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청년의 죽음을 추모하고 사회적 타살을 방치하는 정부에 대한 규탄 대자보가 서울대, 고대, 이대, 건대, 숭실대, 홍대, 서강대 등 대학가 곳곳에 붙었다.
지난 12월 18일 서울대학교 1학년 학생이 "정신적 귀족이 되고 싶었지만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수저 색깔", "버티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유서를 대학 온라인커뮤니티에 남기고 옥탑방에서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대에서는"<추모>사회적 타살을 외면하지 맙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부착되어 "한두 명이 아니라 매일 5~6명의 청년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는 대한민국 청년의 삶, 희망과 미래를 버리고 있다"면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기성세대가 말하는 정신력이 부족하거나 노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서강대대자보 中>"우리가 하는 공부는 비참하고 쓸쓸한 것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아닌 낙오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를 이끌기 때문이다" <홍익대대자보 中>"헬조선에서는 청년의 죽음을 애도할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다"<숭실대대자보 中>
고려대에서는 "죽음을 선택하는 청년들은 우리와 같은 이 시대 대한민국의 청년들입니다. 같은 동시대의 청년으로 이들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합시다"라며 청년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함께 할 것을 호소했고, 이화여대에서는 "기성정치인은 청년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없다"며 청년이 직접 나서자고 호소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12월 언론에 보도된 것만 해도 청년들의 잇따른 죽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12월 15일 20대 여성이 원룸에서 질병으로 목숨을 잃은 지 보름 만에 이웃에 의해 발견되었고, 같은 날 10~20대 남녀 3명이 펜션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기도했다. 바로 3일 뒤 서울대 1학년 학생의 투신자살, 그리고 21일 취직을 못한 것을 비관해 창원에서 20대 남성이 스스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사형 집행에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고통없이 죽는 약으로 유명)을 인터넷을 통해 공동구매한 이들이 며칠 전 검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20~30대 초반으로 특정한 직업이 없거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다 자살을 결심했으며, 검찰 조사에서 "세상에 낙이 없다"는 진술을 했다.
연간 모두 2천 명이 넘는 청년이 하루 6명꼴로 목숨을 끊었으며 실제로 20대~30대 사망원인 1위가'자살'인 상황에서 자살하는 청년의 문제가 내 문제일 수 있다며 외면하지 말자는 호소가 대학가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청년하다는 오는 26일 4시 신촌에서 청년추모발언대와 추모행진을 진행하여 청년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청년문제를 방치하는 정부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모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