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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국 선생, 그를 알게 된 것은 작년 찬바람이 한창일 때니, 2월 무렵일 게다. 당시 한창 오마이 블로그에서 활동하던 때인데, 오 선생의 그림 한점이 1월 첫째주인가 오마이 블로그 대문글에 편집되어서다,

작년 개띠 해로, 극사실주의로 묘사한 한점의 진돗개 사진이 내 눈을 한번에 사로잡았다. 당시 오 선생의 그림 설명에서처럼, 수천 수만 번의 붓질(?) 노력 끝에 탄생한 작품이었다니 말이다.

▲ 작년 1월 오진국 선생의 작품이다. 이 그림이 오블 대문글에 올라 왔었다.
ⓒ 오진국
그런데 그 그림이 바로 그래픽, 아니 정확히는 페인터 프로그램을 활용한 그림이었다는 게 나의 관심을 한번에 잡아끌었다.

당시 한창, 포토삽 프로그램을 이용해 패러디에 활용하고 있다보니 그 한계에 나름대로 봉착해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패러디라는 게 장난수준이고 시간 죽이기에는 적절하지만 좀더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패러디를 원했다는 게 정확할 게다.

하지만 오 선생은 페인터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추상주의는 물론 극사실주의 표현을 할 수 있다고 하니 말이다.

오진국 선생님과 연락해 처음 뵌 게, 지난해 2월이었다. 영등포 허름한 술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나눴던 오 선생의 조언을 밑바탕 삼아, 내 나름대로 만평을 그리게 된 게 바로 오 선생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니, 아닌 말로 내 스승님이기도 하다.

▲ 오진국 선생의 '빛과 소리전'
ⓒ 추광규
당시 오 선생님이 하신 말이, "자신있게 그리라는 것"이다. 하여 내가 작년 2월 오 선생을 만난 후 타블렛을 용산전자상가에서 사다가 용감하게도 화가장이(?)의 세계에 뛰어들게 만드신 이가 바로 오 선생님이기도 하다.

오진국 선생, 부산 분이시다.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 때까지는 미술에 열정을 바쳐 오시다가 그간 사회생활은 전혀 엉뚱한 분야에서 해 온 분이기도 하다.

오 선생의 고백에 따르면, H 그룹의 수출파트에서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정열을 바쳤고, 몇 년 전엔가는 자신의 글에서 접대하느랴 수십억은 족히 술값으로 썼다고 고백 아닌 고백을 하다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았노라고 털어놓기도 했으니, 당신 나름대로는 성공한 사회생활을 하신 분이기도 하다.

어쨌든, 그 회사를 떠난 후 새로운 세상을 접한 게 오 선생의 고백에서처럼, 디지털 세상이었다는 것.

▲ 오진국 선생이 전시된 그림을 배경으로 소탈하게 웃고 계시다. 사진찍히시는게 영 어색하신듯
ⓒ 추광규
"30여년의 오랜 침묵을 깨고 그림세계로 다시 돌아온 모습은 몰골이 추한 방랑자의 모습과도 흡사했고, 너덜너덜한 행색이야말로 아무도 거들떠 볼 일 없는 헌 신발짝 같은 세속의 굳은 각질들로 가득했다"는 자신의 고백처럼 말이다.

오 선생은 지난 5년 동안 무려 2천여 점의 디지털 그림을 그려왔단다. "千일을 밤 세우고 千일을 고뇌했다"는 표현이 예사롭지는 않다.

아니 정확히는 자신을 아는 사람이 그렇게 폐인과도 같은 생활을 달갑지 않게 평가하리라는 것은 오 선생이 더 정확히 알고 있었을 게다. 오 선생은 "나를 잘 아는 누군가는 아마도 제 정신이 아니거나 녹슨 병기로 전투에 임하는 패잔병의 이미지로 떠올렸을 것이 분명하다"며 그간 자신의 심정을 이번 전시회 브로셔의 글에 올렸으니 말이다.

지난 5년간 패잔병의 이미지로만 떠올려졌을 오 선생은 그간 자신의 땀과 노력들을 내보였다. 바로 그의 첫 전시회인 '빛과 소리전'을 통해서다.

오 선생은 이번 디지털 아트 전시회를 통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디지털 아트의 새로운 세상을 선 보였다.

바로, 대형 LCD모니터를 통한 그림과 음악의 접목을 택한 것, 전시회 공간 한 가운데에 대형 LCD모니터가 놓여 있고, 그 모니터에서는 쉴 사이 없이 화면이 바뀌면서 새로운 예술의 지평을 열고 있다. 물론 그림과 함께 그에 걸맞은 음악이 나오고 말이다.

▲ '빛과 소리전
ⓒ 추광규
또, 전시장 한가운데에는 마치 작은 간판 같은 작은 그림들이 열 서너 점 놓여 있다. 그림 뒤에 조명을 넣어서 마치 살아있는 그림을 연출한 것.

기존의 아날로그 그림 전시회이라면 감히 상상치 못할 파격적인 연출이다. 아니 그것이 바로 디지털 아트의 오묘한 그 참맛이 아닐까 한다.

감히 내 짧은 식견으로는 오진국 선생의 그림세계를 평하지는 못하겠다. 다만 당신의 열정과 그 연세에도 살아 있는 눈동자에서 당신의 열정을 읽는 것 뿐.

오진국 선생이 이번 전시회를 기점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개척해 감은 물론 물질적으로도 성공하는 아티스트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오진국 선생의 이번 전시회는 세종로 금호아시아나 빌딩 3층 아트홀에서 5월 8일까지 열린다. 또한 오 선생의 디지털아트는 오마이블로그 "오진국의 디지털그림세상"에서 감상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포스트(www.dailypost.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오진국, #페인터 프로그램, #타블렛, #디지털 그림, #디지털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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