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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인 석사동. 오로지 봉사정신 하나로, 이 지역의 큰 행사부터 주민들의 개인적인 부탁까지 손수 책임지는 이들이 있다. 바로 석사동의 통장들로 이루어진 '석사동 자원봉사단'이다. 지난 5월 2일, 석사동 주민센터에서 단장 왕선자(王仙子 · 57)씨를 만나 주민들을 위한 봉사 이야기에 대해 들어보았다.

"봉사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니 더 많은 사람들이 봉사활동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연 왕씨는 "우리 석사동사무소도 언제나 함께 지역봉사를 할 주민들을 기다리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2005년 창단되어 올해 햇수로 창단 8년째를 맞는 석사동 자원봉사단은 25명의 석사동 통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왕 단장은 창단 시부터 활동하여 단장을 지낸 지는 3년이 되었다.

석사동 자원봉사단은 매일 주민센터 내 건강관리실, 체력관리실을 관리하고 매주 재활용품을 수집, 분리하여 수익금을 불우이웃에게 전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왕씨는 "한 번 수거할 때 마다 현금으로 계산 시 40만 원 정도의 수익금이 발생한다"며 "현재는 롯데주류 '처음처럼'과 협력하여 소주 병뚜껑을 수거하고 있다. 모인 병뚜껑은 한 개당 30원으로 납품해 쌀과 라면 등 생필품으로 교환 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수혜자는 봉사단원들에게 추천된 이웃이며 안타까운 사정으로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더불어 매월 경로당을 찾아 노인들에게 직접 배운 손마사지를 해주기도 한다.

"정기적인 봉사 말고도 평소에 할 일들이 쌓여있다"고 덧붙인 왕씨는 "'찾아가는 재활용 교육'이라고 춘천시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이 있는데, 교육 중 아이들의 흥미 유발을 위해서 동화구연과 풍선아트로 재능기부를 하기도 한다"며 "다리가 다친 아이의 등교를 도와달라는 개인적인 부탁까지 거절하지 못해 직접 해결한다"고 말했다.

석사동 자원봉사단은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일을 도맡지 않았다고 한다. 시작은 각 동에 하나씩 설치하라는 시의 권유였다. 왕씨는 "'통장은 원래 지역 봉사의 목적으로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원봉사단에 흔쾌히 참여하게 됐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처음엔 지역축제 봉사정도로 활동하다가 6년 전쯤 장애인들이 일하는 곳에서 급식봉사를 하게 됐었다. 그곳에서 순수한 장애인들의 미소를 보며 나 자신이 건강한 것에 대한 행복을 새삼 느끼고 세상에 대한 불평, 불만 없이 감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그 때, 봉사가 내 마음에서 태도까지 변화시키는 것에 감동을 받아 작은 부탁이 들어와도 거절할 수 없어 활동범위가 넓어졌다"고 봉사활동의 계기를 설명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왕씨는 "쌀과 라면을 전달했던 노인을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났는데 내 두 손을 잡으며 '명절 때 줄 것이 없어 떡이라도 가져다주고 싶었는데 집 주소를 몰라 못 전해줬다'며 안타까워하더라"며 "나에겐 수많은 일들 중 하나였는데 소외된 이웃들에게는 절망 속에서 구제 받은 것처럼 느껴졌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매일, 매주, 매월로 짜인 봉사활동들이 있어 쉴 시간이 거의 없다"는 왕씨는 "딸들이 엄마 얼굴 볼 시간도 없다면서 투덜댄다"며 "엄마가 너무 바쁘다고 투정 부리면서도 언제나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가족들이 있어서 계속 일할 수 있다"며 웃어보였다.

왕 단장은 "몸이 건강한 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모두 거절없이 찾아가 줄 수 있는 만큼 다 주고 싶다"며 "현재 주민센터에서 난타를 배우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이것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태그:#춘천, #강원도,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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