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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근대 대표 문인 육당 최남선은 1908년 우리나라 최초의 잡지 <소년> 창간호에서 한반도를 대륙을 향해 두 앞발을 치켜 세우고 포효하는 호랑이로 묘사했다. 그 용맹무쌍한 호랑이가 지난 100년 동안 시름시름 앓으며 누워 있다. 그것도 허리가 두 동강 난 채로 말이다.

병들어 있는 호랑이를 치료하기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병세는 깊어만 가고 있다. 오랫동안 이를 가슴 아파하던 이가 있었는데 그가 드디어 치료법을 만들어서 우리에게 나타났다. 바로 즉문즉설의 대가 '법륜스님'이다.

스님은 오랫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의 개인적 아픔을 보듬어 주고 인도를 비롯한 제3세계의 어려운 사람들은 물론 북한 동포를 돕기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북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게 되고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더구나 그는 동북아 역사 기행을 통해서 우리 민족의 지나간 역사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세계 정세 변화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자신의 능력을 이제 우리 민족의 오랜 숙원인 통일에 쏟아 붓고자 한 권의 책을 우리 앞에 내 놓았다. <새로운 100년>(이하 100년)을 통해서 스님은 통일의 당위성과 방법에 대해 특유의 쉽고 친근한 말투로 이야기하고 있다.

'100년'이 다른 통일 관련 책이나 글과 다른 점은 단순히 통일만 다루는 거나 곧바로 통일의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역사 이야기를 통해서 통일 이전에 우리 민족의 근본 뿌리에 대한 설명을 통해서 민족적 자긍심과 우리는 진정한 한민족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해 준다는 점이다. 또한 한반도 주변국가인 중국, 일본 그리고 미국이 각각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 지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지금이야말로 통일의 최적기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리고 통일로 인한 성과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득력 있게 말하고 있다. 인구와 영토의 관점에서도 통일이 되어야 세계 중강국이 될 수 있고 소득 3만불 시대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더욱이 통일은 우리만 잘 살자는 것이 아니라고 스님은 말한다. 통일은 우리는 물론 동북아의 영원한 평화 체제를 구축하고 세계 평화 번영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아울러 지금도 굶주림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 북한 동포를 하루 빨리 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자 우리 사회 최대 화두인 양극화와 복지국가 실현에도 필요하다고 열변을 토하고 있다.

'100년'이 주는 또 하나의 가치 중에 하나는 우리 사회에 팽배한 이분법 논리를 뛰어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중요 사안에 대해서 항상 이것 아니면 저것,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인식이 만연하고 통일에 대해서도 보수와 진보는 늘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러한 극단적인 인식으로는 통일은 커녕 양극화 해소, 복지국가 실현 등 우리 사회의 현안 해결은 요원하다. 이제는 나와 너라는 구분을 뛰어 넘고 우리라는 공동체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 볼 때만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스님은 말하고 있다.

'100년'을 읽다보면 북한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보수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조금은 북한에 대한 환상에 사로 잡혀 있는 진보는 정확하게 북한 현실을 인식하게 된다. 이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통일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버리고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통일에 다가설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통일에 드는 노력이 비용이 아니라 더 큰 성과를 이루는 투자이며 남북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을 서로 보완하면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100년'은 통일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갖게 해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100년'을 통해서 통일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지만 가장 큰 소득은 '역사의식과 시대를 읽는 자세'를 갖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역사의식을 통해서 스님은 체제, 이념, 문화가 상이한 남북한을 하나로 묶는 길을 찾아내고 우리에게 민족적 자긍심과 통일에 대한 열망을 안겨 주었다. 그리고 우리가 처한 시대 상황을 명확하게 알아차림으로서 화를 입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이 더욱더 가슴에 와 닿은 데에는 오연호 대표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20대 민주화를 위해 그 누구보다 열정을 쏟았고 <오마이뉴스>를 통해 현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그가 질문자였기에 스님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통일과 우리 민족에 대한 이야기를 실감나고 알차게 독자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었다고 본다.

책을 다 읽고나니 통일 운동을 통해서 남한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산업화에 청춘을 받친 5,60대의 관록과 민주화를 이루어낸 40대의 시대 정신 그리고 2,30대의 열정이 조화롭게 이루어진다면 엄청난 에너지가 만들어 질 것이고 이는 통일의 핵심 원동력이 될 것이다. 특히 요즘 무기력하고 인생을 무의미하게 허비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통일이야 말로 재미와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기회를 줄 것이다.

그 옛날 바이칼호수에서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광활한 시베리아 벌판을 지나서 이곳 한반도로 온 우리의 조상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있다. 통일이 되면 이제는 우리가 유라시아 횡단 철도를 타고 거꾸로 중국, 러시아 나아가 유럽까지 나아가서 우리 민족의 기상을 펼칠 것이다.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 70여 년간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이들이 통일을 위해서 력해 왔다. 이제는 결실을 맺을 때가 왔다. 처음엔 북한이 주도했고 그 다음 남한이 주도한 통일 운동은 이제 새로운 전환점에 섰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주도가 아니라 남북이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충분한 협의를 통해서 우리 모두가 행복해 지는 통일이 되도록 노력하는 화합의 통일, 통합의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자, 이제 백두산 호랑이의 아픔을 어루만져주자. 두 동강난 호랑이의 허리를 이어서 70여 년 간 고통받은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 다시금 하나가 되어 용맹무쌍한 백두산 호랑이의 기개를 발휘하자.

일어나라 칠천만 백두산 호랑이여! 배달 민족의 가슴에 박힌 분단이라는 대못을 뽑아내고 민족의 한을 풀어내어라. 그리하여 동북아는 물론 아시아 더 나아가 푸른 별 지구의 행복과 평화를 이루는 희망의 한반도 백두산 호랑이로 영원하라.

덧붙이는 글 | 새로운 100년 이벤트 참가



새로운 100년 - 오연호가 묻고 법륜 스님이 답하다, 개정증보판

법륜.오연호 지음, 오마이북(2018)


태그:#새로운 100년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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