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된 땅에서 태어나 살아 온 청소년들은 통일을 꼭 해야 하냐고 묻습니다. 충남도교육청은 이 같은 물음에 답하고자 학교마다 평화통일 수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2 충남통일교실, 오마이뉴스-충남도교육청 공동캠페인>을 통해 교실 안 평화통일 교육 풍경을 들여다보았습니다. [편집자말] |
충남 부여 대왕초(교장 한진숙) 3·4학년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가고 싶은 장소로 선택한 곳은 서울 롯데월드타워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다. 전체 일정은 학생들이 직접 논의해 짰다. '사제동행'이지만 학생 중심 체험학습이다.
롯데월드타워가 서울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마천루라면 서대문형무소역사관는 일제강점기에 유관순 등 수많은 애국지사가 수감됐던 민족 수난의 현장이다. 현재 서울의 모습과 과거 서울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
지난 8일 이 학교 3·4학년 전체 학생(3학년 2명, 4학년 4명)이 아침 일찍 서울행 기차를 타고 '사제동행 평화 톡톡'길에 나섰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목적지를 찾아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공감 여행으로, 두 명의 교사가 함께했다.
먼저 도착한 곳은 롯데월드타워다. 이곳에 도착한 학생들의 첫 소감은 '발전'과 '경제력'이다.
4학년 한 학생은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모습을 보고 시골과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발전된 모습을 보고 인간의 창의력과 사회성에 매우 놀랐다"며 "존경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학생들은 교사들과 대화를 통해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를 떠올리면서 '평화가 있기에 지금과 같은 발전된 도시의 모습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떠올렸다.
다음 행선지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둘러본 학생들의 감상은 교사들의 예상보다 깊고 컸다.
한 학생은 "나라와 땅을 잃은 슬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그 슬픔을 "원망감과 깊은 상실감"이라고 표현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학생들은 일제강점기 슬픔과 고통을 넘어 현재의 분단과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학생들은 소감문에 "나라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남북이 다투지 않기 위해, 지금의 평화를 깨지 않기 위해 통일이 필요하다"고 썼다.
일정에 동행한 정선구 교사는 "4학년 도덕교과에 통일에 관련된 단원이 나오기는 하지만, 통일이 왜 꼭 필요한지를 배우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며 "이번 사제동행에서 평화의 중요성과 통일의 필요성과 소중함을 함께 느껴보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충남도교육청(교육감 김지철)은 매년 각 학교의 사제동행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사제동행'은 교사 1인이 1~4명의 학생과 함께 주말·방학 중 테마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과 신뢰감을 쌓고 역사의식도 높이는 프로그램으로 학교 현장에서 인기가 높다.
아래는 대왕초 학생들이 여행 말미에 학생들이 '평화통일'을 주제로 쓴 4행시다.
평/화로운 날에
화/살처럼 날아오는 폭탄
통/속에 갇힌 쥐처럼
일/상을 일순간 밀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