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경제 불황속에 우리 주변 어르신들은 어떻게 겨울철 한파를 보내고 있을까.

 

15일 영하 9.4℃의 한파 마지막 무렵, 지하철이 연결된 수도권일대 어르신이라면 한 번쯤 찾을 법한 서울시 종로구 종로3가 일대를 찾았다.

 

종로3가 일대는 지하철 1호선, 3호선, 5호선 등의 지하철 노선이 연결되고 훈정동 90에 위치한 종묘 앞 시민광장(3만9천669㎡)이 있기 때문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어르신들이 찾는 대표적 장소다.

 

길게 줄선 어르신들에게 빠르게 승차권을 나눠주던 종로3가역 관계자는 "무임승차권이 하루에 1만 2천여장 정도 제공되고 있다"며 "오늘처럼 날씨가 추운날이면 지하로 된 역은 어르신들로 가득차 있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어르신들이 그냥 선 채로 역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으며, 앉을 곳을 찾지 못한 분은 통로의 계단과 바닥에 앉아 있었다. 심지어 꾸벅꾸벅 졸고 계신분도 있었다. 이곳에 자리하지 못한 사람들 뒤를 따라 종묘공원으로 향했다.

 

날씨가 추운지 다소 경직된 모습으로 주변공원을 걷던 이아무개(72)씨는 "집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출발하면 지하철 타고 약 2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다"며 "오늘처럼 날씨가 추운 날이면 지하철역에 그냥 있는데 그곳이 꽉차는 날이면 종묘공원으로 온다"고 말했다.

이씨는 안산에 거주하는 홀몸노인으로 종묘공원을 찾은 지 10여년 됐다고.

 

또 인천에 거주하는 박아무개(69)씨는 "매일은 아니어도 가끔 운동삼아 오는거지 뭐!"라며 "여기까지 오면 시간도 잘 가고 사람도 많이 만나서 말도 많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날씨가 추웠던지 200여명의 어르신들이 햇살이 비치는 장소를 찾아 자리를 옮겨다니고 있었다. 또 벤치를 탁자 삼아 장기와 바둑을 두는 사람과 삼삼오오 모여 팀을 구성한 뒤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이곳을 지나던 신아무개(26)씨는 "혹여나 추운날씨에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된다"며 "너무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 이렇다 할 뚜렷한 대안도 없을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종묘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전에는 노인분들을 위해 무료급식, 문화행사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지난 2007년 종묘공원이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문화재보호행위제한 구역으로 정해져 사라졌다"고 말했다.


태그:#종묘공원 모습, #겨울철 한파, #종로3가역 모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