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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인터넷 쇼핑이 배송에 얽매이지 않는 시대이다. 예전엔 인터넷 쇼핑의 최대 단점인 "어느 세월에 기다려 차라리 직접 가서 사고 말지"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배송문제가 이제 오늘 주문하면 내일 오는 당일 택배가 자리잡으면서 인터넷 쇼핑이 나날이 편리해지고 있다. 참 살기 좋은 세상이다. 더군다나 요새는 배송료도 매우 저렴해지고 무료 배송이 보편화되면서 더 이상 배송비에 얽매이지도 않는다. 실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가장 싸게 편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인 것이다.

 
택배, 배송은 빨라졌지만...


하지만 이렇게 나날이 택배 배송은 빨라지고(심지어 수도권은 금일 배송도 있을 정도로) 편해지지만 그 반대, 서비스의 질적인 측면에선 전에 비해 떨어지고 있는 것 같아 다소 아쉽다. 물론 택배 물량이 많아 배송하는 것만으로도 바쁜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현재 인터넷 쇼핑의 최대 난점 중 하나인 반품 문제에 있어서 그것에 대해 소홀히 하는 것 같아 아쉽다.

택배를 받거나 보내고자 할 때는 그 날 혹은 그 다음날 즉시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C회사에 반품예약을 해놓고 이틀이 지나도록 택배기사가 오지 않았다. 고객 센터에 전화하니 계속 통화중이라며 연결음만 들릴 뿐이다. 시간대를 달리 해서 아무리 전화를 해도(심지어 아침 일찍 전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맨 처음 들리는 메시지는 "죄송합니다. 모든 상담원이 통화중..."이란 말과 함께 잠시 기다려 달라는 것이다.

 

처음엔 나중에 통화를 해야지 하고 미뤄두다가 나중엔 화가 나기 시작했다. 중소 기업도 아닌 대기업 택배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서비스 정신이 결여돼서야 되겠느냐란 생각이었다. 통화량이 폭주한다면 상담원이나 고객센터의 인프라를 좀 더 구축해야 마땅하다.

연거푸 기다려 달라는 말과 함께 연결음이 들리자 이번엔 '언제 받나 보자'란 생각과 함께 계속 기다려봤다. 한 20분이 지났을까. 귀에서 전화기를 떼고 여유롭게 기다리다가 꺼 버렸다. 그리고 그 날 3~4번 더 그런 식으로 시도한 결과 마지막에 약 3분만에 연결되는 기적이 발생했다.

일단 화가 났지만 화를 억누르고 "택배 반품 신청을 했는데 언제 오는지 알고 싶다"라고 용건을 말하자 택배 사원 전화번호를 알려줄 테니깐 거기로 전화해 보란 말이 끝이다. 이 말 하나 듣자고 전화통을 붙잡고 있었다는 것에 분통이 터질 지경이었다.

알려준 택배 사원에게 전화를 했다. 택배 반품 신청 들어온 게 없다고 한다. 분명 이틀 전에 반품예약을 했는데 자기에겐 그 목록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싶어 알겠다고 일단 오늘 와주시라고 하니깐 외출할 거면 경비실에 맡기고 가란 식이다.

전화를 내려놓자마자 1분만에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내가 전화할 때는 상당한 시행착오가 있었는데 택배 사원과 연결하는 전화는 바로 되나 보지? 란 생각부터 들었다. 상담원은 "고객님 오늘 반품 물품 접수하러 가신다고 하구요. 외출하시면 경비실에 맡기고 가세요"라며 좀전의 택배 사원과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오늘 안 오겠냐 하며 경비실에 "혹시 C택배가 오면 반품할 거라고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하며 물건을 맡겼다.

여전히 반품되지 않은 택배

그 다음날 아침, 경비실을 지나치다 아직도 택배가 그 자리에 덩그러니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어제 낮에 통화를 했음에도 찾아가지 않은 것이다. 택배 사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기가 꺼져 있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했다.

이제 정말 안 되겠다란 생각에 고객센터에 전화를 거니 이번엔 약 4~5분만에 연결이 된다. 이러쿵 저러쿵 말을 하니 "죄송합니다. 고객님 이번 주에 회수건이 다소 지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 안으로 꼭 회수 하도록 하겠습니다"란 말뿐이다. 오늘 안으로도 아닌 이번 주 안으로란다.

반품물품 특성상 구매한 지 7일이상 된 후엔 반품이 다소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택배사가 그 기간을 마음대로 지연 시켜 반품이 번거롭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물품이 폭주한다면 택배 사원을 늘리고 좀 더 효과적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전화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C택배사는 대형 기업 택배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배송에만 급급한 채 반품이나 고객 상담과 같은 피드백 문제에 있어선 쉬쉬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는 것은 빠르나 받는 것은 느리다. 이것이 과연 택배의 최대 아이러니가 아닌가. 항상 택배 사원이 밤늦게까지 힘들게 배송을 하는 것을 보며 정말 열심히 일을 하신다 하며 택배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한 것이 이번 일로 인해 상쇄된 것 같아 아쉬울 뿐이다.


태그:#택배, #배송, #반품, #인터넷 쇼핑 , #고객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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