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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방송'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시청자가 만든 방송' 이런 것들이 정말 가능한 걸까? 가능하다! 우리 지역사회의 이야기를 시청자들이 직접 만든 방송프로그램이 있다. 매주 토요일 아침에 방영되는 대구MBC <열린TV 희망세상>이 바로 그러한 방송이다.

 

시청자들이 미디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대구MBC시청자미디어센터이다.

 

시청자미디어센터는 지역사회와 지역MBC 방송문화진흥회가 뜻을 모아 2003년도에 창원MBC(현재 MBC경남)를 시작으로 만들어져 현재 6개의 MBC시청자미디어센터가 있다. 이러한 미디어센터는 2000년대 초반에 한국에 처음 도입이 되었다. 현재 미디어센터는 전국적으로 많이 생겼지만 방송국에 자리 잡아 활동하는 센터는 MBC가 유일하다고 한다.

 

대구MBC 시청자미디어센터 지킴이, 윤정록 팀장을 만나고 왔다.

 

- 본인 소개를 해주세요.

"네, 안녕하세요. 미디어센터에서 운영 팀장을 맡고 있는 윤정록입니다."

 

- 대학생들에게 대구MBC 시청자미디어센터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우리 미디어센터는 2006년에 시작해서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데요. 영상제작활동 지원이나 영상교육, 소외계층과 어린이 미디어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러한 사업을 통해서 MBC라고 하는 공공의 미디어 재산을 다시 시청자들에게 환원하는 형태의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이주여성, 장애인, 어린이, 노인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이주여성들에게는 가족지원센터 나 다문화지원센터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주로 미디어를 통한 한글 교육을 하기도 하고 직접 영상 편지를 써서 고국에 보내기도 해요. 어린이들에게는 미디어 중독 예방을 위한 수업도 이루어지고 있어요. 소외계층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어요. 그 중에 시민영상제작과정은 고등학생부터 해서 대학생 직장인등 다양한 분들이 이곳에 와서 영상제작에 참여하고 있어요."

 

- 2006년에 센터가 생기고 그 때부터 교육을 했으면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교육도 있겠어요.

"기억에 남는 교육은 너무 많죠. 그 중에서 2008년에 청각장애인복지관에서 한 교육이 기억에 남아요. (그럼 어떻게 수업을 진행한 건가요? 수화해주는 분이 있었어요.) 보통 그 분들은 방송이 기득권세력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방송에서 그 분들 스스로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상상도 해보지 못한 분들이에요. 언론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해도 불쌍하고 가엾게 바라보죠. 그런데 그분들은 불행한 사람들이 아니에요.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거죠. 그분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동등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졌어요. 그 중에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는데 할아버지의 얼굴과 손이 거칠었어요. 그것만 봐도 할아버지의 삶이 힘겹고 거칠게 살아온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어요. 그 분은 말을 조금 할 수 있으셨는데 아들에게 영상편지를 썼어요. '아들아 미안하다'라고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제 마음도 짠하고 뭉클해졌죠."

 

- 시청자가 만드는 영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나요?
"아뇨, 상상도 못했죠. 처음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강의를 어떻게 진행해야할지 고민도 많이 했고요. 시민영상제작과정 1기에는 제가 꼼꼼하게 다 봐줬어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옆에서 제가 도와줬죠. 그런데 그게 제 착오였어요. 시청자들도 만들 수 있어요. 물론 전문가처럼 만드는 건 어렵겠지만 아이템의 다양성과 창의적인 이야기들은 기존 언론에서도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열린 TV 희망세상>에서는 하고 있어요. 지금은 크게 관여하지 않고 바라봐 주고 있죠."

 

- 시청자가 만든 영상 중에 기억에 남는 영상은 어떤 것 이 있나요?

"가영씨가 만든 '우리할머니는 수선화'요. (에이~정말인가요?^^) 네,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정말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준원이네 야구일기'라는 작품은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 인데 이런 것도 얼마나 개인적인 거예요. 사적인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거예요. 우리 지역에 이슬람사원이 있는 거 아세요? (아뇨~) '샬롬, 코리아' 라는 작품이 대구에 있는 이슬람사원 이야기에요. 이런 것은 지역사람들도 잘 모르고 부분이죠. 그리고 인권에 대한 영상도 많이 다뤄지고 있어요. 그 중에 이주여성의 이야기, '이제, 나는 죽었습니다' 는 기존의 언론사들이 담아내지 못하는 부분이죠.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시청자들은 하고 있어요."

 

- 대학생들이 참여하면 좋은 교육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시민영상제작과정이요. 영상 전공이라든가 신방과가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보통 대학생들은 많~이 바빠요.. (웃음, 네 맞아요) 이 교육과정을 전문적으로 생각하고 취업의 목적으로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런 곳이 아니에요. 우리가 표현 할 수 있는 방법들은 다양하잖아요. 글이라든지 사진이라든지. 여기서는 주로 자신이 만든 영상을 가지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곳이에요. 영상을 통해 이야기 하는 거죠. 미디어 교육을 바탕으로 해서 미디어 활용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와 줘요. 이 교육과정은 대학생들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돼요. 고등학생도 있고 부모님 세대의 분들도 만나 볼 수 있고, 30대 직장인도 만나 볼 수 있죠. 그런데 이런 부분을 어려워하고 부담을 느끼는 친구들이 종종 있어요. 자신의 또래와만 어울리고 다양한 계층과 소통하지 않으면 스스로에겐 발전이 없어요. 인간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경험을 통해서 발전할 수 있는 거거든요."

 

 

-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요즘 대학생들은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 같아요. 그리고 다양한 계층에 대한 거부감도 있고요. 20대만의 문화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문화와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0대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가능성들을 열어두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좀 더 재미있고 행복한 삶에 대해서 꿈을 꿨으면 좋겠어요."

덧붙이는 글 | 반디매거진에도 게재


태그:#시청자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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