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해를 품은 달>에서 이훤 역을 맡은 배우 김다현.

뮤지컬 <해를 품은 달>에서 이훤 역을 맡은 배우 김다현. ⓒ 이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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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국민드라마로 사랑 받은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이 뮤지컬로 돌아왔다.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은 1년 이상의 제작기간을 거친 탄탄한 프로덕션으로 현재 6월 용인 포은아트홀 프리뷰 공연 중이며, 7월 예술의 전당 초연에 들어간다. 소설을 원작으로 각색되었으며, 소설과 드라마와는 차별성 있는 공연으로 한국의 정서와 미, 아름대운 색채를 표현한 의상과 조명으로 한편의 수묵화 같은 무대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원작에서 김수현을 명실 공히 스타덤에 올려놓기도 한 조선시대 가상의 왕 이훤 역으로 분하고 있는 '꽃다현', 뮤지컬 배우 김다현을 지난 12일 프리뷰 공연이 진행되고 있는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만났다.   

필자가 기억하는 그는 뮤지컬 <라카지>와 <헤드윅>에서 여자보다 더 예쁜 '꽃미모'를 발하던 배우다. 인터뷰를 위해 분장실에 방문했을 때 그는 극 중 이훤의 의상인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있었다. 그 모습은 수많은 여성 팬이 어찌 그에게 열광하는 지 그 이유를 짐작케 했다.

"대한민국 배우로서 창작뮤지컬 한다는 건 의미 있는 일"

- 뮤지컬 <해품달>에서 이훤 역을 맡았다. 이훤 역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내가 뮤지컬 <해품달>이라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와 일치한다. 조선시대의 왕은 사랑을 어떻게 했는지, 어떤 삶을 살았을지 궁금했고, 표현해보고 싶었다."

- 이훤을 연기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공연의 모든 장면을 신경 쓰고 있지만 특히 '그래 사랑이다'라는 넘버와 1막 엔딩신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낼 때의 감정과 2막에서 재회하는 부분을 특히 신경 쓰고 있다."

- 이훤으로 변신하기 위해 따로 신경 쓴 부분이 있나?
"1막에서는 어린 나이(15살)다. 그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내가 열다섯 살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웃음) 일부러 어리게 연출하기 보다는 그 나이대의 정서와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 어린 보이스톤을 위해 보컬을 가볍게 하려고 한다. 2막에서 왕이 되고, 그 후에는 부담 없이 왕의 연기를 하고 있다." 

- 이훤이 본인과 닮은 부분이 있나?
"좋아하는 것에 대한 감정표현이 닮았다. 사람에 따라 스타일이 다를 텐데 사랑에 빠졌을 때, 이별했을 때 그리움의 감정 표현이 비슷하다."

- <해품달>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과 뮤지컬 넘버는?
"'그래 사랑이다'와 '행복이 만져지네'라는 넘버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그래 사랑이다'는 우리 뮤지컬 중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설렘과 이훤의 노력이 묻어나는 장면이다. 좋아하는 장면은 2막에서의 '재회'라는 장면인데, 죽었다고 생각했던 연우가 다시 훤 앞에 나타났을 때의 충격적인 감정표현을 위해 특별히 신경 썼다." 

- 당부의 말로, 관객들에게 '우리 작품에서 이런 면을 중점적으로 보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 하는 부분이 있다면? 
"드라마 <해품달>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래서 아마 모든 분들이 스토리를 다 알고 있기 때문에 편하게 보면 좋겠다. 드라마와 뮤지컬을 비교하기보다 발걸음 하는 관객들도 새로운 장르라 생각하고 보시기를 바란다. 무대와 의상도 멋지기 때문에 눈여겨 봐주었으면 좋겠고, 음악적인 부분에 귀 기울여주면 좋겠다."

- <해품달>은 창작뮤지컬이고 초연이다. 부담이 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창작뮤지컬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대한민국 배우로서 창작뮤지컬 작업을 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나아가서 우리 뮤지컬이 발전하고 시장이 좋아지려면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 실패할 수도 있고 성공할 수도 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도전해보고 부딪히는 게 나의 도전정신과 맞다. 매번 새로운 작품을 하며 관객을 만날 때마다 관객은 공연을 보고 어떻게 느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 모두가 과정이라 생각하고 즐기고 있다. 최선을 다한 만큼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기도 하다. '무'에서 '유'를 만드는 작업이다 보니, 내가 창조한 결과와 관객이 소통했을 때의 희열이 있다." 

- 창작뮤지컬의 매력은?
"라이선스 뮤지컬의 경우 다 만들어진 음악과 대본을 '자기화' 시키는 과정이라면, 창작, 초연뮤지컬의 경우 함께 소통하며 만들어간다는 점이 매력이다. 배우의 몫이 크다보니 현장에서 느꼈던 감각들을 스태프들과 상의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훤이 살아 나온 것처럼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의 한 장면.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의 한 장면. ⓒ 이이슬


- 드라마는 보셨나? 김수현과 김다현은 이런 점이 다르다 하는 부분은?
"드라마는 보지 못했고, 리뷰기사를 봤다. '김수현씨는 왕인데 잘생기기까지 했어요' 이런 리뷰를 보기도 했는데, 김다현의 이훤에 대해 말하자면 진지하게 접근하려 한다. 극 중 이훤이 살아 나온 것처럼 진정성 있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다."

- KBS <불후의 명곡>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습을 봤다. 1위를 차지하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뮤지컬 무대와는 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다.
"<불후의 명곡>의 경우 짧은 시간에 한곡을 무대에서 보여드려야 하기 때문에 한 곡 안에 많은걸 보여드려야 한다. 뮤지컬 무대의 경우 흐름을 계산하면서 이 부분에서 강렬하게, 이 부분에서 재미있게, 긴장감과 편안함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불후의 명곡>이 끝나고 엄청 허망했다. 금방 훅 지나가더라. 그 후로는 한 곡 안에서 뭘 보여드릴지에 대한 계산이 되어야 한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뮤지컬은 전체적인 흐름을 잡고 가야 한다. 이게 차이다."

- 그룹 야다로 가요계에 데뷔해서 뮤지컬 배우로 입문한지 10년이 되었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감회가 새롭다. 어느덧 현장에서 선배가 되어 있더라. 중간에 군대도 다녀오고 공백기도 있었다. 벌써 10년이 되었나 싶다. 좋은 선배,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나를 되돌아보고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국내 공연된 뮤지컬 작품의 거의 모든 배역을 연기했지만, 다시 해보고 싶은 공연이 있다면?
"<프로듀서스>와 <라카지>이다. <프로듀서스>는 굉장히 재밌게 했던 작품이고, <라카지>는 무대에서 행복하게 공연했던 작품이다."

- 고교동창 조승우가 6년 만에 <헤드윅> 공연을 한다. '다드윅'(헤드윅+김다현)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헤드윅> 초연부터 시즌4까지 모두 참여했다. 그 과정을 통해 '내 것'을 찾으며, 많은 분들이 불러주신 '다드윅'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생각한다. 해보고 싶은걸 다했다. 전역 후 <헤드윅> 재공연 제의를 받기도 했는데, 다시 공연했을 때 어떤 표현으로 관객들과 만날지에 대한 대답은 '물음표'였다. 어떤 헤드윅이 나올지 몰라서였다. 그래서 제의를 정중히 거절했던 것 같다. 그때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이 아직 오직 않았다. 그때까지 정말 나는 해보고 싶은걸 다했다. 재관람 배우로서 다시 찾아주시는 것 같은데, <헤드윅>으로 관객을 다시 만나기에는 아직 조금 더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 작품을 쉬지 않고 하고 있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나?
"체력관리에 평소 신경 많이 쓴다. 배우에게는 체력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매 공연 관객들은 처음 보러 오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은 제가 컨디션이 좋지 않습니다'라고 이야기 할 수 없지 않나? 그래서 최선의 컨디션으로 공연하려고 한다."

- 자신만의 체력관리 비법이 있나?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한번 한다. 무대에서 유산소 운동을 하고 있는 셈이라서 매일 하지는 않는 편. 이와 함께 근력운동을 일주일에 3회 정도 한다. 또, 좋은 음식을 챙겨 먹기도 한다. 홍삼은 기본으로 먹고 있다. 즐겨먹는 보양식은 오리나 장어이다."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면 그 배역으로 확 바뀌죠"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의 한 장면을 연기중인 이훤(김다현)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의 한 장면을 연기중인 이훤(김다현) ⓒ showplay


- 연이어 작품을 하다보면 감정적으로도 힘들 것 같은데, 그럴 땐 어떻게 하나?
"스스로 최면을 건다. 분장실에서 내가 맡은 배역의 분장을 하고 의상을 입고 나서 나에게 최면을 건다. 그러면 그 배역으로 확 바뀐다. 그래서 배우를 하지 않나 싶다."

- 무대 오르기 전 분장실에서는 주로 뭐하나?
"몸을 풀고, 대본을 훑는다. 완벽하게 대사가 숙지가 되어 있어도 실수를 할 수 있다. 평소에 실수를 안 하는 편이지만 혹시 모를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대사나 노래 연습을 한다."

- 뮤지컬 배우로서 보컬 노하우나 비법이 있나?
"가수 야다 시절의 발성을 뮤지컬 발성으로 바꾸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현재는 뮤지컬 발성으로 바뀐 소리에 '빛깔'을 더하고 있다. 또, 작품마다 맡은 배역에 알맞은 음색으로 바꾼다. 뮤지컬 <루팡> 때는 무겁고 굵은 톤이었다면, 지금은 1막의 어린 이훤을 표현하기 위해 가볍고 젊은 빛깔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 오늘 이훤의 의상을 입고 인터뷰 중인데, 정말 한복이 잘 어울린다.
"한복이 잘 어울리는 거 같아서 다행이다. 한복이 의외로 편하다. 나이 들면 평소에도 한복을 입고 다닐 것 같다. 주변 반응도 좋다."

- 실제 조선시대에 태어난다면?
"좋을 것 같다. 한복도 편하고. (웃음) 조선시대에 태어나면 왕을 한번 해보고 싶다. 왕의 말 한마디면 모든 게 끝이지 않나. 배우로서 또 다른 인물의 삶을 경험해 본다는 건 참 매력적인 작업이다."

- 스트레스나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하나?
"스트레스를 무대에서 풀고 있다. 일을 하며 푸는걸 알고 있나? 이 작품을 공연하며 다른 작품을 연습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한다. 내가 공연하고 있는 작품을 연습하고 있는 다른 작품의 캐릭터를 만나서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 지금의 캐릭터를 또 다른 캐릭터를 만나면서 잊어버린다는 점이 좋다. 뮤지컬 <젊은 배르테르의 슬픔> 공연 당시 굉장히 우울한 감정 속에서 연기했는데, 뮤지컬 <락 오브 에이지>를 연습 하면서 굉장히 신났고, 베르테르의 우울한 감정을 깨주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스트레스 해소가 되기도 한다." 

10년차 뮤지컬 배우 김다현, 잘생긴 외모의 소유자라서 이미지에 대한 자신감으로 안주할 법도 하지만, 그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악바리'였다. 일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쉬는 날에도 일 생각을 한다는 그를 보며 그의 작품 속 묻어나는 깊은 감정의 근원을 알았다.

이번 작품 속 그는 '이훤' 역으로 철저히 변신했다. 소리의 빛깔을 만드는 작업 중이라는 김다현. 어떤 빛깔의 소리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해 줄지 10년 후가 기대되는 배우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이슬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와 OT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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