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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홍성신문 창간 후 시군단위 지역신문이 전국에 확산됐다. 중앙지에서 다루지 못하는 작은 소식까지 고루 게재하고 지역민의 의견 표시가 쉬운 등 장점을 많이 갖고 있는 지역신문은 군수와 시장을 선거로 뽑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시대에 꼭 필요한 동반자다.

외국에는 오래전부터 활성화돼 있는 이런 지역신문이 1980년대 말 우리나라에서 처음 탄생하자 여러가지 어려움들을 만났다. 그중 하나가 도단위 지방일간지 기자들의 견제와 무시였다. 그들의 견제와 무시는 군청 기자실을 통해 나타났다.

군청 기자실에는 각 신문사 기자 책상이 하나씩 명패와 함께 놓여있는데 지역신문 기자 책상을 배치하지 않는 것이다. 도 단위에 비해 적은 군 단위 신문 기자가 자신들과 같은 대열에서 기자실을 이용하려는 것에 대해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런 현상은 전국이 비슷했던 것 같다. 전국 지역신문 협회 같은데서 주최하는 모임에 나가면 각 지역신문 기자들이 “나는 이렇게 써워서 기자실을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무용담을 자랑삼아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역신문 기자인 내가 기자실에 들어가 보면 별것도 아니었다. 보도자료 복사본을 받고 고스톱을 치거나 군청 실과장들이 돌아가며 점심을 사는 등 바람직하지 못한 점만 보였다. 물론 지금은 개선돼 옛날 이야기가 됐다. 충남도청이나 충남경찰청 기자실에 가보니 이해할수 없는 게 있었다. 중앙지 기자실과 지방지 기자실이 따로 있었다. 중앙지 기자들이 지방지 기자와 함께 앉아있는것에 대해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생각됐다. 평등, 지방의 중요성과 균형발전, 인간미가 없는 기자 세계가 기자실을 통해 나타나고 있었다.

홍성군청 기자실은 지난해 10월 폐쇄하고 브리핑룸으로 바꿨다. 보도자료는 모두 홈페이지에 올려 누구나 보고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지금 기자실이 없어 불편하거나 문제라고 말하는 기자나 주민은 없다. 중앙정부가 기자실을 통폐합해 브리핑룸으로 바꾼다고 해 언론사들이 반발하는 것 같은데 중앙에는 지방과 달리 무슨 사정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거기도 의자 싸움, 자존심 싸움인지 아니면 언론 자유와 관련된 문제가 뭐라도 있는지 촌 사람으로서는 알기 어렵다.

태그:#기자실, #지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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