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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서울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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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기대감 없이 행사에 참석했는데, 조희연 교육감의 기념사를 듣고 나니 '진짜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될 수 있겠구나'하는 희망을 느꼈어요." - 시민 윤도경씨

"5.18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후손들에게 떳떳한 앞세대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그림책 <오월의 주먹밥> 작가 정란희씨

5.18민주화운동(아래 5.18) 제44주년 기념 서울행사 참석자들은 이같이 말했다. "5.18 정신을 기억하고, 어떻게 계승해야 할지를 함께 고민하겠다"라고 한 참석자들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열린 '5.18 제44주년 기념 서울행사'에는 어린 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유공자까지 35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한 최수동 5.18공로자회 서울시지부장은 행사 시작 전 <오마이뉴스>와 만나 "5.18과 관련된 시민들이 수도권에도 500여 명 있다"며 " 5.18 당시 희생당한 유족과 부상자를 위로하고,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유공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나누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고 설명했다.

"국가 유산되는 마지막 관문,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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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서울기념식'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왼쪽부터 이남 5.18부상자회 서울시지부장,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오세훈 서울시장, 함세웅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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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오전 10시가 되자 5.18을 상징하는 대표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왔고, 사회자가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참석자들은 5.18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올렸다.

이번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한 이남 5.18부상자회 서울지부장은 "잔인하고 몸서리치는 큰 아픔"이라는 말로 시작해 "계속해서 진실을 밝히자", "아픔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희망찬 5월을 만들겠다"는 말로 기념사를 끝맺으며 지난 44년의 경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을 위해 유공자들은 계속해서 정치권 및 시민단체와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최수동 5.18공로자회 서울시지부장 역시 "대한민국 헌법 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내용이 담겨있다"면서 "5.18 민주 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에 대해 이틀 전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 등을 만나 여당의 적극 협조를 약속받았다"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22대 여야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협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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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서울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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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이날 기념사에서 "5.18 정신이 대한민국의 국가 유산이 되는 마지막 관문, 헌법 전문 수록을 향해서 가고 있다"며 "숭고한 5.18의 정신을 헌법에 수록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국가유산으로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들어 저는 '어떻게 해야 5.18이 과거의 국가유산이 아닌 미래의 국가유산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해가 지나가면서 젊은 세대에게는 5.18이 점점 더 먼 과거가 되어가기 때문"이라며 "저희는 교육의 방식으로 5.18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과업 역시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함세웅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은 "우리는 5.18 정신으로 불의한 독재와 일제 잔재를 청산해야 하고 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에 이어 현 정권의 잘못된 점을 꾸짖어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5.18 희생자들이 우리에게 주는 역사적 교훈이자 가르침"이라고 했다. 또 그는 "5.18 당시 거짓 보도를 했던 <조선일보>를 비롯해 잘못된 언론을 교정하는 것 역시 1980년 광주가 우리에게 명하는 2024년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4년 전 5월, 꽃다운 청춘들을 비롯해 많은 시민이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불꽃처럼 5.18을 이끌었다"며 "5.18은 (시민들 사이에서) 단 한 건의 범죄도 일어나지 않았을 정도로 뛰어난 민주화운동"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여기 계신 유공자 여러분들의 열정과 희생이 만들어낸 결실"이라며 "5.18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후 5.18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추모 공연을 지켜봤다. 행사 말미에는 350여 명의 참석자가 모두 함께 팔뚝질을 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고, 5.18 민주 영령들을 위한 헌화 분향을 진행했다. 이들은 오전 11시 30분부터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주먹밥 나누기 행사에 참석했다.

"피 흘려 쌓아온 민주 가치, 어떤 세력도 훼손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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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서울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희생 영령을 위해 헌화 분향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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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이날 참석자들이 선언한 '5.18 민주화운동 제44주년 서울 기념식 선언문' 전문.

오늘 우리는 민주화운동 제 44주년을 맞이하여 서슬퍼런 계엄군에 맞서 저항했던 위대한 민중항쟁의 역사를 기리고 민주주의의 단단한 틀을 구축해 나가고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 시민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크나큰 희생을 치렀습니다. 그날을 기리며 우리는 다시 한번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자 합니다.

제44주년 서울 기념행사에 참석한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민주시민은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우리는 피 흘려 쌓아온 민주적 가치가 어떤 세력에도 훼손되지 않도록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연대를 이루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핍박받고 있는 지역의 민주화를 위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자유와 평화, 정착을 위한 전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민주화 운동의 역사와 그 의미를 전하여 민주주의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민족의 번영을 이루는 데 헌신할 것입니다.

우리는 5.18 정신을 해산하는 그 어떤 세력에게도 단호히 대처할 것이며, 이 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역 이념, 세대 간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타 보훈단체와 협력하여 보다 성숙한 민주사회로 가는 길에 앞장서서 국가유공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입니다.

5.18 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우리는 다시 한번 먼저 가신 영령들과 동료들의 희생과 용기를 기리며 인권, 평등, 정의, 평화가 구현되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초석이 될 것을 다짐합니다.

-2024년 5월 18일 5.18 민주화운동 제44주년 서울기념식 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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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서울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희생 영령을 위해 묵념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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