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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에 간다면 꼭 보고 올 것! 사막과 오아시스.
ⓒ 윤홍은
사막 즐기기

어린 왕자가 지구별에 불시착했었던 사하라 사막은 북부 아프리카에 걸쳐있는 사막지대를 말하며,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중‘사막 중의 사막’으로 일컬어지는 리비아 사막, 거기에 속하는 시와 오아시스.

사막투어는 개개인적으로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그 방법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보통 호텔이나 식당에서 사막투어를 운영하고 있으며, 세네 명 정도의 인원이 모이면 출발할 수 있다(1박 코스: 5~60 L.E/ 약 18000원).

드디어 눈부신 노란빛의 사막이 눈앞에 펼쳐지고 모든 사람들의 입에서‘우아’하는 함성이 쏟아져 나올 때, 나를 태운 4륜 구동 자동차는 우리가 흔히‘길’이라고 불리는 길이 끊어진, 대신 눈앞에 보이는 것이 또한 모두 길이 되는 그런 새로운 개념의‘길’을 달리고 있었다.

사막을 달리는 느낌을 꼭 말로 표현하자면, 밀크쉐이크를 빨대로 휘저을 때 나는 느낌이라고 하면 적절한 비유일까? 아무튼 무척이나 부드럽다. 사막을 달리는 도중에 운전사 아저씨가 차를 세워주는 곳은 어김없이 놀이터가 된다.

모래 위에서 미끄럼을 타고, 맨발로 달리기도 하고, 그리고 그렇게 달리다가 푹신한 모래 위에 그대로 넘어지기도 하고. 그야말로 자연적인 놀이터다.

운전사 아저씨, 압둘라는 베테랑이었다. 운전을 지그재그로 하여 차가 들썩이게 하고, 자동차가 마치 롤러 코스터인 것처럼 높은 언덕에서 단숨에 내려오기를 수 차례. 나는 그저 눈을 감고 소리만 질러댈 수밖에.

그런 모래사막을 신나게 즐기다 만난 건 꿈의 오아시스. 멀리서 본 그것은 모래사막에 박혀 있는‘보석’과도 같았다. 소극적인 한국 사람이야 오아시스에 발 담그기 정도고, 어느새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외국인들은 그 꿈의 오아시스에 그림같이 빠져버린다. 사막에서 해지는 광경도 일출과 일몰의 장소가 모두 바다인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면 무척이나 색다르다.

압둘라 당신이 곧 사막

저녁을 먹고 나서 모닥불로 모여든다. 침낭을 펴고 누워서 별을 바라본다. 결국 별 한번 제대로 못 보고 지냈던 것을 서로 자랑이라도 하듯이 저마다 각자 북두칠성이라고 찾아놓고 서로 우기다가 웃고 말았다.

대개 사막 투어 가이드는 베두인족으로, 그들은 무언가에 속박되는 것을 싫어해서, 사막에서의 자유와 그 생활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유명하다.

우리 운전사였던 압둘라 아저씨도 그런 베두인족의 기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밤이 무르익자 모닥불 가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깊어진다. 압둘라 아저씨는 사막을 좋아했던 어느 벨기에 출신의 여자와 결혼해서 세 명의 자식을 두었다고 한다. 그러다 우리나라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처럼, 그 여자는 어느 날 훌쩍 자기 나라로 돌아가 버렸다고 한다.

장난에 잘 호응해주고 웃는 나에게‘가밀라(이쁜이)’라고 부르며, 자기에게 시집을 오라고 농담을 걸었던 천진난만한 압둘라 아저씨는 또한 사막의 고독과도 잘 어울렸다. 누군가가 “그녀는 당신을 사랑 한 것이 아니라, 사막을 사랑했던 게 아닐까요?" 얼마간의 침묵이 흐른 뒤, 또 다른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맞아요, 당신이 사막 그 자체인 걸요"

사막의 매력

이집트는 피라미드, 스핑크스, 유네스코 지정 세계 유산인 아부심벨, 카르낙, 룩소르를 비롯한 많은 신전들, 왕들과 왕비의 계곡,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다는 시나이 산 등 볼거리가 많은, 관광대국이다. 물론 앞에서 열거한 거대한 문화유적지에 직접 가서 책에서, 수업시간에 배웠던 것들을 직접 대면하는 것도‘산 공부’차원에서 좋겠지만, 나의 경우 그것은 책에서 묘사했던 그 이상의 내용과 감동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사막은 달랐다.

사막은 나에게 자유로움을 주었고, 그 자유로움 속에서 스스로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비록 내가 사막 앞에 내 놓은 건, 말도 안 되는 개똥 철학이었지만... 내용과 감동의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나와 그 사물이 교감하는 그 속에서 깊이 사고하고 그 만큼 느끼고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사막의 매력인 것 같다.

그러므로, 이집트에 간다면, 꼭 사막을 보고 올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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