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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 바람재의 일출
ⓒ 신종균
출렁이는 구름바다를 헤엄쳐 올라 맞이한 바람재의 일출입니다. 배우고 가르치는 인연으로 함께 삶을 일구어가는 학생과 학부모님, 선생님들께 세상을 여는 빛을 전합니다.

바람재는 바람이 넘는 고개입니다. 백두대간 우두령에서 마루금을 따라 북쪽으로 두 시간 가까이 신새벽 여명을 헤쳐가노라면 홍해를 건너듯 구름 속에 잠긴 바람재를 건너게 됩니다. 김천에서 영동으로 넘어가는 바람이 하도 거칠어서 몸을 가눌 수가 없습니다. 마침 바람이 세상의 온갖 구름을 몰고 와 빛조차 통하지 않는 바람재의 구름 속을 애굽을 탈출하듯이 건넜습니다.

구름 위에서 천지 만물의 기운을 쏟아내는 해를 맞이하였습니다. 이 해를 그대에게 드립니다.

세상은 언제나 밝은 빛으로 가득합니다. 잠시 어둠이 대지를 감쌀지라도 빛은 어김없이 어둠을 물리칩니다. 그래서 세상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삶은 산다는 것이며, 산다는 것은 희망에 대하여 말하는 것입니다. 말은 혼자만의 독백이 아닙니다. 서로 통하지 않는 말은 상처에 불과합니다. 말은 상처를 보듬는 것이어야 하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학생과 교사가 주고받는 말조차도, 교육이란 이름으로 단지 희망일 뿐입니다.

만약 그대가 혼자만의 부귀영화를 위하여 굳게 다짐을 하였다면, 지금 그대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그대가 그대 자신을 위하여 한 가지라도 직접 만든 것이 있는지 곰곰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머리를 직접 깎았나요? 삼푸도 린스도 샀을 것이며, 이발관이나 미장원에서도 현금을 지불했을 것입니다.

아침밥을 먹으면서도 공짜로 먹진 않았겠지요? 쌀도 반찬도, 수저와 그릇도 분명히 생산자가 따로 있을 것입니다. 그뿐입니까? 겉옷, 속옷, 양말 하나도 그대가 직접 만들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대가 편안히 머물고 있는 집도 다른 사람이 지었을 것입니다. 도대체 그대가 그대를 위하여 무엇을 하였을까요? 그대는 다만 그대를 위해 수고한 사람들에게 돈을 지불하는 것으로 자신이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요?

삶은 관계입니다. 그대를 위해 다른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그대 또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요. 그대를 위해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것, 그게 바로 삶입니다. 내가 누군가의 기쁨이 되고 의미가 되어 산다는 것, 이 얼마나 신나는 사실이요, 진실입니까? 세상은 그렇게 어울리며 관계를 맺어가는 것입니다.

관계는 뜨거울수록 좋습니다. 그대와 나 사이가 뜨거운 관계로 맺어지기를 원합니다.

2006년 새 해, 새 날이 열렸습니다.
내내, 그대의 아침에도 뜨거운 햇살이 가득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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