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28일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2007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오마이뉴스 국내·외 시민기자들이 러시아, 폴란드 등 세계 각지의 미디어환경과 시민미디어의 역할 등에 관한 발제를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시민저널리즘은 어떤 곳인가.
세계의 많은 시민기자들은 캐나다의 <나우퍼블릭닷컴>과 미국의 <데일리 코스>를 꼽는다. 두 시민미디어의 핵심 당사자들은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제3회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참가해 '북미지역 시민미디어'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마이클 티펫 <나우퍼블릭닷컴> 공동 창설자는 "내가 생각하는 시민저널리즘은 주류언론이 다루지 않는 뉴스를 현장에서 본 그대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라며 "전통 저널리즘이 전 세계의 윤리와 정치, 경제에 대해 논할 때 시민저널리즘은 사건이 벌어진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펄떡펄떡 뛰는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티펫은 "<나우퍼블릭닷컴>은 현장에 있는 사람에게 돈을 지급하고 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녹음하고 취재해서 기사로 올리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며 "뉴스가 발생한 뒤 현장에 기자를 파견하는 기성언론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자부했다. 비록 날것이기는 하나 생생한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시민미디어의 '맛'이라는 것이다. 기성언론과의 차이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조안 맥카터 <데일리 코스> 편집자는 "미국 블로거들은 시민기자라기보다는 시민의 여론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일종의 평론가인 셈"이라며 "평소 '네트루트'라 불리는 미국 블로거들은 대다수 풀뿌리 진보주의자들"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맥카터는 "미국정부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미국의 기업은 그렇지 않다"며 "공연한 정치적 발언으로 상관에게 찍혀 파면 당하게 될까봐 대다수 블로거들은 익명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맥카터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정치논쟁 사이트 <데일리 코스>는 스팸을 걸러내기 위한 상호견제 장치를 두고 있으며, 진보적 경향성 때문에 일부 정치인들이 멀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한다. 그래도 적극적인 토론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우퍼블릭닷컴>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캐나다의 시민미디어이며 <데일리 코스> 또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논쟁 사이트로서 하루 60만명의 방문자가 찾고 있다. 2004년 미국 대선에서도 네티즌들이 많이 참여했었다.

다음은 마이클 티펫과 조안 맥카터의 연설 전문이다.

마이클 티펫
<나우퍼블릭닷컴> 공동 창설자

▲ 마이클 티펫 <나우퍼블릭닷컴> 공동 창설자
ⓒ 오마이뉴스 김귀현
시민저널리즘이 뭘까. 내 나름대로 정의해보겠다. 언론의 한쪽에는 주류언론이 존재하고 있고, 그 반대쪽에는 주류언론이 다루지 않는 뉴스들이 있다. 주류언론이 다루지 않는 뉴스를 다루는 것이 시민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한다.

전통 저널리즘이 전 세계의 윤리와 정치, 경제에 대해 논할 때, 시민저널리즘은 직접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에 달려가는 것이다. 현장에서 본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생생하게 보여주는 게 바로 시민저널리즘이다.

그럼 일반대중은 누굴까. 나우퍼블릭닷컴은 세계에서 가장 큰 블로그다. 뉴스가 발생하면 누군가는 그 자리에 가 있게 된다. 무슨 말이냐면, 현장에 있는 누군가에게 상황을 녹음해서 업로드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장에 있는 사람에게 돈을 지급하고 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녹음하고 취재해서 기사로 올리는 방식이다.

이런 기사를 만드는 것 자체가 하나의 시민저널리즘의 역할이라고 본다. 그러면 뉴스가 발생할 때마다 기성언론처럼 기자를 파견하는 식이 아니기 때문에 훨씬 빠르게 현장상황을 일반인들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태풍 카트리나가 미국을 강타했을 때 우리는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시민과 연결해 무엇이 됐든 사진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그 사람은 손바닥에 잔뜩 찾아야 할 사람의 이름을 적은 손바닥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다. 매우 인상적인 사진이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캐나다 북부에 살고 있는 한 시민이 경찰이 알기도 전에 그쪽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알려줬다. 경찰도 모르는 사실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런데 현장에 있는 사람이 공식적으로 취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 다른 사람을 찾기도 한다. 멀리 있는 기자가 따로 일부러 출동할 필요가 없다.

CNN에서 보도됐던 '모니카 비밀경찰대원 사건'을 알 것이다. 나우퍼블릭닷컴에 모니카의 친구가 글을 썼다. 이 이야기는 큰 인기를 끌었고, CNN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세계적인 사건으로 주목받았다. 주류언론에서 보도하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발굴해 보도한 것이다.

또한 대중들을 통해 뉴스를 수집하고 그것이 뉴스거리가 된다면 검토한 뒤에 곧바로 게재한다. 독자들은 우리 블로그를 통해서 생생한 뉴스를 접할 수 있다. 마치 벽에 모니터 100개를 놓고 시시각각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뉴스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의 역할은 대중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걸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시민저널리즘이 주류언론을 파괴할 것이냐, 대체할 것이냐 논란이 많다. 그런데 내 생각은 시민저널리즘이 주류언론의 뉴스비즈니스를 좀더 잘 되게 하는 매개체라는 것이다. 종이신문들은 지난 15년간 꾸준히 25% 이상 독자 수가 하락하고 있다. 북미지역 지역방송들도 18% 이상 시청률이 하락했다. 신문도 200억 달러 이상의 매출 갭이 있다.

그리고 독점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어디서든지 뉴스를 보고 얘기해줄 수 있다. 우리가 커버해야 할 단위, 숫자는 적어지고 대신 깊숙한 기사가 그 자리를 잡게 됐다. 좀더 깊이있는 기사가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도심지역에서는 늘 똑같은 뉴스만 생산하게 된다. 블로거의 5% 이하가 새로운 뉴스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80년대 이후 북미사람들은 기성언론들이 덜 도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건전한 온라인 웹 사용자가 있다. 온라인 광고매출은 계속 확대되고 있고, 북미 인구의 80%가 7일간 웹을 이용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주류언론들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류언론이 시민저널리즘과 손을 잡으면 더 큰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주류언론이 잘 되도록 돕는 것도 시민저널리즘의 역할이다. AP통신도 시민저널리즘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상호연관성도 인정했다. 협력만 남았다.

조안 맥카터
<데일리 코스> 편집자

▲ 조안 맥카터 <데일리 코스> 편집자
ⓒ 오마이뉴스 김귀현
미국의 블로거들은 시민기자라기보다는 시민의 여론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평론가에 가깝다. 그래서 우리는 블로거들을 '네트루트'라고도 부른다. 미국의 블로거 가운데는 민주당 지지자가 많다. 민주적인 풀뿌리 진보주의적 블로그들이 많다.

미국에는 유료 블로거와 무료 블로거로 나뉜다. 무료 블로거들은 주로 익명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정부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기업은 그렇지 않다. 기업의 입장에서 상관이 싫어할만한 정치적 발언을 해서 공연히 파면 당하게 될까봐 대다수 블로거들은 익명으로 활동한다.

스코폴리티코(SCOOPOLITICO.COM)는 워싱턴DC에서 활동하는 전통미디어 기자들이 온라인으로 정책에 대해 토론하는 블로그다. 기성언론 기자로서 여러 가지 특징을 나타내면서 민주당 존 에드워드 의원이 헤어스타일을 바꾼 것에 대해서만도 무려 8건의 기사를 올렸다.

또, 줄리아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자꾸 돈 벌러 다니느라 바빠서 스터디 그룹에서 쫓겨났다는 기사도 실렸다. 이밖에도 미국에는 재미있는 블로그들이 많다.

나는 <데일리 코스>를 매일 방문한다. 50만 명의 독자가 매일 방문하고 있다. 작년 선거 때는 60만 명이 방문했다. <데일리 코스>에는 2500명의 활동적인 사용자들이 있다. 그들은 매일 코멘트를 달고 기사를 쓴다. 하루 300명 정도가 기록을 남기고 있다.

대신 우리는 약간의 검열을 한다. 기사를 체크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걸러낸다. 스팸과 같은 글들은 아예 쫓아버린다. 일종의 상호견제의 역할인 셈이다. 이 같은 약간의 검열과 <데일리 코스>의 진보적 경향성 때문에 멀리하는 정치인들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대부분 <데일리 코스>에서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있다.

다음은 발제 뒤 이어진 질의 및 응답이다.

- 마이클 티펫에게 묻겠다. 처음에 어떻게 시작했나?
"우리집 차고를 사무실로 쓰면서 6개월동안 작업했다. 처음에 가족과 친구들은 모두 나를 정신 나간 놈 취급했다. 미쳤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많은 돈도 필요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문적인 투자자를 찾으러 다닌다. 우리는 지금 3개의 금융그룹으로부터 재원을 조달받는다. 조만간 또 투자자를 찾는다는 광고를 낼 예정이다. 광고주들이 나우퍼블릭닷컴은 경제적 비전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투자하는 것이다. 뉴스비즈니스는 별 볼 일 없는 뉴스들을 어떻게 하면 좀더 활기차게 만들 수 있을까 그 방법을 찾고 있다. 잘 버티면 투자자가 시민미디어를 찾아올 것이다."

- 티펫! 성공의 열쇠는 무엇인가.
"기술이 저렴해지고 아주 쉬워지고 있다. 위험부담에 드는 비용이 훨씬 저렴해졌다. 시민미디어에서 비용은 이제 큰 문제가 아니다. 10만명이 일하는 실리콘벨리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얻었다면 그 뒤로는 반드시 성장한다는 것만 남아 있는 격이 된다.

CNN이나 <뉴욕타임스> 같은 매체들이 나우퍼블릭닷컴을 많이 소개했지만 정말 효과를 본 것은 댄 길모어의 블로그이다. 블로거들을 활용하는 것이 시민미디어의 최고 홍보전략이라고 생각한다.

태그:#조안 맥카터, #마이클 티펫, #데일리 코스, #나우퍼블릭닷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