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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2년 판 '당신의 더 나은 삶 지수' (Your Better Life Index)를 발표했다. 지난해에 처음으로 도입된 이 지수는 주거, 소득 등 삶의 질과 관련하여 11개 항목으로 평가됐다.

앙헬 구리아 (Angel Gurria) 사무총장은 "이 지수가 삶의 질을 측정하고, 비교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전통적인 국내총생산(GDP) 측정 방법보다 우월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여러 항목에서 OECD 평균을 웃돌며, 전반적인 삶의 질에서 괜찮은(moderately well) 결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먼저, 소득은 1만6570 달러(USD)로 OECD 평균(2만 2387 달러)을 밑돌았다. 보고서는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다섯 배가 넘는다"며 큰 빈부격차를 지적했다. 취업률은 15세 이상 64세 이하 성인의 경우 63%로 OECD 평균인 66%를 조금 밑돌았다. 여성 취업률은 53%로 "여전히 사회 생활과 가사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연평균 노동시간이 2193시간으로 OECD 평균인 1749시간 보다 무려 400시간 이상 많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한국 학생들, OECD 국가 중 가장 뛰어나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극찬했던 한국의 교육은 예상대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PISA)의 언어, 수리, 과학 영역에서 평균 541점을 기록한 한국 학생은 OECD 평균인 497점을 훨씬 상회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들을 보유한 국가 중 하나로 평가했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1세(여 84, 남 77)로 OECD 평균을 넘어섰다. 수질도 높은 편으로 82%의 국민이 만족(OECD 85%)하고 있다. 다만, 대기 중 미세먼지의 농도는 1제곱 미터 당 31μg (마이크로 그램)으로 OECD 평균(22μg)보다 꽤 높은 편이다.

보고서는 한국인의 공동체 의식이나 시민참여 수준이 보통인 것으로 평가했다. 대선 투표율이 63%는 OECD 평균(73%)에 비해 낮음을 지적했다. 또한, 상위 20%의 투표율(91%)이 하위 20%의 투표율(59%)을 훨씬 웃돌아 OECD 평균 격차(7%)와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은 다른 OECD 국가들보다 평소 행복하다고 느끼는 날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62%의 국민이 평상시에 성취에 대한 자부심이나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는 날이 걱정이나 지루함과 같은 부정적인 기분을 느끼는 날 보다 많다고 답해 72%인 OECD 평균을 밑돌았다. 소위, '운수 좋은 나라'라고 불리는 호주는 노르웨이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평가되었다.

이상의 수치가 한국인의 행복 지수를 바로 보여준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일부 수치만 인용해 "한국 사회는 불행하다"는 진부한 결론을 반복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높은 노동시간이나 투표율 격차와 같은 구체적인 부분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OECD에서 작성한 더 나은 삶 지수 국가별 기록(http://www.oecd.org/dataoecd/31/37/50413067.pdf)을 참고하였습니다.



태그:#OECD 2012 삶의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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