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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관광공사 TIC 전시회 안내 현수막
ⓒ 김경희
서울시 중구 한국관광공사 지하1층 관광안내전시관 TIC에서 이색전시회가 열렸다.

제17회 배화여자대학 전통의상과 졸업작품전 '전통의상 미니어처 전시회'가 그것. 기존의 작품전과 달리 문화관광부에서 지원한 생활문화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졸업작품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 전시관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형형색색의 미니어처들
ⓒ 김경희
신정왕후조씨(1808-1890)의 팔순잔치(1887, 고종24) 장면을 그린 병풍 '정해진찬도병'의 1·2폭 근정전 진하도와 3·4폭 만경전 내진찬도를 인형으로 재현하여 왕실전통문화를 새로운 매체로 구성한 것이다.

▲ 근정전 진하도, 왕에게 조하를 올리는 왕세자와 신하들
ⓒ 김경희
근정전 진하도는 새해 1월 1일에 근정전에서 왕세자를 비롯한 대신들이 왕에게 조하를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왕은 구류면 구장복, 왕세자는 칠류면 칠장복, 1품부터 4품까지의 조신은 금관 조복, 5품 이하의 조신은 흉배를 단 흑단령, 내관은 흑단령, 외장수들은 다채로운 빛깔의 직령포, 호위군은 담당하는 방위에 따른 빛깔의 군복을 입고 조하례에 참여하였다.

만경전 내진찬은 대왕대비가 주인공이 되어 벌어진 팔순잔치로 왕비, 세자빈, 내외명부, 상궁, 각종 순서를 담당한 여령들이 참여한 여자들의 잔치이다. 남자로는 왕과 왕세자가 참여했고 음악을 담당한 남자 악공들이 장막을 치고 전 밖에서 연주를 담당했다.

왕과 왕세자는 곤룡포, 대왕대비는 자색 적의, 왕비는 홍색 적의, 세자빈은 아청색 적의, 내외명부는 예복, 상궁은 원삼, 차비여령 등은 당의, 정재여령은 홍초삼 등을 입고 잔치에 참여했다.

▲ 한복의 아름다운 선과 색채의 미를 느낄 수 있다.
ⓒ 김경희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간 것은 올해 여름이었지만 전시를 하기까지 1년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고 한다. 비록 전시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150여점의 미니어처마다 학생들의 정성과 세심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의상은 실제 한복을 만들 때 사용하는 옷감을 사용했으며, 다양한 재질을 이용하여 악기나 장신구, 음식 등을 만들었다.

임도희(전통의상과2)씨는 "이쑤시개를 깎기도 하고, 인형의 얼굴화장이나 수염까지도 신경 쓰는 등 세심한 부분 묘사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며 "처음엔 너무 힘들었지만 완성하고 나니 말할 수 없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미현(전통의상과2)씨는 "주요인물은 본 사이즈로 만들기도 했는데 전시공간이 협소해 일부만 전시한 점이 안타깝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보러 와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어른과 아이가 함께하는 교육의 장이다.
ⓒ 김경희
아이들과 함께 전시를 본 강선권(경기도 구리시)씨는 "원래 사극을 즐겨보고 좋아하는 편이라서인지 이 전시가 굉장히 친숙하게 느껴진다"며 "내국인에겐 좋은 교육의 기회이고, 외국인에겐 우리나라 문화를 홍보하는 효과가 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영란(강서구 등촌동)씨는 "전통의상제작이 손이 많이 가는 일인데, 미니어처로 만들려면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며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다고 하니 정말 정성이 느껴진다"고 말하며 한 점 한 점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훌륭한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설명이 작게 붙어있는데다 영어로만 번역되어 있어서 더 많은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기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시 안내 차원에서 부족한 부분이 보완된다면 전시의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면서 의복문화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것, 우리 옷'에 대한 애착과 자긍심을 잃지 말고, 전통의상을 계승·발전시켜 나아간다는 게 이 전시의 취지다. 이 전시는 21일을 시작으로 다음달 13일까지 계속된다.

덧붙이는 글 | ※SBS U포터, 스스로넷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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