으면 장소와 관계없이 하루를 재미있게 보낼 수 있었다. 사진은 KBS-2TV 상상플러스의 한 장면
ⓒ KBS
특히 지난 136회 홍수아·강정화 출연 당시엔 고무줄놀이를 했다. 그 방송을 보고 있으니, 고무줄놀이 할 때 부르던 노래도 생각났고 남자애들과 여자애들이 함께 고무줄놀이를 하며 재밌게 놀았던 기억도 떠올랐다.

이날 출연자들은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로 시작되는 '전우야 잘자라'라는 노래를 살짝 개사해서 부르며 고무줄놀이를 즐겼다. 하지만 나는 어린 시절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으로 시작되는 동요 '금강산'을 부르거나, "나리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로 시작되는 동요 '봄나들이'를 부르며 고무줄놀이를 즐겼다. 여자애들과 함께 고무줄놀이를 하고 있으면 몇몇 남자애들이 '여자애들 놀이를 남자가 같이 한다'고 놀리며 다가와 면도칼로 고무줄을 끊고 달아나기도 했다.

▲ 비석치기(왼쪽)와 딱지치기. 크고 잘 다듬어진 비석돌과 빳빳한 종이로 만든 대형 딱지는 자신을 과시하던 좋은 보물이었다.
ⓒ KBS
이외에도 대형 딱지를 접어 상대편을 주눅 들게 했던 딱지치기, 손톱에 시커멓게 때가 낄 정도로 흙이 있는 맨땅에서 했던 공기놀이, 길거리에 돌아다니던 기와를 갈아 비석모양으로 깎거나 갈아서 만든 돌로 세워져있는 상대편 비석을 쓰러뜨리면 승리하는 비석치기(또는 망까기) 등도 선보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옛 추억을 더듬어보게 했다.

지금 30대가 넘는 세대들은 <상상플러스>에서 선보였던 추억의 놀이 이외에도 맨땅에 3개의 구멍을 파놓고 구슬을 그곳에 넣어 3바퀴를 돌면 범이 되고, 이후 상대편 구슬을 맞추면 그 구슬을 따는 놀이인 구슬치기, 나무를 깎아서 큰자와 작은자(새끼자)를 만들어서 편을 나누어 승자와 패자를 가렸던 자치기놀이, 동그란 원안에 찌그러진 빈 깡통을 놓고 술래가 숨어있는 사람을 찾아서 깡통을 먼저 찍으면 술래가 되는 놀이인 깡통차기 등을 하며 별다른 장난감 없이도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냈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추억의 놀이들. TV에서 다시 추억의 놀이들을 방송의 소재로 삼아 시청자들로 하여금 예전의 추억을 머릿속에서 끄집어내도록 하는 것은 시청자로서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 돌아왔다. 산으로 바다로 더위를 피해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피서를 떠날 것이다.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간 여행지에서 추억의 놀이를 해 보는 건 어떨까?

태그:#추억의 놀이, #상상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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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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