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과 북극곰이 나오는 코카콜라 광고를 본 적이 있나요?
잠자는 곰 가족(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이 소란스러운 음악 소리에 놀라 눈을 뜹니다.
빙산의 언덕배기에 올라 건너봅니다. 아기 곰이 아빠 곰의 머리에 타고 올라 빠끔히 봅니다. 한 무리의 황제펭귄들이 파티를 열고 있습니다.
그만 파티에 홀린 아기 곰이 빙산을 타고 쭈르륵 내려가 펭귄들의 한가운데에 들어섭니다. 펭귄들이 파티를 멈추고 아기 곰과 어미 곰들을 멀뚱히 쳐다봅니다. 어미 펭귄들 사이를 비집고 아기 펭귄 한 마리가 튀어나옵니다.
그리고 코카콜라 한 병을 건넵니다. 콜라를 든 아기 곰이 시원하게 마십니다.
그리고 모두들 파티의 흥겨움에 젖어드는 듯한 포즈를 취합니다. 아기 펭귄이 시원하지? 하는 묻는 듯 몸을 부를 떨며 소리를 지릅니다. 어미 곰들과 펭귄들이 함께 파티를 즐기면서 마지막 문구가 뜹니다. "언제나 Coca Cola처럼 행복하게!"
참 시원한 광고입니다. 그리고 어쩐지 경제적으로, 이념적으로 그리고 종교적으로 분열된 지구인들에게 모든 것을 다 잊고 콜라 한 병을 마시며 다시 뭉치자하는 메시지가 녹아 있는 듯 합니다. 참 보기 좋습니다.
콜라가 건강에 안 좋다는 이야기나, 맥도날드와 함께 미국인들의 비만에 최고의 기여를 하고 있다는 외신의 보도나 중독성이 강하다니 뭐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다소나마 씻어내리는 것 같습니다.
이런 세계적인 대기업은 자신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 내리는 데 참 많은 자본을 과감히 쏟아 붓는구나 싶은 게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콜라 한 병을 팔기 위해 CG하는데도 많은 돈을 부었을 들 테고, 이런 광고를 제작하는 광고회사도 아마도 세계적으로 굴지의 광고사일 테니 아마 천문학적인 돈을 요구했겠지요? 그 광고회사의 광고 PD도 세계적인 교육을 받았을 테니, 그 PD의 아버지도 꽤나 많은 돈을 그 PD의 교육에 투자했겠지요. 하여튼 돈이 많으면 뭐든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멋진 아이디어를 낸 그 PD나 광고회사나 코카콜라 본사 회장은 알고 있을까요?
북극곰과 펭귄은 함께 살지 않으며 함께 살아서도 안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선 기본적인 상식은 북극곰은 북극에서만 살고, 펭귄은 남극을 포함한 남반구에서만 삽니다. 어떤 펭귄도 북반구에서는 살지 않습니다. 가장 북쪽에 있는 펭귄의 서식지는 적도에 가까운 갈라파고스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남극에서 8320㎞ 떨어져 있지만 북반구는 아닙니다. 그래서 북극곰과 펭귄은 다 같이 지구상에 가장 추운 지역에 살지만, 같이 콜라를 마시며 행복하게 같은 지역에서 살 수는 않습니다.
큰사진보기
|
▲ 일레인 스콧이 쓴 <왜 펭귄은 북극곰과 함께 살 수 없을까?>라는 과학 서적도 있습니다. |
ⓒ 내인생의책 | 관련사진보기 |
또 펭귄은 지구역사상 가장 오래 고립된 남극에서 살아 천적에 대한 방어기제가 발달되어 있지 않아 북극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펭귄들은 다가오는 사람조차 겁내지 않습니다. 과학자들이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습니다. 이런 펭귄이 북극곰과 여우, 늑대 등의 포식자들이 우글거리는 북극에 가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또 북극곰은 남극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더 추운 남극에서 새끼를 낳고 키울 굴이 마땅치 않아 멸종하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남극조약 때문에 북극에 데려갈 수 없습니다. 남극조약은 남극대륙의 특별한 환경이 보존되어야 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종의 동물을 남극대륙에 데려오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코카콜라 북극곰과 펭귄편 CF의 관계자들이 알았으면 이런 광고는 나오지 않았겠죠? 아니면 이런 사실을 다 알면서도 돈을 벌려는 욕심이 그들의 눈을 가리고 인식을 정지시켰던 것일까요? 하여튼 대단한 코카콜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