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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에서 만나 사랑을 속삭이는 로미오와 줄리엣
▲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에서 만나 사랑을 속삭이는 로미오와 줄리엣
ⓒ 성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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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배우들과 화려한 무대로 한국팬을 찾았던 프랑스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이 11월 3일부터 12월 13일까지 앵콜 무대로 펼쳐진다.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의 가장 큰 장점은 자막을 보는 불편함이 없다는 것. 번역된 노래가 원어에 비해 덜 낭만적이거나 매력적일 수도 있겠으나, 연기와 노래를 즉각 느낄 수 있는 만큼 훨씬 여유로운 감상이 가능하다.

캐스팅에서 주목받는 것은 지난 공연을 통해 결혼까지 골인한 임태경, 박소연 커플이다. 이들의 애틋한 눈길을 무대에서 확인해 보는 것도 흥미롭겠고 임태경, 김수용, 전동석, 세 명의 로미오와 박소연, 최지이, 두 명의 줄리엣이 각각의 조합으로 빚어내는 미묘한 느낌의 차이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강렬한 대비의 조명과 의상으로 구분되는 두 가문
▲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강렬한 대비의 조명과 의상으로 구분되는 두 가문
ⓒ 성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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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눈에 띠는 것은 전문 무용수로 구성된 앙상블이다. 빨강 파랑의 단순하면서 강렬한 조명과 의상으로 두 가문이 대립하는 명장면. 파워풀한 춤과 역동적인 안무는 익숙한 이야기가 지루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극적 결말의 발단인 머큐쇼와 티발트의 싸움 장면도 폭발할 듯 불안정한 에너지가 잘 전달된다.

그러나 프랑스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다른 동명 작품들과 확연히 구분케 만든 "죽음"의 캐릭터가 잘 살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로미오에게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는 음산하고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의 힘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조금은 뜬금없는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비현실적이고 상징적 인물인 "죽음"이 무대 전면에 등장할 때는 의상의 톤이 조금 밝은 탓인지 조명에 따라 다른 등장인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줄리엣의 죽음에 절규하는 로미오
▲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줄리엣의 죽음에 절규하는 로미오
ⓒ 성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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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관람중에 약간 아쉬움을 느꼈더라도 극장을 빠져 나올 때쯤엔 흥에 겨워있을 수밖에 없다.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허용되는 커튼콜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전 배우들이 무대에 함께 등장해 앵콜곡을 부르는 커튼콜은 공연의 감동과 여운을 개인적으로 기록하고 싶어하는 관객들의 욕구를 이백프로 충족시켜 준다. 댄서들의 격렬한 앵콜댄스까지 보고 나면 이 공연이 비극이었다는 것도 잠시 잊을 정도다.

검증된 탄탄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 사랑스런 배우들과 매혹적인 댄서들, 새로 개관한 극장에서 그 흥겨운 경험을 해보는 것도 겨울을 맞이하는 한 방법일 테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공연예술포탈 아티안(http://www.artian.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아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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