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히트(hit) .. 몇 년 전인가 〈사랑과 영혼〉이라는 미국 영화가 우리 나라에서도 상당한 히트를 친 적이 있었다 .. 《한정식-사진, 시간의 아름다운 풍경》(열화당,1999) 68쪽 “몇 년(年) 전(前)인가”는 “몇 해 앞서인가”로 다듬으면 좋아요. ‘상당(相當)한’은 ‘크게’나 ‘많이’로 다듬을 수 있어요. ┌ 히트(hit) │ (1) 세상에 내놓거나 발표한 것이 크게 인기를 얻음 │ - 최고의 히트 상품 / 신곡이 히트를 치다 │ (2) = 안타(安打) │ ├ 상당한 히트를 친 적이 있다 │→ 크게 인기를 모은 적이 있다 │→ 널리 사랑을 받은 적이 있다 └ … 야구라는 운동경기에서 ‘안타’를 ‘히트’라고도 하는데, 이 말을 걸러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해설자나 신문기자는 ‘히트 앤드 런’이라는 말을 버리지 못합니다. 우리 말로는 ‘치고 달리기’인데요. ‘런 앤 히트’라는 말도 쓰는데, ‘달리고 치기’로 고치면 좋습니다. 보기글은, “미국 영화를 우리 나라 사람들도 많이 좋아했던 적이 있다”로 다듬을 수 있어요. “최고의 히트 상품”은 “최고 인기 상품”이나 “가장 사랑받는 상품”으로 다듬으면 되고요. “신곡이 히트를 치다”는 “새노래가 사랑을 많이 받다”로 다듬으면 딱 어울립니다. ㄴ. 퀄리티(quality) .. 그리하여 건강과 시간과 작업의 퀄리티에 얼마나 큰 손해를 끼치는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이나미-나의 디자인 이야기》(마음산책,2005) 17쪽 “너무나 잘 알고”가 아니라 “아주 잘 알고”라든지 “대단히 잘 알고”처럼 써야 올바릅니다. “큰 손해(損害)를 끼치는지”로 써도 나쁘지 않지만, “안 좋은지”나 “나쁜지”라고만 쓰면 한결 낫구나 싶어요. ┌ quality │ 1 [U.C] 질(質)(opp. quantity) │ a 특성, 특질, 특색(characteristic) │ b [U.C] 소질, 자질 │ c [U.C] 품질, (품질의) 좋고 나쁨 │ d 본질 │ 2 우량질, 우량성(excellence), 우수성, 고급 │ 3 《드물게》 성격, 기질 │ 4 《고어》 사회적 지위;《고어》 높은 신분;자격(capacity) │ 5 《드물게》 자격, 입장 │ 6 【음악·음성】 음질;(모음 등의) 음색(timbre) │ 7 X선의 침투력 │ 8 고급 신문[잡지] │ 9 능력, 재능 │ ├ 작업의 퀄리티에 │→ 작업의 질에 └ … 문화나 예술 쪽에서 일하는 분들은 요 100 해 사이에 ‘퀄리티’ 같은 서양말을 즐겨씁니다. 앞으로도 한동안 이런 말씀씀이가 이어가리라 봅니다. 저처럼 어리숙하고 지식이 얕은 사람은 알아듣기 어려운 말이라, 그때그때 영한사전을 뒤적여야 비로소 말뜻을 헤아릴 수 있는데, 이런 서양말을 즐겨쓰는 분들은, 자기들이 하는 말을 ‘다른 사람이 잘 알아듣는지 못 알아듣는지’는 생각하지 않는 듯합니다. 듣는 쪽을 생각한다면, 자기 말투나 말씨를 바꿔야 하지 않겠어요? 아이들을 앞에 놓고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감으로 강의를 한다고 해 보셔요. 이때 이런저런 서양말을 잔뜩 끼워넣어서 말하면 아이들이 알아들을까요? 이 보기글은 통째로 다듬고 싶습니다. 저라면, “그리하여 몸과 시간과 일 모두에 얼마나 나쁜지를 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처럼 쓰겠어요. 쉽게 쓰자고요.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고개를 끄덕거리며 받아들이거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쓰자고요. 쉽게 풀릴 일을 비비 꼬지 말자고요. .ㄷ 멤버(member) .. 멤버는 상당한 지식인들인 것 같은데, 꼬리가 영 안 잡힌단 말씀이야 .. 《우라사와 나오키/윤영의 옮김-플루토 (3)》(서울문화사,2007) 65쪽 ‘상당(相當)한’은 ‘꽤나-적잖이-저으기(적이)’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 멤버(member) : 단체를 구성하는 일원(一員). ‘구성원’, ‘선수’, ‘회원’ │ 으로 순화 │ - 후반전에 들어와서 멤버 교체가 있었다 / 구인회의 멤버가 모여들어 │ ├ 멤버는 상당한 지식인들 │→ 회원은 꽤나 지식인들 │→ 그곳 사람들은 적잖이 지식인들 │→ 모두들 대단한 지식인들 └ … 한자말이라고 하지만, 예부터 써 온 말은 ‘회원’입니다. ‘회원’이라고 쓰는 한편, 때에 따라서는 ‘사람’이라고 해도 알맞습니다. 보기글에서는 ‘모두’로 다듬어도 어울리네요. 요사이는 ‘멤버’뿐 아니라 ‘멤버쉽’이라는 말도 두루 쓰일 만큼 미국말이 우리 삶 깊숙하게 파고들었습니다. “모임 회원이에요” 하고 말하기보다 “까페 멤버예요” 하고 말하는 일이 한결 흔하다고 볼 수 있고, 앞으로도 이런 흐름은 이어지거나 더 깊어지리라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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