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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신당창당 작업이 가시적인 성과없이 표류하고 있다. 신당추진기구의 성격이나 역할에 대한 합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이고 신당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제3후보 영입도 사실상 물건너 간 일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소위 친노(親盧), 반노(反盧) 사이의 갈등은 그 도를 넘어서고 있는데, 앞으로 신당창당 작업이 원만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난망한 일이 되었다.

민주당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던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한 노무현 후보에 대해 특별한 하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사퇴를 전제로 신당창당을 추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내세우고 있는 지지율 하락이라는 이유는 사실 당내 기반이 약했던 노후보를 흔들어서 낙마시키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

그들은 노후보의 지지율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었다 하더라도 결코 자기 당 후보(노무현)의 당선을 위해 협조할 의사가 애당초 없었던 사람들이다. 국민경선 도중에 사퇴하거나 낙선한 사람들 가운데 지금 노후보 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흔쾌히 경선결과에 승복하였던가?

그들은 또 노후보 지지율이 상종가를 치고 있을 때조차 협조할 의사는 조금도 가지지 않고 노후보를 흔들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주로 외부요인으로 노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노후보 사퇴와 민주당 해체, 신당창당을 주장하고 있다.

일련의 이런 행태를 볼 때 그들의 내심은 오직 노후보가 주도하는 정당은 인정할 수 없고, 노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뿐인 것 같다. 이들의 행태를 볼 때 지금은 노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이유로 후보사퇴를 주장하고 있지만 앞으로 노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높아지면 지금보다 더 강한 기세로 노후보의 발목을 잡으려 할 것이다.

노후보는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이고 새롭게 드러난 큰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후보직을 사퇴한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 될 것이고 본인 또한 사퇴의사가 없기 때문에 후보사퇴를 전제로 하는 신당창당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인제씨를 비롯한 반노세력들은 조용히 있든가 아니면 노후보의 당선을 위해 협조를 하는 것이 옳다.

끝까지 자신과 경합하였던 노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면 이인제씨는 조용히 민주당을 떠나는 것이 마땅하다. 노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를 국민 앞에 내놓고 민주당을 떠나 신당을 만들든지 제3세력을 규합하든지 해야 한다.

이인제씨가 지금처럼 민주당 내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이전투구를 벌여 혼란상만 가중시키는 것도 사실 국민들과 민주당 내부에 정치혐오를 키워서 향후 자신의 선택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고 최대한 노후보에게 타격을 주려는 속셈이라고 의심받을 것이다.

앞에서는 신당창당을 주장하지만 사실은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독자적인 정당을 만들기 위해 탈당할 명분축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인제씨가 민주당을 떠난다고 해도 그를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지금처럼 결론 없는 논쟁으로 민주당을 갈등과 혼란 속으로 몰고가는 것은 국민의 지지를 받기는커녕 비난을 자초하게 될 것이다.

솔직하게 노후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국민 앞에 분명히 밝히고 당장 민주당을 떠나는 것이 정정당당한 모습일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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