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글쓴이 홍진웅님은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학교 교장입니다[편집자말]
코로나19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언제 끝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더불어서 발달장애를 가진 가정들의 고통도 극에 달하고 있다. 안타깝게 돌봄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발달장애 가정도 있었다.

처음 코로나19가 시작할 즈음 2월 첫주로부터 14일간 전국에 휴교, 휴업령이 떨어졌다. 이에따라 발달장애인 대안교육과 평생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산돌학교도 2주간 휴업을 결정했다.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2주간을 함께 지내는 일이 각 가정 입장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가정들은 당연히 동참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모두가 힘을 합쳐 잘 견뎌냈다.

2주후 다시 등교는 하였으나 그때에도 여전히 코로나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방역지침은 더 강화되고 정부에서는 휴업연장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발표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발달장애인들이 특성상 정해진 일상이 바뀌는 것에 대해 크게 민감하고, 또 맞벌이 등으로 가정에 발달장애 자녀 혼자만 놔둘 수 없는 형편 들이 있어서 휴업연장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산돌학교는, 가정에 혼자 있어야만 하는 아이들을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두고 최소한의 인원만 학교에 나오도록 하였다. 소독이나 마스크착용, 거리두기, 가족 동선확인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가운데 긴급돌봄으로 전환하였다. 이렇게 각 가정들과 고통분담을 하였다.

그러나 이 기간이 길어지면서 긴급돌봄에 자녀를 보낼 수 없었던 가정들의 돌봄부담과 학교는 학교대로 자체 비용을 들여 방역을 실시하고 각 가정에 매일 가족들의 동선까지 일일이 확인 하는 등 업무의 증가로 가정과 학교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었다.

4월 초순에는 맞벌이 가정 외에도 돌봄을 힘들어하는 가정을 더 선별해서 긴급돌봄에 추가하기로 결정하였다. 결정하는 과정은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가정상황인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를 결정한다는 것이 매우 고통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가정들의 양보와 돕는 분위기로 인하여 더 힘들어하는 가정의 아이를 추가돌봄에 결정할 수 있었다.

장애인복지관, 주간보호센터, 평생교육기관 등은 기존 낮 시간동안 발달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시설들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각 지자체에서는 이런 시설들을 휴관 조치했다. 그 시설을 이용하던 발달장애인들은 불가피하게 가정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이런 가정돌봄이 길어짐에 따라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짧은 내 생각으로는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나 체계를 따로 만들지 말고 기존의 장애인복지관이나 주간보호센터, 평생교육기관들을 긴급돌봄기능이 작동하도록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기존에 이용하던 기관이 아닌 다른 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발달장애인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긴급돌봄을 하는 동안 방역수칙을 철저히 잘 지키고 또 이를 위한 필요한 인력이나 경비를 더 지원하는 방식으로 코로나 시국에서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을 해결하면 어떨까 하고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당국에서는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고려한 지침을 만들어 긴급돌봄을 실행한다면 돌봄부담으로 인한 가정의 극단적인 선택을 예방하고 나아가 장기화가 예상되는 코로나 시국에 더욱 투명하게 방역관리도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덧붙이는 글 |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학교 교장


#발달장애인 #코로나19#산돌학교#긴급돌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