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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에 진행되는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서의 김건모의 재도전을 놓고 온라인에서의 논쟁이 뜨겁다. 우선 온라인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대세다. 유명 극작가인 김수현도 김건모의 재도전을 방송사의 "얍실"함으로 표현했고, <오마이뉴스>에서도 다시는 프로그램을 안 보겠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이와는 반대로 김건모의 음악을 다시 들을 수 있게 된 것을 기뻐하는 주장도 있었다. 김제동이 방송에서 밝혔듯 '음악' 외적인 요소가 평가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재도전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김제동이 매니저를 맡았던 윤도현의 경우도 피아니스트 유니와 YB가 정확히는 음악이라고 할 수 없는 퍼포먼스로 상당한 가산점을 받은 게 분명하기 때문에 이는 논리적으로는 많이 궁색한 주장이다.

 

퍼포먼스는 음악과는 별개라는 주장도 이상하지만, 관객들이 평가한 것은 엄연히 퍼포먼스가 들아간 스타의 공연이다. 여기서 김건모는 자신이 탈락이유로 제시하는 립스틱 퍼포먼스로 자신의 색깔을 드려내려다 감점을 받았다. 그럼에도 김건모는 결과적으로 여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

 

여기서 나는 우리 사회의 또다른 단면을 본 것 같아 입맛이 씁쓸해졌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끼리끼리의 문화, 동료에게는 온정적이지만 외부에는 닫혀 있는 문화를 보는 것 같아서다. 이번 결과 번복으로 이제까지 같이해왔던 동료이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선배 김건모는 자리를 유지하게 됐지만, 신규 경쟁자는 진입에 실패했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전관예우, 독과점자의 담합, 동료 감싸기라는 사회상이 적나라하게 노출된 순간이다. 우리 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외국인 동료들에게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잠재적인 경쟁자는 아직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피해가 적을 수 있다. 그렇다고 김건모의 재도전이 정당해 지는 건 아니다. 김건모의 노래가 좋기 때문에 한번 더 듣기 위해 정당하다는 것도 규칙을 바꾸는 이유가 될 수 없다. 가수는 무대에서의 모든 행동에 대해 책임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 수상이었던 토니 블레어의 일화가 생각난다. 여왕과 통화하고 있던 토니 블레어는 비행기 이륙 시에 황송스럽게도 전화를 중단해야 했다. "Rules are rules" 그가 한 말이다. 인간이 만든 규칙이 절대 진리일 수는 없다. 하지만 이의 변경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쳤을 때에 최소한으로 해야 시스템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이번처럼 결과가 나온 후 규칙을 바꾸는 건 '공정'하지 않다. 이런 일이 제발 적게 일어 났으면 좋겠다.


태그:#나는가수다, #공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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