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정규리그가 12월 2일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정규시즌이 끝나면서 각 팀들은 한 해의 결과물을 받았다. 그리고 각 팀들은 2012시즌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팀을 개편하고 다음 시즌을 대비할 것이다. 이는 보통의 시즌과 다를게 없어 보이지만 전과는 다른 차이가 있다. 2012년, 처음으로 도입된 승강제가 그것.

2012년 k리그는 축구관계자들과 팬들의 오랜 숙원이던 승강제를 도입했다. 30라운드까지의 결과를 바탕으로 상위A조와 하위 B조를 나눠 14라운드의 경기를 마친 후 A조에서 우승팀을, B조에서 강등될 한 팀을 결정하는 것이 2012시즌 K리그에서 도입한 승강제 방식이다.

승강제의 도입 전, 우승 가능성이 낮은 하위팀들간의 경기는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흥밋거리가 떨어졌다. 그러나 승강제가 도입되면서 강등권 탈출이라는 목표를 갖게 된 하위권팀들의 경기는 치열했고 팬들에게도 언론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됐다.

무한 경쟁 속 약자들은 어디로?

무한경쟁 사회가 다가올수록 가장 커다란 위협을 받는 이는 사회적 약자들이다. 이는 2012 K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상위 그룹인 A조를 대형 기업의 지원을 받는 구단들이 채워가는 동안 하위 그룹은 재정적으로 부족함을 겪고 있는 시민구단들이 채워가고 있었다.

A조에 8위로 막차를 탄 경남FC를 제외하면 인천유나이티드, 대구FC 대전 시티즌, 강원 FC 광주FC등의 시민구단은 모두 B조에 포함됐다.

시민구단에게 강등은 커다란 위협이다. 미디어의 관심에서 벗어난 2부리그로의 강등은 시민의 관심과 지지가 핵심인 시민구단에게 치명적이다. 줄어드는 스폰서의 규모, 줄어드는 관중 수입 등으로 인해 결국 시민구단은 팀의 간판 스타를 팔아 넘기는 제 살 깎아먹기 식 운영을 시작해야 한다.

또 이는 경기력 감소라는 결과라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첫 강등팀인 광주FC는 스폰서의 지원축소로 인해 재정감축을 요구당하고 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팀의 간판스타인 이승기를 비롯한 주요선수들을 이적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승강제, 가난한 구단의 위기? 가난한 구단을 위한 기회!

그러나 승강제의 시작이 가난한 시민구단을 위협한다고만은 볼 수 없다. 승강제의 시작은 K리그로의  진입장벽을 낮춰 K리그에 참가를 희망했으나 재정상 한계에 부딪혔던 팀들에게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그간 시민구단이 K리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가입금 10억 원과 축구발전기금 30억, 총 40억을 포함한 막대한 비용을 필요로 했다. 이 막대한 액수는 구단 창단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승강제의 시행으로 인해 K리그로 직접 진출하지 않고 2부리그에서 시작할 수 있게 됨으로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2부리그에서 시작할 경우 K리그에서의 운영비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다. 또한 프로축구연맹은 다음 해에 시작되는 2부리그 진출 팀에게 리그 가입비 50% 감면, 3년간 매년 10억 원씩 총 30억 원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처럼 승강제의 도입은 가난한 구단의 창단을 독려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부천FC와 안양FC이다. 두 팀은 연고이전이라는 과거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축구팬들의 구단 창단에 대한 열망이 큰 지역이다. 재정상의 문제로 인해 K리그 진출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승강제의 도입과 함께 2부리그에서 시작해도 K리그에 진입할 수 있게 돼  팀을 창단하기에 이르렀다.

모든 것은 시민구단 손에 달렸다

승강제의 도입은 시민구단의 성장동력이 될 수도, 몰락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키는 본인들의 손에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시민구단이 선전한다면 시민구단의 발전과 K리그 성장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

그들의 성공이 또 다른 사례가 되어 새로운 구단의 창단으로 독려하고 시민구단 전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혀 안정적 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시민구단의 성패, 승강제의 성패 나아가 K리그의 발전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다.

다음 시즌 시민구단은 승강제의 본격적인 시작과 함께 새로운 물결을 받아 들일 것이다. 그리고 시민구단들이 그 물결에 휩쓸려 허우적댈지, 물결을 타고 날아오를지는 각자의 노력에 달렸다. 시민구단들이 승강제의 도입을 기회로 삼고 최대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구단과 K리그 성장 모두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시민구단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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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승강제 시민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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